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A system whose time may be over

Apr 21,2005


A country’s administrative system is like the veins in a human body. Through it, sovereignty flows to each region of the nation. As long as it’s not blocked, the body politic is healthy. The system’s design organizes the consciousness and the activity of the public. The idea of moving some of of the capital’s functions away from Seoul, which has been the center of the nation for more than 600 years, is controversial because it essentially means restructuring the public consciousness.

Korea’s eight- province system was established in 1413, the 13th year of King Taejong’s reign during the Joseon Dynasty. The provinces included the familiar names Gyeongsang, Jeolla, Chungcheong, Gangwon and Gyeonggi. The provinces’ function was to expand the rule of the central authorities. The opposite function ―that of communicating regional sentiments to the central government ―was considered a secondary task.

The reforms of 1896 divided the eight provinces into north and south. After the Japanese colonial era, the country went through war, industrialization and democratization, but the basic design has not changed much. A “special city” and a few “regional cities” have been added. Now the country has one special city, six metropolitan cities and nine provinces.

For a long time, the provincial governors played the role of representing the power of the king, or the president. Essentially, the provinces are symbols of the hierarchal class system, of submission to power and of the pre-industrial period.

Those associations seem almost to have become genetic. Koreans have an overdeveloped sense of pride in their own provinces ― an attachment that was once encouraged by the ruling classes, for their own convenience. These days, there is little about provincial pride that is constructive. We are left instead with ugly regional antagonism.

In the post-industrial age, South Korea has been striving for a horizontally structured society and a culture based on open communication. The Uri Party and the Grand National Party have begun discussing reorganization of the governmental hierarchy. Possibilities include eliminating the provinces and creating 60 or 70 regional cities.

If the government is reorganized along these lines, excessive attachment to provinces will die away, and Koreans will develop a stronger civil society. As the capital is reorganized and as the country tries to keep up with globalization, Koreans are placing their hopes in the national redesign.

The writer is a deputy political news editor at the JoongAng Ilbo.


by Chun Young-gi

국토 디자인

행정체계는 국토 디자인이다. 인체의 핏줄 같다. 국가의 통치권은 행정체계를 거쳐 국토의 각 지역으로 흘러 나간다. 행정체계가 막힘이 없어야 땅과 인심이 건강하다.

국토를 디자인하는 것은 그 위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과 활동을 조직하는 일이다. 600여 년간 통치권의 중심지였던 서울 재편 문제가 그토록 논쟁적인 것도 이게 인구의 의식과 활동을 재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8도(道) 행정체계'도 비슷한 시기에 확립됐다.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이다. 경상.전라.충청.강원.경기도 같이 익숙한 이름으로 짜였다. 도는 중앙의 통치권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기능을 했다. 지방 인심을 중앙에 전달하는 피드백 구실은 부차적이었다. 그런 일을 하기에 도는 너무 넓고 권력 전파적이었다.

갑오개혁으로 8도는 남도와 북도로 나뉜다(1896년). 일제를 지나 건국.전쟁.산업화.민주화의 격랑을 거치면서도 국토의 기본 디자인은 변하지 않았다. 특별시와 몇 개 광역시가 추가됐을 뿐이다. 1특별시-6광역시-9도 체제다.

오랜 세월 도의 관찰사나 지사는 왕이나 대통령 권력의 대리인이었다. 대리권력은 지금으로 치면 시(市).군(郡).구(區)의 중간단위를 거쳐 읍(邑).면(面).동(洞).리(里)의 말단으로 스며들었다.

도는 정점의 권력을 저변으로 피라미드 식으로 내리 전달하는 거점이었다. 도는 수직적 신분 사회, 추종적 권력 문화, 산업화 이전 시대를 상징한다. 이런 유전자가 깊이 배어서인지 한국인의 도민 의식은 지나치게 발달했다. 지배 편의를 위해 통치 엘리트들이 일부러 조장한 측면도 있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도민의식은 자부심의 애향의식으로 승화하지 못했다. 대신 증오심의 지역감정으로 흉물스러워졌다.

한반도의 남쪽은 21세기 들어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 의사소통형 시민 문화, 산업화 이후 시대에 진입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국토를 재조직하는 행정체계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도를 없애고 그 밑의 중간단위를 확대해 광역시 60~70개를 만드는 개념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국토가 재조직되면 도민의식은 소멸하고 시민의식이 그물망처럼 짜일 것이다. 서울이 재편되고 지방이 세계화하는 시대에 맞춰 시작된 국토 디자인 사업이라 기대가 크다.

전영기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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