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한바탕 수상한 잔치가 열린다. 먹고 마시는 건 덤이다. 주인이 곳간 속 재산을 펑펑 선물로 쏘는 게 메인 이벤트다. 친소도 따지지 않고 대가를 구하지도 않는다. 바라는 건 "참 대단한 분"이란 칭송 뿐이다. 정신 나간 사람 다 있다 싶겠지만 북미 태" /> 선물 한바탕 수상한 잔치가 열린다. 먹고 마시는 건 덤이다. 주인이 곳간 속 재산을 펑펑 선물로 쏘는 게 메인 이벤트다. 친소도 따지지 않고 대가를 구하지도 않는다. 바라는 건 "참 대단한 분"이란 칭송 뿐이다. 정신 나간 사람 다 있다 싶겠지만 북미 태">

중앙데일리

Crooked giving

[분수대] 선물  PLAY AUDIO

Mar 31,2009


Indigenous tribes of the northwest coast of North America had a unique way of celebrating. Hosts would throw a decadent feast, offering endless amounts of food and drink as well as generous material gifts. Guests were freely welcome to accept their host’s generosity, no strings attached. All the host asked for in return for this gesture of magnanimity was praise for how wonderful and generous he was.

Such extravagant festivals persisted until the end of the 19th century, until Canada and the United States banned the practice. The festival, known as potlatch, was usually hosted by a tribal leader or elder who lavished his guests with fish, meat, furs and blankets. The gifts, called chinook by locals, enhanced the reputation and social standing of the host.

The wild money-squandering by Taekwang Industrial CEO Park Yeon-cha is in many ways a modern equivalent of the potlatch. Park benevolently emptied his vaults and wallets for lawmakers from all sides, giving out cash in local currency as well as in greenbacks, gift certificates and even footwear from his company. His goodwill showed no partiality to political affinity and exceeded expectations. He also “didn’t want anything in return” for his gifts - and legislators, governors, mayors and prosecutors were happily pampered. He was practically family to a former president’s brother.

The difference between the Native Americans and Park was that the latter was after more than higher social status. The businessman wanted to reap as much as he sowed. He is suspected to have raked in huge profits from securities because his friends in high places leaked information and twisted arms. He sought favors in tax probes and for his daughter seeking a political career. To Park, the “unconditional” gifts served as a kind of prepayment for future favors.

Corrupt barter of gifts is a common story in political arenas across the globe. The high-profile political scandal involving lobbyist and businessman Jack Abramoff in the George W. Bush administration led to convictions of White House officials, U.S. Congress representatives and aides. He lavished expensive gifts, meals and sports trips, defrauding Indian tribes seeking casino licenses. American law defines as bribery when someone spends more than $50 on a member of Congress.

The indigenous people of New Zealand, the Maori, believe the spiritual power of hau, the vital essence embodied in a person, can be transmitted through a gift. The spirit has a tendency to return to its origin so a gift links the provider and recipient. Because of this, discretion is advised when trading gifts, as exchanges can lead to relationships.

French philosopher Michel de Montaigne famously commented, “There is nothing more expensive than a free gift.”

High-profile legislators associated with the Park bribery scandal must have been either extremely naive or just plain ignorant to think the stack of cash bore no price.

The writer is an editorial writer of the Joongang Ilbo.

By Shin Ye-ri [shiny@joongang.co.kr]



선물


한바탕 수상한 잔치가 열린다. 먹고 마시는 건 덤이다. 주인이 곳간 속 재산을 펑펑 선물로 쏘는 게 메인 이벤트다. 친소도 따지지 않고 대가를 구하지도 않는다. 바라는 건 "참 대단한 분"이란 칭송 뿐이다. 정신 나간 사람 다 있다 싶겠지만 북미 태평양 연안의 치누크 인디언 사회엔 19세기까지 실제로 이런 문화가 있었다. 무리에서 큰 어른 대접을 받으려는 사람은 손님들을 불러 생선과 고기, 모피와 담요 등을 무한정 나눠줬다. 이 잔치를 ‘포틀래치(potlatch)’라 했다. 치누크 말로 선물이란 뜻이다. 재산을 물 쓰듯 베푸는 게 사회적 지위를 얻는 공식 통로 노릇을 한 것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통 큰 씀씀이 행각은 흡사 포틀래치를 연상시킨다. 금고와 지갑에 꼭꼭 쟁여둔 현금•달러•상품권에다 양주며 운동화까지 무차별로 선사했다. 이쪽 저쪽 가리지 않고 기대보다 듬뿍 안겨줬다. “아무 조건 없이 주는 것”이란 말로 받는 사람 부담도 덜어줬다. 덕분에 국회의원•도지사•검사들이 깍듯이 ‘회장님’으로 모셨다. 전임 대통령 형과는 ‘패밀리’로 통했다.

북미 인디언과의 차이라면 박 회장이 높은 신분만 챙긴 게 아니란 거다. 장사꾼답게 뿌린 만큼 거둬들였다. 지인들이 내부 정보 흘려주고 외압 가해준 덕에 세종증권 주식, 휴켐스 거래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세무조사 무마, 딸의 정계 진출도 부탁했다 한다. ‘조건 없는 선물’이란 당장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무방하단 소리였나 보다. 언젠간 돌려받을 보험 드는 셈 쳤던 게다.

뇌물을 짐짓 선물인 척 꾸미는 건 동서고금이 매한가지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정권 때 공화당 하원의 전 원내대표, 백악관 고위 관료 등을 날려버린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의 스캔들도 그랬다. 고급 레스토랑 식사, VIP룸에서의 스포츠 관람, 스코틀랜드 골프 여행 등이 미끼로 제공됐다. 호화판 선물의 숨은 전주는 카지노 사업 허가를 노린 인디언 부족들이었다. 미 의회가 뇌물이라 볼 수 없는 선물 기준을 50달러로 못박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선물 속에 영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하우(hau)’라 불린 이 영은 원래 주인에게 되돌아가려는 속성이 있어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을 이어준다 했다. 이렇듯 선물이 곧 관계인 줄 알기에 경계해마지 않았다. 일찍이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도 “거저 받은 선물만큼 비싼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네 고관대작들은 선물인 줄 알고 맘 편히 받아 쓰셨다니…. 그걸 변명이라고 하나, 아마추어 같이. 신예리 논설위원



dictionary dictionary | 프린트 메일로보내기 내블로그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