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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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5,2003


A captain stood before the soldiers who were about to leave the post where they had finished their guard duty. He said, “There is a order from the Kaiser.” He ordered the troops to Kopenick, a city on the outskirts of Berlin. The soldiers, well trained in following orders from officers, had no reason to doubt that the man was really an army captain. After marching the men into the city hall with bayonets glittering, the captain ordered the doors closed and called for the mayor. He tried to open the safe in the city hall where a large amount of money was kept, but the person entrusted with the key was off duty at the time. So the captain took all the money under a counter, left a receipt for it and disappeared into a train station nearby.

That was the “Captain Kopenick scandal” that stirred Germany in December 1906. The name of the fake captain was Wilhelm Voigt. Though his purported occupation was shoemaker, his real job was swindling, and he spent half his life in jail. Though he was 57, an age not appropriate to a soldier, everyone was defrauded by the power of the uniform he wore. Newspapers satirized the scandal, saying that all the people of the country prostrated themselves, from a cabinet minister to a doorman, before the power of a uniform.

The story of the swindler who took advantage of the atmosphere of German society at the time has been kept alive in motion pictures and plays. German encyclopedias explain the Kopenick scandal as a fraud possible because of a great respect for authority.

Though not as bold as Herr Voigt, in Korea a swindler who disguised himself as a Blue House official using a watch and necktie with a presidential crest was arrested. He also tried to swindle with help of the power of authority.

The number of frauds increases when the economy is depressed. In Korea the number of such reported crimes hit a record of 207,000 in 1998, during the Asian financial crisis. The number dropped to 150,000 in 2000, but rose again to 183,000 last year.

In recent days, a television drama about a swindler has started to air, seemingly a reflection of our society. The movie “The Sting,” starring Paul Newman and Robert Redford, described crimes of fraud as an art. I am worried that the new drama that focuses on the humanity of a swindler could promote the crime.

The writer is a deputy business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Lee Se-jung

詐 欺

임무를 마치고 막 돌아가려는 베를린의 위병들 앞에 낯선 대위가 등장했다. 이 대위는 "황제께서 체포령을 내렸다"며 위병들을 이끌고 베를린 외곽 도시인 쾨페니크로 향했다. 상사에 대한 절대 복종이 첫번째 의무인 군인들은 대위의 정체를 의심해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반짝이는 총검을 앞세워 쾨페니크 시청을 쉽게 점령한 대위는 모든 문을 잠그고 시장을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2백만마르크가 들어 있는 시청 금고를 열려 했으나 열쇠를 가진 공무원이 없었다. 대위는 시청 창구에 있는 4천마르크를 받고 영수증을 써준 다음 유유히 정거장으로 가 사라졌다.

1906년 10월 독일을 발칵 뒤집어놓은 '쾨페니크 대위' 사건이다. 범인의 이름은 빌헬름 포크트. 직업은 구두수선공이지만 인생의 반을 감옥에서 보낸 상습 사기꾼이었다. 당시 57세로 위풍당당한 군인과는 전혀 거리가 먼 중노인이었지만, '군복의 힘'에 모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것이다.

독일 언론은 "유니폼 앞에서는 장관부터 야간 경비원까지 모두, 즉 사회 전체가 엎드린다"고 꼬집었다. 당시 독일 사회의 경직된 분위기를 교묘하게 이용한 천재적인 사기꾼 이야기는 연극.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독일 백과사전은 쾨페니크 사건을 '당국이라면 무조건 인정하는 사고(思考) 때문에 가능한 사기극'의 동의어라고 설명하고 있다. 쾨페니크 대위 수준은 아니지만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손목시계와 넥타이를 소품으로 활용해 청와대 사정팀 국장을 사칭하다 최근 검거된 사기꾼도 '당국의 힘'을 빌려 사기 행각을 벌였다.

사기 범죄는 경제 상황이 나빠질 때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 사기 범죄가 20만7천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2000년엔 15만여건으로 줄어든 사기 사건이 지난해에 다시 18만3천건으로 늘었다. 사기 범죄를 줄이려면 경제가 좋아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사기꾼을 주인공으로 한 TV 드라마까지 등장했다.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퍼드가 마피아 두목을 감쪽같이 등치는 영화 '스팅'은 사기꾼을 예술가처럼 여기게 한다. 국내 TV 드라마도 사기꾼의 인간적 모습을 멋지게 묘사하고 있다. 자칫 사기를 조장할까 걱정된다.


이세정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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