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들, 장기하를 만나다 장기하(27)를 모른다면 요즘 뉴스에 어두운 게다. 별명부터 짚고 가자. '장교주' '인디계 서태지' '가요계의 버락 오바마'. 혹자는 '음반계의 워낭소리'라고도 한다. 2월 말 나온 첫 앨범 '별 일 없이 산다" /> 아저씨들, 장기하를 만나다 장기하(27)를 모른다면 요즘 뉴스에 어두운 게다. 별명부터 짚고 가자. '장교주' '인디계 서태지' '가요계의 버락 오바마'. 혹자는 '음반계의 워낭소리'라고도 한다. 2월 말 나온 첫 앨범 '별 일 없이 산다">

중앙데일리

The biggest loser

[분수대]아저씨들, 장기하를 만나다   PLAY AUDIO

Apr 06,2009

If the name Chang Ki-ha sounds unfamiliar, you may not be entirely in tune with the Korean entertainment world.

The 27-year-old underground singer’s first album has sold 30,000 copies since its release in February, groundbreaking for the independent label world where sales of 1,000 copies is deemed a smash.

The newcomer has already picked up three popular music awards.

“I drink cheap coffee/ It has gotten cold and upsets my stomach/ My feet stick to the damp floor and leave a print.”

His hit song “Cheap Coffee” then continues, “Don’t know how old that water in the bin is/ It must be rotten stinky/ But my senses have been long dead/ … Can’t tell whether the damp floor is me or I’m it.”

With that song Chang has become the pinup of the so-called “losers’ culture,” striking a chord among the IMF - “I’m a failure” - army in the dark corner of economic hard times.

It is remarkable that middle-aged Korean males in Korea have been drawn to Chang. A man in his late 40s who took part in a Chang fan meeting, hoping to get the artist’s signature together with his son, said, “I started to enjoy music again because of Chang.” A TV producer, also in his 40s, confessed his heart stirred upon hearing Chang’s music.

The generations of Koreans in their 40s and 50s have experienced songs that moved one to tears and remained lodged in the heart. Folk singers Lee Jang-hee and Song Chang-shik, and rock bands Sanwoollim and Songgolmae created a legacy of music that reached beyond gender and generations to linger on with lyrical simplicity and wit.

The loathsome, yet unavoidable weight of life provided the essence and backbone of the songs now forgotten and ignored for more than 20 years by musicians today.

The indie musicians kept that musical spirit alive. They voluntarily embraced and enjoyed the lives of losers. Chang, a social science graduate from the elite Seoul National University, sings, “You don’t want to believe it/ You probably choose not to believe it/ I live deplorably/ … But yet I like my life/ Every day for me is fun.”

If Chang stopped at growling, “There is no exit from the abyss,” his songs wouldn’t have been adopted to such an extent. He is preaching that a unique life of one’s own design can also be durable, fun and enjoyable. Everyone is a potential loser in the world of numerical measurement.

To the weary and languid ears of 40-somethings, Chang’s songs are music of comfort taking them on a sentimental journey to their youth.

Why not ask your son or daughter to download one of Chang’s songs. He or she may be surprisingly amused and pleased to oblige. Then the songs can become another gift, a connection with the younger generations.

The writer is a deputy economic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Lee Na-ree [windy@joongang.co.kr]



아저씨들, 장기하를 만나다


장기하(27)를 모른다면 요즘 뉴스에 어두운 게다. 별명부터 짚고 가자. '장교주' '인디계 서태지' '가요계의 버락 오바마'. 혹자는 '음반계의 워낭소리'라고도 한다. 2월 말 나온 첫 앨범 '별 일 없이 산다'는 벌써 3만장이 나갔다. 인디음악계에선 1000장만 팔려도 대박으로 친다. 최근엔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에까지 올랐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하고 달라붙었다가 떨어진다…' 이렇게 시작하는 '싸구려 커피'는 뭣보다 재미있다. '뭐 한 몇 년간 세숫대야에/고여있는 물마냥 그냥/완전히 썩어가지고/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이제는 장판이 난지/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그가 요즘 사회적 화두인 루저 문화(패배자의 정서를 담은 문화)의 대표 격이 된 이유다.

이런 그에게 아저씨 팬이 꽤 많은 건 흥미롭다. 대학생 아들과 팬 사인회에 참석한 한 중년 남성은 "덕분에 다시 음악을 듣게 됐다"고 했다. 40대인 MBC 이흥우 PD는 "오랜만에 쿵쿵 심장 뛰는 경험을 했다"고 고백한다. 돌이켜보면 40, 50대는 이미 그런 노래를 가진 적 있다. 이장희·송창식·산울림·송골매…. 해학과 위트, 응축된 단순함, 맛깔스런 우리말은 귀에 착 감긴다. 중심엔 비루하나 껴안을 수 밖에 없는 일상. 주류 음악계에선 20년 넘게 맥이 끊기다시피 한 것들이다.

오히려 그 불씨를 보듬어 온 건 인디음악계다. '재미지상주의'로 똘똘 뭉친 자발적 루저들의 세계다. 서울대 사회학과 나온 장기하는 노래한다. '이건 니가 절대로 믿고 싶지가 않을 거다/그것만은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랄 거다/나는 별일 없이 산다/…나는 사는 게 재밌다/매일매일 신난다'('별일 없이 산다' 중). 그러니 장기하가 그리는 건 출구 없는 청춘의 궁상만은 아니다. 남 사는 대로, 다 옳다고 등 떠미는 데로 가지 않아도 인생은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끝 안 뵈는 불황 속에 누군들 잠재적 루저가 아닐까. 중년의 가장들에 장기하는 젊은 날을 추억케 하는 매개체이자 뜻밖의 원군인 셈이다.

아들내미에게 슬쩍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 "MP3플레이어에 장기하 노래 좀 담아 주라." 꼭 그가 아니어도 좋을 게다.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로 가자'('유자차' 중)는 브로콜리너마저나, '스포츠신문 같은 나의 노래/마을버스처럼 달려라'('스끼다시 내 인생' 중)고 외치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도 있다. 아빠와 아들 사이, 마음의 끈 하나 생기지 않을런지. 슈퍼주니어 '쏘리쏘리'로는 어림도 없는.

이나리 경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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