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Real names, real problems

May 21,2002

The law that requires all financial accounts to be registered in the account holder's real name is a double-edged sword. The system has no effect on the everyday life of ordinary people, but it can be a source of fear for the wealthy, especially politicians and businessmen who exchange dirty money. Violating the law can ruin companies and political careers.

In 1982, President Chun Doo Hwan tried to ram through a similar law in the aftermath of financial scandals in Seoul's financial "curb market," an informal money-lending network. His real purpose, though, was to legitimize his military-backed administration. "I will bet my political future on putting the real-name system into effect," Mr. Chun said. A few days later, however, he withdrew that pledge out of concern that it could harm, not legitimize, his rule. He learned an invaluable lesson on the interaction of politics, the economy and cash.

Eleven years later, in 1993, President Kim Young-sam secretly prepared a similar law and sprung it as a surprise that August. That may have been one of Mr. Kim's biggest accomplishments during his term, but it came around to bite him. Details of illegal funds managed by close aides of Kim Hyun-chul, Mr. Kim's son, came to light when the law went into effect. The younger Kim's aides managed enormous sums in over 100 borrowed-name accounts. If it were not for his father's real-name financial transaction policy, the younger Kim would not have gone to jail.

The law also put funds used by Chun Doo Hwan and his successor, Roh Tae-woo, in the spotlight. Details of slush funds the presidents received from businesses, amounting to hundreds of billions of won, were disclosed.

The transfer of illegal funds through borrowed-name accounts in several scandals came to light during Kim Dae-jung's tenure. Lee Hoi-chang, as the presidential candidate of the opposition Grand National Party, has promised to bring political funds under the real-name system. But it is important also to understand the nature of borrowed-name transactions, or that proposal could be meaningless. The problem with the proposal is in how to regulate politicians who open accounts in borrowed names and transfer money through these accounts. Strengthening financial regulators' power as a way of controlling borrowed-name accounts would be an abuse of power and could undermine the confidentiality of deposit accounts. This might lead to unrest in the financial market. A real-name system must inspire the people's confidence.



The writer is a JoongAng Ilbo editorial writer.


by Choi Chul-joo







정치자금 실명제

실명제는 칼날이다. 듣기에는 참으로 근사한 정책이다. 보통의 국민에게는 일상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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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있는 자'에게는 두려움의 존재다. 권력과 기업이 결탁하는 부정을 들춰내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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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는 정치적 생명을 각오해야 하고 기업인은 시장에서의 도태를 우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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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전두환 대통령은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의 후유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비자금 거래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실명제 실시를 밀어붙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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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다 큰 목적은 통치 과정의 정통성 시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제도를 염두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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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치 생명을 걸고서라도 실명제를 실시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며칠 뒤 이 말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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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가 정권의 기반을 흔들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는 실명제 파동을 통해 정치와 경제와 돈의 함수관계에 대한 값 비싼 학습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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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11년 뒤인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은 쥐도 새도 모르게 실명제 정책을 준비했다가 그해 8월 전격 실시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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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는 그의 재임 시절 가장 큰 업적 가운데 하나로 평가돼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의 불운은 실명제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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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들인 김현철씨 측근들의 비자금 관리 수법이 실명제에 의해 낱낱이 드러났다. 1백여명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 등의 정체가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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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인 아버지의 실명제 정책만 없었더라면 아들 金씨는 그 위기를 피해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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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시중은행에 비실명으로 예치해 두었던 비자금도 실명제의 칼날을 맞고 역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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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로부터 받아 놓았던 수천억원의 뿌리와 그 숱한 게이트의 전모가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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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시대에 일어난 비리.부정사건에도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수수의 내용이 줄줄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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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정치자금 실명제를 도입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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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차명(借名)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 제도는 허상(虛像)에 그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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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이름으로 비밀 계좌를 트고 금전거래를 이어가는 정치인들의 관습을 어떻게 단속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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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을 단속하기 위해 은행 등에 대한 사정기관의 조사권을 강화하면 권력 남용과 함께 예금비밀마저 크게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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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요동칠지 모른다. 그래서 실명제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칼날이다.


by 최철주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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