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그 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작가 김승옥이 1964년 발표한 단편 소설 ‘무진기행’에 나오는 대목이다. " /> 스승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그 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작가 김승옥이 1964년 발표한 단편 소설 ‘무진기행’에 나오는 대목이다. ">

중앙데일리

Guidance through life’s uncertainties

[분수대] 스승  PLAY AUDIO

May 14,2009


“Moojin, too, has a special feature … and that’s fog. On the morning when we get out of bed and walk outside, we find ourselves encompassed by fog as if the enemy has sneaked in here overnight.” The excerpt comes from “Travels to Moojin,” an influential postwar novel by Kim Seung-ok, published in 1964.

In the book, Yoo Hi-joong, a busy executive, visits his hometown, Moojin, every time he feels he needs an exit from reality. As he shifts between Seoul and his hometown, he broods over the meaninglessness of life but nevertheless, at the end returns to his humdrum everyday life.

Moojin, meaning “foggy riverbank,” is an imagined place. The author has embodied life’s volatilities and uncertainties in a riverside home shrouded in fog. The symbolic use of fog is understandable, but what role does the riverbank play? The banks of a river are where people embark and end their travels. Such use of riverbanks in this country have been recorded since the Unified Silla Dynasty (A.D. 668 to 935) playing an important role in the transport of men and goods.

There is also a famous reference to a riverbank in anecdotes about Confucius. One day the great Chinese philosopher arrived at a place after a long, tiring journey around the mainland. Two hermits at work caught his eye, and the philosopher asked one of his followers to go over to them to seek directions to the river. The hermits asked who was asking and when the follower answered that it was Confucius, they answered: “If it is Confucius, he should know where the riverside is. Why ask us?”

What riverside was Confucius actually referring to? He may have been seeking an easier waterway for travel after an exhausting road trip. He could also have been searching for another answer, addressing his question to hermits, usually associated with wisdom.

Confucius, who has spent his life on the road to spread his philosophical teachings and wisdom, may have been in search of a guide to life, or directions to heal and salvage the world.

The right path is sometimes not easy to find. If you take the seemingly acceptable road, you may end up with desirable results. But a wrong path can take you to an unexpected surprise and failure.

Finding the right path is therefore very important in life. Standing on a riverbank covered in fog, you won’t be able to discern what’s out there. But that’s the form of life - engulfed by mysteries, precariousness and uncertainties. We therefore need a guide to lead us in the right direction.

In life’s journey as we veer from ignorance to understanding, a teacher has a special position.

Tomorrow we celebrate Teachers’ Day. Let us visit our life’s teachers and express our appreciation for sharing their wisdom and showing us the way.



The writer is an editorial writer of the JoongAng Ilbo.

By Yoo Kwang-jong [kjyoo@joongang.co.kr]


스승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그 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작가 김승옥이 1964년 발표한 단편 소설 ‘무진기행’에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 제약회사의 중역인 주인공 윤희중은 고향 무진을 찾는다. 서울과 시골 고향을 오가며 흔들리는 정체성, 삶의 의미를 되새김하지만 그저 막연한 심정으로 일상에 복귀하는 주인공의 얘기가 그려졌다.

무진(霧津)은 우리말로 안개나루. 실재하지 않는 지명이다. 흔들리는 삶의 불안정성을 안개 낀 나루로 형상화했다. 안개야 그렇다 치지만, 나루는 왜 등장할까. 나루는 사람이 옮겨 다니는 길의 목이다. 통일신라 이후에 한반도의 나루들도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다. 사람의 이동과 물자의 유통에 있어서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공자가 길을 물었다. 열국을 돌며 유세하느라 고생을 거듭하다가 지나던 어느 곳에서다. 밭을 갈던 은자(隱者) 장저와 걸닉을 발견한 공자는 “나루가 어디인지 물어보고 오라”며 제자 자로(子路)를 보냈다. “저 수레에 타고 있는 사람이 공자 맞느냐”고 운을 뗀 두 은자는 “공자가 맞다면 나루가 어디인지를 스스로 알 터인데 왜 묻느냐”며 자로를 돌려보낸다.

‘문진(問津)’이라는 성어에 얽힌 일화다. 공자가 물은 나루의 정체가 궁금하다. 고생하며 오가던 여정에서 편안히 이동하는 길을 찾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물음 상대가 자연에 숨어 있는 은자라는 점에서는 그 길이 다른 길일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자신의 정치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분주히 오가며 길을 익혔던 공자이고 보면 그가 물었던 길은 인생의 지침, 나아가 세상을 구하기 위한 제세(濟世)의 길일 것이다.

길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올바른 길에 들어서면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낭패를 보는 게 정리다. 바른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안개나루는 자욱한 그 무엇인가에 가려 보이지 않는 길의 형용이다. 인생의 길이 어쩌면 그 모습이다. 길을 가르쳐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홀림과 깨달음, 미오(迷悟)가 갈마드는 인생의 길에서 스승의 존재는 늘 소중하다. 마침 내일은 스승의 날. 길을 가리켰던 스승을 찾아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이다. 유광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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