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A video virus

Aug 07,2003


The enemy within is always more dangerous and harder to catch than the outside foe. That is why cancer cells in our body can be more deadly than the germs or viruses that penetrate from outside. The HIV virus penetrates the human body pretending to be a commander of the immune system that fights disease. The sly virus blurs the efforts of the human system to tell friend from foe.

The collapse of the former chief of the Peruvian intelligence agency, Vladimiro Montesinos, along with President Alberto Fujimori, was ignited by a videotape which he had secretly arranged to be taken while he was bribing an opposition lawmaker three years ago. He had filmed the scene as a precautionary measure while he bought off the opposition politician with $15,000 to join the ruling party. But a traitor in the intelligence agency handed the video to a rival party leader, who was only too happy to publicize it. That was how President Fujimori and his strongman Mr. Montesinos met the end of their public careers. Videos can be an effective blackmail tool from the shadows. But in broad daylight, they self-destruct and harm the creator instead.

Also in 2000, Taiwan’s President Chen Shui-bian’s clandestine affair with a staff member was revealed. The scandal was followed by a report that the person who leaked the affair to the media was Lu Hsiu-lien, the vice president and the second most powerful political figure in Taiwan. President Chen’s predicament was amplified by the internal discord and deception.

President Chen and Vice President Lu were partners in the democratization movement, spending decades fighting against the half-century rule of the Kuomintang, the remnants of the defeated ruling party of all China. Once they came into power, the old political partners were divided as mainstream and outsider in the Democratic Progressive Party in the course of establishing the new government’s policy direction. The personal information they shared based on mutual trust became a deadly weapon as the two politicians turned their backs on each other.

Secret videotaping and audio recordings, conspiracies and disclosures, are no longer unusual schemes in Korean politics. The ruling party needs to look back and see if the chronic disease of arrogance and self-righteousness has re-emerged or a virus seeking a reward has disguised itself and invaded the political system.

The writer is a deputy political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Chun Young-gi

내부의 敵

내부의 적은 외부의 적에 비해 식별이 어렵고 치명적이다. 몸 밖에서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보다 몸 안에서 발생하는 암세포가 무서운 것은 이 때문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자기가 마치 병을 퇴치하는 면역세포들의 지휘세포인 양 신분을 위장해 침투한다고 한다. 피아(彼我)의 식별을 흐리게 하는 교묘한 접근법이다. 면역세포들은 지휘세포로 위장한 이 바이러스의 지시에 따라 어느덧 인체 방위활동을 중단하고 만다.

2000년 9월 자신과 후지모리 대통령을 파멸의 길로 이끈 페루의 몬테시노스 국가정보부장의 몰래 카메라는 아예 제 발등을 스스로 찍은 경우다. 그는 집무실에서 야당 의원의 당적 변경을 1만5천달러로 매수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했다.

야당 의원이 돈을 받은 뒤에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그를 은밀하게 협박하기 위한 용도였다. 정보부의 내부 배반자를 통해 비디오를 건네받은 전투적인 야당 당수가 이를 백일하에 폭로하면서 후지모리와 몬테시노스 정권은 붕괴한다.

몬테시노스가 이런 식으로 찍은 몰래 비디오는 2천5백여개였다고 한다. 협박용 몰카는 어둠 속에선 강하지만 밝은 빛에 쪼이면 오히려 생산자가 상처를 입는 자해 무기임이 드러났다.

같은 해 대만에선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이 미모의 여비서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섹스 스캔들이 폭로됐다. 문제는 섹스 스캔들 자체보다 그 내용을 언론에 슬쩍 흘린 주인공이 대만 권력의 2인자인 뤼슈렌(呂秀蓮.여)부총통이라는 보도가 뒤따른 것이다.

총통의 정치적 위기는 집권세력의 내분으로 증폭됐다. 총통과 부총통은 대만대 법대 동창이다. 둘은 야당 시절 50여년 국민당 독재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민주화 운동의 동지였다.

어려운 시절의 정치적 동지들은 권력을 잡은 뒤 신정부의 노선을 둘러싸고 여권의 주류와 비주류로 갈렸다. 신뢰를 기초로 자연스럽게 알게 됐던 서로에 대한 사적 정보는 불신의 관계로 바뀌면서 상대방에 대한 살상무기로 둔갑했다.

몰카와 비밀녹음, 음모와 흘리기는 한국 정치에서도 낯설지 않은 현상이다. 자기 안에 독선과 오만의 암병이 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초심으로 위장해 침투한 보상심리라는 바이러스는 없는지 이제 집권세력은 되돌아볼 때가 됐다.


전영기 정치부 차장



dictionary dictionary | 프린트 메일로보내기 내블로그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