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Is hope left in the box?

May 11,2002

When Prometheus stole fire from the sky and gave it to humans, Zeus was enraged. As punishment for a world inhabited only by men, he ordered Hephaestus, the master engineer and the god of the forge to cast a woman, imitating the appearance of a goddess, out of clay.

All the gods and goddesses contributed to the effort.

Athens gave her life and clothing; Aphrodite gave her beauty; Hermes made her persuasive and cunning, and Apollo gave her musical talents. Hephaestus gave her lying and deceit.

Zeus named her Pandora, which means "a woman who received all gifts," and sent her to Earth bearing a box she was told she should never open.

But of course she could not control her curiosity to open the box and see what was inside it. One day she did open it, and all kinds of misfortunes and diseases poured out. Pandora immediately closed the lid, but only one thing was left inside.

It was Erpis, or hope.

There are many variations on the familiar story in Greek mythology, but in most accounts Pandora's Box is associated with pain and calamity.

A different interpretation comes from Thomas Bulfinch, an American writer, who asserts in "Bulfinch's Mythology" that Pandora's Box was full of great gifts from the gods, although everything flew away except hope, the real gift.

There is also a hypothesis that Pandora's Box originally belonged to Prometheus, and all the good deeds Prometheus crafted were inside the box as a present for mankind.

Now, in 21st century Seoul, another Pandora's box has been opened.

With Choi Gyu-seon's tape made public, all manner of corruption that has occurred during the Kim Dae-jung administration has been revealed all at once, shaking the country.

Questions abound over the Daewoo Group's bankruptcy.

Even the awarding of the Nobel Peace Prize to Mr. Kim is now viewed with suspicion.

The disclosures that have flown from our Pandora's Box certainly have provoked anger and even despair. So far, nothing that has emanated from it has been welcome.

But can it be that there is still something good to be found here?

Will we find, in the end, that hope is left in the box and that its opening, rather than a tragedy, will prove a blessing instead?



The writer is a Berlin correspondent of the JoongAng Ilbo.


by Yoo Jae-sik







판도라 상자

프로메테우스가 하늘에서 불을 훔쳐 인간에 갖다 주자 화가 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와 인간을 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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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명장(名匠)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진흙으로 여신의 모습을 본뜬 인류 최초의 여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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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완성하는 데 모든 신들이 조금씩 거들었다. 아테네는 생명과 옷을 주었고 아프로디테는 아름다움을, 헤르메스는 설득력을, 아폴론은 음악 재능을 각각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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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는 이 여인을 판도라로 이름지었다. '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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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창조된 판도라에게 제우스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절대 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상자를 하나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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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상에 내려와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의 아내가 된 판도라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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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그녀가 몰래 상자를 열자 온갖 재앙과 질병이 쏟아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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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판도라가 얼른 상자 뚜껑을 닫았으나 이미 다 날아가고 오직 한가지만 남았다. '에르피스', 즉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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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판도라 상자 이야기다. 인간이 겪고 있는 온갖 고통과 재앙의 원인이 바로 이 판도라 상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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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해석도 있다. 미국의 토머스 불핀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판도라 상자가 인간에 대한 신의 축복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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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는 신이 선사한 좋은 물건으로 가득했는데 이를 열었더니 다 날아가고 희망이라는 진짜 보석만 남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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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판도라 상자는 원래 프로메테우스의 것으로 그가 인간을 위해 이룩한 모든 선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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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리스 신화의 판도라 상자가 시공(時空)을 뛰어 넘어 21세기 서울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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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씨의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 정권의 온갖 비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와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가위 김대중(DJ)정권판 판도라 상자가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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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간 데 없는 이 정권의 비리 시리즈에 국민은 이제 허탈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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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판도라 상자엔 그나마 희망이 남았지만 서울의 판도라 상자는 절망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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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판도라 상자의 원래 메시지처럼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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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번에 열린 DJ 정권의 판도라 상자는 우리 국민에게 재앙일까, 아니면 축복일까.


by 유재식 베를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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