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A ringmaster returns

Mar 10,2003


I am looking at a black-and-white photograph taken some 30 years ago. In the picture, the professional wrestler Kim Il, veins on his neck popping out and his head thrown back like a praying mantis, is charging the Japanese wrestler “Foul King” Mori. Mr. Kim, who was also known as “The Head-banging King,” was a Korean hero in the 1960s and 1970s. On days when Mr. Kim had a match, everyone would stop what he was doing and rush to a television. “Even our dog watches him,” one fan said. At the time, pro wrestling was wildly popular here, and the most popular pro wrestler was Mr. Kim.

In Greek mythology, heroes have three common characteristics: adventure, justice and rebirth. Hercules, Perseus, Oedipus and Theseus all embarked on adventures, enduring all kinds of hardships to become heroes. They would always help those in need and fight evil. Most heroes met unhappy ends, but they were born again as constellations to remain forever in people’s hearts.

Over 40 years, Mr. Kim competed in more than 3,000 matches and won more than 20 world titles. Mr. Kim’s adventure began when, in the sixth grade, he left his home in South Jeolla province to learn pro wrestling in Japan. The training period was harsh: Mr. Kim once broke his neck while banging his head onto a brick. He survived -- and earned a lifelong nickname.

Mr. Kim played the hero in the ring, always fighting “bad guys.” He fought “dirty” wrestlers, too, like Mark Lewin, who attacked with razor blades, and Bernard, who always entered the ring while secretly holding a club.

Alas, like the heroes of the myths, Mr. Kim has met misfortune at the end of his adventure. Today he is plagued by injuries and poverty.

On his 75th birthday last week, an exhibition of photographs and videos of Mr. Kim’s matches was held. “I am not afraid of death,” he said. “It is the ultimate stage of completion in life.”

A “Kim Il boom” appears on the Internet these days. Kim Il cartoon figures and cyber fan clubs have formed. Mr. Kim has become a hero again -- to a new generation.

“Hear the bell ring and forget your human sorrows,” the Buddhists teach us. There was a time when a bell would ring, wrestlers climbed into the ring and the people forgot their worries. Will the “Kim Il boom” bring a rebirth of professional wrestling in Korea?

The writer is a deputy city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Lee Kyu-youn

박치기 왕

30여년 전 흑백사진을 본다. 일본의 반칙왕 모리를 향해 목에 핏대를 세운 채 사마귀처럼 머리를 뒤로 젖혔다 돌진하는 레슬러, 박치기 왕(王) 김일 선수다.

1960, 70년대 그는 대중의 영웅이었다. 그의 시합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TV에 몰려들었다. "우리집 바둑이도 함께 본다""고인(故人)도 관 뚜껑을 열고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할 만큼 프로레슬링의 인기는 대단했고, 그 정점에 그가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에겐 세가지 공통 요소가 있다. 모험.정의.부활이다. 헤라클레스.페르세우스.오이디푸스.테세우스 등은 모험을 떠나 온갖 시련을 견뎌내며 영웅이 된다.

이들은 늘 곤경에 빠진 약자를 구해주고 사악한 존재들과 대결한다. 영웅의 말년은 대개 불행하지만 별자리 등으로 부활해 영웅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남는다.

40년 동안 3천 차례 넘는 경기에 출전했으며 세계 타이틀을 20여 차례나 거머쥔 김일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레슬링을 배우기 위해 고향(전남 고흥 거금도)을 떠나 일본에 건너가는 모험을 한다.

그리고 벽돌에 머리를 박다가 목뼈가 부러질 만큼 처절한 훈련을 통해 박치기 왕이 된다. 그는 '악당'들과 싸우며 링의 정의를 지킨다. 면도날로 공격하는 마크 루언, 몽둥이를 숨기고 나오는 버너드 등 전설적인 반칙왕들과 싸워 이긴다.

선수 시절 입은 상처의 합병증과 가난에 시달리며 불우한 말년을 보내고 있는 것도 신화의 영웅과 닮은꼴이다.

박치기 왕의 75번째 생일인 지난 6일 그의 경기 장면을 담은 사진.영상 전시회가 열렸다. 그는 여기서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내 삶을 완성하는 최종 단계로 본다" 고 했다.

얼마 전부터 인터넷 세대들 사이에 김일 사랑 운동이 한창이다.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 김일 캐릭터가 등장하는가 하면 김일 카페도 만들어졌다. 한 세대의 공백을 깨고 대중적 영웅으로 부활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 프로레슬링이 인기라고 한다.

다시 30여년 전 흑백사진을 본다. 문종성 번뇌단(聞鍾聲 煩惱斷). 종소리를 들으며 번뇌를 끊는다는 불교의 가르침처럼 종이 울려 레슬러들이 링에 오르면 사람들이 세상의 근심을 잊고 열광하던 시절. '김일 사랑'이 프로레슬링 중흥으로 이어질까.


이규연 사건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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