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의 부활 발표된 지 80년 된 소설이 이제 와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면 지하에 있는 작가도 놀라 깨어날지 모르겠다. 그런 이변이 목하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키지의 1929년작『게 공선』(蟹工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 한해 동안 예년" /> 자본론의 부활 발표된 지 80년 된 소설이 이제 와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면 지하에 있는 작가도 놀라 깨어날지 모르겠다. 그런 이변이 목하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키지의 1929년작『게 공선』(蟹工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 한해 동안 예년">

중앙데일리

21st century Marxism

[분수대]자본론의 부활  PLAY AUDIO

Nov 17,2008

If a novel published 80 years ago suddenly becomes a bestseller, will the writer awaken from his grave in surprise? Such a scenario may be happening now in Japan with Kobayashi Takiji’s 1929 novel, “The Crab Cannery Ship.” This year alone, 500,000 copies, 100-fold of last year, have been printed. It has also been translated into Korean.

The boom of a book that reflects on the plight of the lower classes, is not just a case of reactionism once again becoming fashionable. Instead, it is the outcome of a serious socioeconomic crisis.

When it was first published, the Kamchatka Peninsula, then Russian-held was a golden fishing ground, where Japanese crab fishing ships used nets to catch crabs.

It was so valuable that Japanese naval ships that saw victory in the Russo-Japan War, would sail to protect the fishing boats. The ships were called cannery ships, because they had a factory to can the catch right on board.

Based on a real story, the novel denounces the inhumane treatment of the laborers on board the ships, who came in search of work, and details the beginnings of their actions to strike.

So why are people in their 20s and 30s, in the 21st century, reading proletarian literature long forgotten, from reality which only appears now in textbooks on the history of literature? Facing severe polarization, a high unemployment rate, the poor working conditions of day laborers and the absence of solutions, Japanese society has diagnosed itself; the young generation’s disappointment with such a reality has led them to identify with the laborers on the cannery ship, which has led to the book’s boom.

It is not only proletarian literature that has seen a revival. In Germany, sales of Karl Marx’s “Das Capital” rapidly increased this year. It is said that the tendency became more pronounced after the financial crisis that started in the United States spread.

Readers must have turned to “Capital,” which had been long forgotten by the general public, over other books by academia, because of growing insecurity and skepticism over the “casino capitalism” that brought about the current crisis.

The Archbishop of Canterbury, Rowan Williams, in a manuscript submitted to The Spectator, attacked the crisis by claiming it “exposes the element of basic unreality in the situation - the truth that almost unimaginable wealth has been generated by equally unimaginable levels of fiction, paper transactions with no concrete outcome beyond profit for traders.” The title of his piece: “Face it: Marx was partly right about capitalism.”

The writer is a deputy political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Yeh Young-june [yyjune@joongang.co.kr]



자본론의 부활


발표된 지 80년 된 소설이 이제 와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면 지하에 있는 작가도 놀라 깨어날지 모르겠다. 그런 이변이 목하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키지의 1929년작『게 공선』(蟹工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 한해 동안 예년의 100배 분량인 50만부를 찍어내 경제전문지가 선정하는 히트상품 목록에 올랐다. 한글 번역판도 나왔다.
『게 공선』붐은 가끔 찾아오는 복고 유행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ㆍ경제적 위기의 산물이다. 소설 출간 당시 러시아 캄차카 반도 근해는 일본의 게잡이 배들이 그물로 노다지를 캐 올리던 황금어장이었다. 게잡이 선단을 보호하기 위해 러ㆍ일 전쟁에서 이긴 일본 해군의 구축함까지 출동할 정도였다. 게잡이 배를 ‘어선’이 아닌 ‘공선’이라 부른 것은 즉석에서 게 통조림을 만드는 공장까지 겸했기 때문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게 공선』은 일자리를 찾으러 이 배를 탄 노동자들에 가해진 비인간적 처우를 고발하고 그들이 자발적 노동쟁의를 일으키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문학사 교재에나 등장할 뿐 현실 속에선 잊혀진 지 오래인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21세기의 독자들이, 그것도 20∼30대가 탐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극화의 심화, 정규직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운 취업난, 파견사원으로 감내해야 하는 열악한 근로조건과 해결책의 부재…. 이같은 현실에 좌절한 젊은 세대가 스스로를 게 공선의 노동자와 동일시하는 현상이 이 소설의 붐을 몰고 왔다는 게 일본 사회 스스로 내린 진단이다.
되살아난 것은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그치지 않는다. 독일에선 올 들어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그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한다. 학문적 영역이 아닌 대중적 관심의 대상에선 까마득히 멀어진 『자본론』을 독자들이 다시 읽는 건 작금의 위기를 부른 ‘카지노 자본주의’에 대한 불안과 회의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영국 성공회의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한 기고문에서 “상상하기 힘든 허구와 가공의 거래(paper transaction)가 상상을 초월하는 이익을 낳는 실상이 금융위기로 인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제목을 달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부분적으로 옳았다.”

예영준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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