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A cry for diversity in a globalized age

May 26,2005


No discussion of kissing in modern literature is possible without mentioning “The Old Man Who Read Love Stories,” by the Chilean exile writer Luis Sepulveda. The old man of the title takes pleasure in reading love stories and picturing the scenes. But the kissing scenes give him trouble. He asks himself how it is possible to “passionately kiss,” and just what actions one takes in doing so.

Having lived alone in the Amazon jungle since losing his wife long ago, the old man has forgotten the practices of Caucasian society, and the Shuar Indians, who taught the old man how to survive in the jungle, would sooner give up their virginity then kiss another person. The enlightenment the old man finds in his books, which becomes important enough to be called “the anthropology of kissing,” spreads its influence to the point where one character says, “The damn Yankee ruined all of our lives.”

On hand to attend the 2nd Seoul International Forum for Literature, Mr. Sepulveda explained that the characters in his works are neither heroes nor celebrities, but everyday people who “change the world despite being invisible.” Nameless characters who make small changes in history also appear in his 2000 novel “Historias Marginales,” making it not unlike “The Old Man Who Read Love Stories.” These characters rise in fury when power disgraces their land, when guns and swords triumph over justice, when brave people are despised for lack of money and when the beautiful, gentle assets of their ancestors are discarded. In a world where language is globalized and human bodies commercialized, Sepulveda’s use of the term “anthropology of kissing” sounds like a cry to maintain cultural diversity.

In the foreword to his recent book “Hot Line,” Sepulveda openly criticizes the Spanish newspaper that serialized his novel. He writes that newspaper management, these days, is judged by how many advertisements and sports and entertainment articles appear in its pages. In other words, they do not write about things that last. If they did, it might get people thinking, and that would be dangerous. I wonder if “things that last” is another way of saying “cultural diversity.” Cultural Diversity Day is an occasion for questioning where we’re headed.

The writer is a deputy culture news editor for the JoongAng Ilbo.


by Chung Jae-suk

문화 다양성

현대문학에서 입맞춤에 관한 성찰로 치자면 칠레의 망명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56)의 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 빠질 수 없다. 노인의 즐거움은 아껴둔 연애소설을 천천히 읽으며 상상에 빠지는 것인데 자주 등장하는 키스 장면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았다. 노인은 "키스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뜨겁게' 할 수 있지? 세상에!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한숨짓는다.

일찌감치 아내를 여의고 홀로 아마존 밀림에서 사는 노인은 연애소설 속에 나오는 열정적인 입맞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백인 사회의 관습은 오래전에 잊은 데다 그에게 생존 방법을 가르쳐준 수아르족 인디오는 정조는 버릴망정 절대 입맞춤은 하지 않는다. 키스 하나를 놓고도 인종과 종족마다 지닌 관점이 하늘과 땅 차이였던 것이다. '입맞춤의 인류학'이라 부를 만한 노인의 깨달음은 자연의 목소리를 파괴하려는 문명의 언어에까지 미친다. "그 빌어먹을 양키놈이 우리 모두의 삶을 망쳐놓고 만 거야."

제2차 서울국제문학포럼(24~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 온 세풀베다는 자신이 소설 속 등장인물로 삼은 이가 영웅이나 유명인이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이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가 2000년에 펴낸 소설집 '소외'에는 '연애소설 읽는 노인'처럼 역사의 조그마한 한걸음을 뗀 무명씨가 수십 명 등장한다. 그들은 자기 땅이 힘에 눌려 욕보임을 받을 때, 정의가 총칼 앞에 패배하고 용감한 사람들이 돈 때문에 업신여김을 당할 때, 아름답고 부드러운 조상의 유산이 쓰레기처럼 버려질 때 분노로 일어선다. 언어가 세계화되고 몸까지 상품화되는 현실에서 세풀베다가 내세운 '입맞춤의 인류학'은 문화 다양성을 지키자는 촉구의 외침으로 들린다.

세풀베다는 최근작 '핫 라인' 머리말에 이 소설을 연재했던 스페인 신문에 대고 쓴소리를 달았다. "(오늘날 신문사 경영진의) 척도는 광고나 스포츠, 연애 기사를 얼마나 싣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만 실을 뿐이다. 오래 지속되는 것을 싣게 되면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그렇게 되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오래 지속되는 것'은 문화 다양성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21일 문화 다양성의 날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하는 날이다.

정재숙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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