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Voters plant seed of hope, not despair

Apr 16,2004


At first, there was no such thing as a road. Roads developed along the paths people chose to walk on. The first person to walk in an area left a faint trail and others followed the path. Then a road became apparent. Hope is similar. People began to have faith, and hope was born. Hope became a reality when people believed in it. So we call hope an invisible reality.

Yesterday, we Koreans voted for the 299 members of the National Assembly. It was the day on which we chose our hopes. We believed that making the best choice was the only hope. If we believed in hope, elected lawmakers would become our hope. If we believed in despair, they would become our despair.

In the 13 days of the campaign, the key word was tears. Some cried to repent for past corruption. It was a tearful appeal for one more chance. Some tears failed to read the public sentiment. A politician bowed after every three steps and struggled to be reborn. Tears also followed arrogance and intemperate speech. A politician stepped down and asked for forgiveness by fasting.

In the past, there had never been an election of tears. No politicians would be so humble and begging. Election campaigns had always been filled with pride, achievement, promises and shouts. The politics of despair was born from arrogant elections. Now we see the politics of hope.

The citizens have grown from observers to participants. We have grown calm. As we looked down on the kneeling politicians, each voter judged who was telling the truth, who was an able legislator, and whether there was a better candidate.

Another hopeful sign is the disappearance of envelopes filled with money. Restaurants were not filled with people enjoying free lunches from the candidates.

Voters ignored malicious negative campaigns. There were fewer mobilized crowds and more sincere audiences at rallies. No public power was abused and violence has disappeared. We have witnessed a revolution in election culture.

The seed of hope has been planted. Hope will produce fruits in the soil of faith. The soil is the citizens. If the citizens don’t believe in hope, the plant will dry up. We have to love and take care of the plant of hope. Yesterday was the day we chose our hope, and hope began at the voting booth.

The writer is deputy political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Chun Young-gi

희망 선택

원래 길이란 건 없었다. 사람이 가니까 길이 생긴 것이다. 희미한 길이 하나 생기고 다른 사람도 그 길을 따라간다. 그러다 보니 길의 형상이 뚜렷해졌다. 희망도 마찬가지다. 원래 희망은 없었다. 사람이 믿으니까 생긴 것이다. 믿음으로 희망은 현실이 됐다. 그래서 희망을 보이지 않는 실체라고 한다.

오늘은 대한민국 입법자 299명을 뽑는 날이다. 희망을 선택하는 날이다. 선택이 희망이라고 믿는 날이다. 우리가 희망이라고 믿으면 그들은 희망이 된다. 우리가 절망이라고 믿으면 그들은 절망이 될 것이다.

열사흘 선거전의 키워드는 눈물이었다. 부패를 괴로워하는 눈물이 있었다. 회초리로 자기를 때리며 청렴을 다짐했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호소였다. 민심을 못 읽은 눈물도 있었다. 세 걸음 걷고 한번 절하며 참회했다. 다시 태어나겠다는 몸부림이었다. 오만과 가벼운 언행에도 눈물이 흘렀다. 자리를 내던지고 단식으로 용서를 구했다. 역사를 역사답게 만들어달라고 절규했다. 그들은 모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눈물의 선거는 과거에 있어본 적이 없다. 고개 숙인 정치도 없었다. 선거판은 언제나 자부심과 업적과 약속과 큰소리로 가득 찼다. 남성적 힘들의 거대한 격투장이었다. 국민은 그들을 환호하는 들러리일 뿐이었다. 그들만의 절망의 정치는 이런 선거에서 잉태됐다. 이번엔 희망의 정치를 본다. 눈물의 선거였기에 그렇다. 절망에서 희망을 찾은 사람은 안다. 절망의 눈물을 흘린 뒤라야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것을.

국민은 객체에서 주체로 성큼 컸다. 냉정해졌다. 무릎 꿇은 그들을 내려다보며 저마다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누가 입법자다운 생각을 갖고 있는가, 어디 다른 사람은 없는가.

희망의 근거는 또 있다. 돈봉투가 확 줄었다. 음식점은 붐비지 않았다. 네거티브 비난전은 외면받았다. 우스꽝스러운 억지동원도 많지 않았다. 관권시비가 없었고 폭력은 자취를 감췄다. 선거문화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희망의 씨는 뿌려졌다. 희망은 믿음의 땅에서 열매를 맺는다. 땅은 국민이다. 국민이 믿어주지 않으면 희망은 메말라 죽는다. 어렵게 뿌려진 씨앗이다. 소중하게 가꿔야 한다. 오늘은 희망을 선택하는 날이다. 희망선택의 출발점은 투표장이다.


전영기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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