중앙데일리

Breaking away from old affections

Jan 05,2002

At the beginning of a new year, the euro is the main topic of conversation for Europeans. The new currency was at the center of the new year celebrations. During the first working day, the first thing Europeans talked about was the euro. It is becoming a part of everyday life.

Nevertheless, Germans seem to feel sorry to bid farewell to the deutsche mark. It is not easy for them to separate from the beloved friend that produced today's prosperity from the ruins of World War II. Older generations who shared the sweet and bitter of life with the deutsche mark seem to feel the most regret.

But not all Germans are obsessed with fond memories of the deutsche mark; many are trying to break away from their attachment. Though the deutsche mark will circulate together with the new currency until the end of February, many shops announced that they would accept only euros. The German government seems reluctant to discourage this outcome. Rather than wait until the end of February, the government wants the deutsche mark to make its exit as soon as possible. It forecast that the mark would disappear from the market in two weeks. There seems to be cool-headed recognition of the reality that the old currency should be forgotten fast to help the new currency become established.

Koreans are unusually tender-hearted people. No matter how much economic difficulty they have, they never ignore the difficulties of neighbors. Though last year's economy was bad, the Salvation Army took in more donations at year's end than ever in its history.

However, the strong emotions of Koreans often create problems. Affection can rob Koreans of cool-headed judgment. The series of scandals that enraged and frustrated Koreans for the whole of last year stems from their emotional nature. Most of the scandals involved unlawful monetary transactions, but they also arose from "brotherly love." Controversies over the administration's appointments of high-ranking officials can also be attributed to the similar nature of people who were in charge of these appointments. They felt it considerate not to ignore people who helped out during difficult times.

It is time to sever these ties of private affection - not only the structural chains of corruption but also old, dishonorable relationships. Above all, let's do away with regional ties and alumni relationships during this year's elections. Unless we do, we cannot take a single step forward.



The writer is a Berlin correspondent of the JoongAng Ilbo.


by Yoo Jae-sik







정(情) 끊기

새해 벽두 유럽 사람들의 화두는 단연 유로다. 떠들썩했던 각국의 새해맞이 행사에선 유로화가 주인공이었다. 다시 일자리로 돌아온 시민도 유로로 말문을 연다. 온통 새 돈 얘기다. 그렇게 유로화는 서서히 일상의 일부가 돼가고 있다.

그러나 독일인들은 마르크화와의 작별이 못내 아쉬운 기색이다. 패전 후 전국토가 '그라운드 제로'였던 이른바 '제로시간(Stunde Null) '의 폐허에서 오늘의 풍요를 가져다 준 절친한 벗과 헤어지기가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53년간 마르크화와 고락을 함께 해온 노년세대가 특히 섭섭해 한다.

그렇다고 마르크화의 추억에 마냥 집착하지는 않는다. 요즘 독일인들은 의도적으로 마르크화와의 정(情) 끊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마르크화의 병용(竝用) 기간이 2월 말까지지만 많은 가게들이 유로화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시정에 나서야 할 정부는 방관을 넘어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느낌이다. 2월까지 갈 것 없이 가능한 한 빨리 마르크화를 모두 퇴장시키자는 것이다. 독일 정부는 2주일 후면 마르크화가 시중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기대한다. 어차피 잊을 거 빨리 잊고 새 돈을 정착시키자는 냉철한 현실인식이 엿보인다.

우리는 유난히 정이 많은 민족이다. 아무리 내가 어려워도 이웃의 어려움을 못본 체 넘기지 않는다. 경기가 나빴다지만 지난 연말 구세군 모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을 봐도 그렇다.

그러나 정에 약해 문제가 되는 일도 많다. 정 때문에 무슨 일을 분명히 맺고 끊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1년 내내 국민을 분노케 하고 허탈하게 만든 게이트 시리즈도 따지고 보면 다 그놈의 정 때문이다.

물론 검은 돈이 매개가 되긴 했지만, '형님' '아우'하며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하면서 생긴 일들이다. 이 정권 내내 시비가 됐던 인사편중 문제도 근원을 따져 올라가면 인사권자의 정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 함께 고생하고 도와준 사람을 모른 체 할 수 없는 게 인간의 정리(情理) 아닌가.

그러나 이제 이런 사적인 정의 고리들을 끊을 때가 됐다. 무슨 게이트나 무슨 유착 같은 구조적 부패사슬만이 아니다. 각자가 나부터 그간 익숙해져 있는, 그러나 떳떳지 못한 것들과 정을 끊는 것이다. 우선 올해 있을 여러 선거에서 지연.학연에 따른 정은 딱 끊어보자. 그렇지 않고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by 유재식 베를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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