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A courageous life, and a light in death

Apr 07,2005


“Those to whom the care of the legacy of the keys has been entrusted / Gather here, allowing themselves to be enfolded by the Sistine’s colors, / By the vision left to us by Michelangelo.” Two years ago, Pope John Paul II wrote those words in a poem about the conclave that is soon to take place, the one that will decide his successor.

“So it was in August, and then in October of the memorable year of the two Conclaves, / And so it will be again, when the need arises after my death... It is given to man once to die, and after that the judgment!”

The “year of the two Conclaves” was 1978, when two popes passed away. In the second conclave, which took place just two months after the first, Karol Wojtyla became Pope. He conveyed the message that death is unavoidable, but doesn’t mean the end.

During his lifetime, the pontiff described the spiritual encounter with eternity at the moment of death as though he had already experienced it. “Even if I die, not everything will disappear,” he said. “There is something inside me that will never be extinguished. That something is facing him right at this moment.”

The inextinguishable “something” is the soul, and “him” would mean eternity, and the God of the Catholic Church. According to the late pope, death is neither dark nor vague. Nor does it mean vanishing.

Death is the last clear truth to visit a man. It is a brilliant light that reveals everything. Facing death, even history and conscience reveal themselves. The pope was speaking of the immortality of the spirit.

Perhaps because of his philosophy, Pope John Paul II lived more than a millennium’s history in less than a century of life. He apologized to the Islamic world for the arrogance and cruelty of the Crusades, which were promoted by popes nearly a millennium ago. He also repented the sins of the Catholic Church against the Greek Orthodox Church.

This contrition meant accepting as his own the sins committed by his spiritual ancestors centuries ago, and repenting of them. It is a task that would seem to be beyond the scope of a man.

Such repentance requires historical and emotional understanding. It also means acknowledging the wrongdoings of one’s spiritual ancestors and denying the spirit of the organization at that time. It must have taken tremendous courage, acquired through prayer.

Those who understand the meaning of death can live a better life. Living life means marching towards death. The late pope must have understood death well to have lived such a worthwhile life.

The writer is a deputy political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Chun Young-gi

천 년의 회개

여기 신비스러운 시스티나 벽화의 발치에/추기경들이 모여든다/천국의 열쇠를 계승하기 위한 막중한 공동의 책임을 안고/ 바로 이곳에 모인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있을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세계추기경회의(콘클라베)를 2년 전 시로 그려냈다(최성은 옮김, '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 따뜻한 손).

기억에 생생한 어느 해 8월과 10월/두번의 콘클라베에서도 그러했거늘/…/한번 죽는 것은 인간의 운명, 그 뒤엔 심판이 따른다!

1978년엔 교황 두 명이 잇따라 서거했다. 짧은 시기에 두 번의 콘클라베를 거치면서 그는 교황의 자리에 올랐다. 죽음은 운명이지만 끝이 아니라는 메시지였다. 교황은 살았을 적에 미리 경험이라도 한 사람처럼 죽음의 문턱에서 영혼과 영원이 만나는 상황을 묘사했다.

"내가 죽어도 전부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 소멸할 수 없는 그것이 있다. 그것이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그분과 직면하고 있다."

'소멸할 수 없는 그것'은 영혼이다. '있는 그대로의 그분'은 영원이기도 하고 가톨릭의 하느님이기도 할 것이다.

교황에 따르면 죽음은 어둡거나 모호하지 않다. 스러져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죽음은 사람에게 최후로 찾아드는 명백함이다. 눈부신 빛이다. 모든 것이 그 앞에서 벌거숭이로 드러난다. 역사도 양심도 죽음 앞에선 명백하게 드러난다고 했다. 죽어도 죽지 않을 영혼의 영원성을 얘기했다.

이런 생명관 때문일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백년 못 넘기는 인생보다 천년 넘는 역사를 살았던 것 같다. 그는 그의 천년 전 선배 교황들이 일으켰던 십자군전쟁의 독선과 잔혹을 회개했다. 이슬람에 사죄했다. 천년간 불화했던 그리스정교에 대해 가톨릭이 저지른 죄를 참회한다고도 했다.

천년의 회개는 천년 전 조상들이 범한 죄를 내가 범한 것으로 느끼고 괴로워하는 일이다. 한 인생의 시야로는 가능하지 않다. 천년의 역사관과 감수성이 있어야 한다. 더구나 사죄는 선대의 잘못을 공표하고 조직의 정신을 부인하는 일 아닌가. 기도로 쌓은 천년의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죽음의 성질을 잘 아는 사람은 살기도 잘 산다. 사는 것은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황의 삶과 죽음이 그런 것 같다.

전영기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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