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Velvet revolutions

Nov 27,2003


Embracing the Caucasus mountain range between the Black Sea and the Caspian Sea, Georgia is known for its strong wine, spicy food and passionate “machos.” The Georgian founding myth is a story of pride. When God distributed the land on Earth to each race, the Georgians arrived late because they were busy eating and drinking. They were about to be left without land, but they served God their wine and food. Impressed by the delicacies, God gave Georgians the Caucasus region, which God had saved for himself.

But the land experienced a series of tragedies, as the major powers in world history eyed the strategic location. The Greeks invaded Georgia in the 8th century B.C., followed by the Persians and Romans. From the 13th century through the medieval period, Mongols and Turks ruled the region. From the 20th century until recently, Georgia was under the former Soviet Union’s rule.

The 75-year-old veteran President Eduard Shevardnadze, nicknamed the “Silver Fox,” was the pride of Georgia. In 1972, he was appointed the first secretary of the Communist Party’s central committee for Georgia. He continued to thrive in his career, being named foreign minister under Mikhail Gorbachev in 1985. As a result of the disintegration of the Soviet Union, Georgia achieved independence. Mr. Shevardnadze returned to the region, which was devastated by civil war, and was elected president in 1992. But he, too, fell into the trap of corrupt family and friends.

Mr. Shevardnadze stepped down from the presidency Sunday, following three weeks of demonstrations. Since his decision avoided any bloody conflict, the transition of power in Georgia was compared to the “Velvet Revolution” of Czechoslovakia in 1989. The Czech Republic has grown into a model case in Eastern Europe under President Vaclav Havel’s leadership, persistently pursuing westernization and reform. The smooth process of transition tallies with the soft and graceful image of velvet.

Korea’s Democratization Declaration on June 29, 1987 came two years before Prague’s Velvet Revolution, taking a similar course of development and political meaning. But the 16 years since the declaration have been neither smooth nor graceful. Korea still seems to be in the process of a bloodless revolution. When he stepped down in February, Mr. Havel said he was able to achieve so much thanks to the patience of the Czech people.

The writer is London correspondent of the JoongAng Ilbo.


by Oh Byung-sang

벨벳 혁명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코카서스 산맥을 끼고 있는 그루지야는 독한 와인과 매운 음식, 그리고 열정적인 마초(Macho)들의 나라로 유명하다. 그들의 건국신화는 자부심의 전설이다. 신이 지상의 땅을 여러 민족에게 나눠주는데 그루지야 사람들이 먹고 마시느라 늦었다. 땅을 못 얻게 된 그들은 신에게 와인과 음식을 대접한다. 그러자 신은 자기 땅으로 남겨놓은 코카서스 지방을 그들에게 내주었다.

풍요로운 요지인지라 세계사의 패권들에게 늘 짓밟히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기원전 8세기 그리스를 필두로 페르시아와 로마가 고대사의 정복자들. 13세기 몽골을 거쳐 투르크 제국이 중세의 지배자들이며, 19세기 이후 최근까지 소련의 지배하에 있었다.

잘 빗어넘긴 은발처럼 노련한 '은빛 여우'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75) 전 대통령은 그루지야의 자랑이었다. 그는 1972년 소련 공산당으로부터 그루지야 총서기로 임명돼 금의환향했다. 취임하자마자 당 간부를 소집해 왼손을 내밀게 했다. 당시 암시장의 최고 인기품이자 뇌물의 상징이었던 고급 시계를 찬 손들에 수갑을 채웠다. 승승장구한 그는 85년 고르바초프에 의해 외무장관으로 발탁돼 글라스노스트(개방)의 선봉에 서 공산주의와 냉전시대의 막을 내렸다. 이는 결과적으로 고향 그루지야의 독립을 초래했다. 그는 내전으로 혼란하던 고향으로 돌아와 92년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그도 가족.측근에 의한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23일 밤 30년 권세를 누려온 그가 3주간에 걸친 마초들의 철야시위에 밀려 대통령직을 내놓았다. "나는 한번도 조국을 배신하지 않았다"며 강경 진압 대신 하야를 선택했다. 유혈사태를 피했기에 89년 체코에 이은 '벨벳 혁명'으로 평가됐다. 벨벳 혁명의 원조 체코는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서구화.개방화의 길을 꾸준히 걸어 동유럽의 모범국가로 성장했다. 부드럽고 우아한 벨벳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우리의 6.29는 전개 양상이나 정치사적 의미에서 체코에 2년 앞선 벨벳 혁명이랄 수 있다. 그러나 이후 16년의 세월은 결코 부드럽거나 우아하지 못했다. 우리는 요즘도 무혈혁명 중인 듯하다. 하벨 대통령은 지난 2월 퇴임하면서 "체코인들의 인내심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병상 런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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