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Bypassing the legislature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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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4,2018
At a cabinet meeting on Tuesday, President Moon Jae-in ratified the Sept. 19 Pyongyang Declaration and a military agreement between South and North Korea. The Constitution grants the president the right to approve a treaty that does not “give huge financial burdens to the people.” If Moon really bypassed the National Assembly and ratified the declaration under the judgment that it does not call for a massive budget, he has no legal problems.

But if you look into the details of the Pyongyang Declaration, lots of money is needed to renovate the old railway and road systems in North Korea and put the suspended operation of the Kaesong Industrial Complex back on track. Connecting the railways and roads will be impossible if international sanctions are not lifted. The public also could understand the government’s attempt to resume Mt. Kumgang tours — if Pyongyang sincerely apologizes for one of its soldiers fatally shooting a South Korean tourist in 2008.

Opposition parties still refuse to approve the April 27 Panmunjom Declaration, in which Moon and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agreed to achieve a Korean Peninsula without nuclear weapons and make an end-of-war declaration within this year. Nonetheless, Moon unilaterally ratified the Pyongyang Declaration — a follow-up to the Panmunjom Declaration. The Blue House says it was advised by the Ministry of Government Legislation that the declaration does not have to be approved by the legislature. But the opposition criticized the administration for skipping the Assembly to try to acquire budgets needed to implement what both leaders had agreed on in Panmunjom.

We understand Moon’s determination to achieve denuclearization and peace by improving inter-Korean relations. But it is a big problem for the legislature and opposition parties to be excluded. The opposition has been refusing to endorse the Panmunjom Declaration citing a lack of a concrete estimates of the costs involved.

The government did submit its projected costs for putting the Panmunjom Declaration into action. It only presented a one-year budget for long-term projects, which may cost billions of dollars. Moon’s own push for the ratification of the declaration only sparked stronger resistance from the opposition. Some even ridiculed him for following Pyongyang’s demands.

Inter-Korean relations cannot sail smoothly without bipartisan cooperation. Moon must share information on negotiations with Pyongyang. That is a powerful tool to persuade the opposition.

JoongAng Ilbo, Oct. 24, Page 30
남북 합의 비준,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9·19 평양 공동선언과 남북 군사분야합의서를 비준했다. 헌법상 대통령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는' 조약의 비준권을 갖고 있다. 만약 문 대통령이 "평양 선언 이행엔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국회를 건너뛰고 직권으로 비준했다면 법적으로 흠결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평양 선언의 내용을 보면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정상화 등 중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조항이 많다. 또 철도·도로 연결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 역시 박왕자씨 총격 살해 등 관광 중단의 원인이 된 도발에 대한 북한의 진심어린 사과가 전제돼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평양 선언의 모체인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에 대해 야당이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마당에 후속 합의인 평양 선언을 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비준해 버린 것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청와대는 법제처로부터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야당에선 "'꼬리'(평양 선언) 비준을 구실로 '몸통'(판문점 선언)에 들어갈 비용을 국회를 우회해 확보하려는 꼼수"라고 의심하고 있다.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이끌어내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는 십분 이해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남북 합의가 백지화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비준 절차를 도입한 것도 의미있는 발상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회와 야당이 배제됨으로써 비준 카드가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판문점 선언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데다 구체적인 대북사업 비용 추계도 없는 점을 들어 비준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도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내년에 소요될 판문점 선언 이행 비용 추계치(2986억원)를 국회에 제출하긴 했다. 하지만 대북 지원에 수조~수십억원이 들어갈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달랑 1년짜리 예산안만 내밀며 사실상 법적 영속성을 띠게 되는 판문점 선언의 비준 동의를 요청한 건 야당에 반대 구실만 추가해 준 격이 됐다. 이런 마당에 대통령이 평양 선언 비준을 강행했으니 야당의 반발이 더욱 거세진 건 당연하다. "이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의 '연말까지 분투하길 기대한다'는 '명'을 따르느라 이렇게 서두르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남북 관계는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 없이는 결코 순항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 판문점 합의 비준 동의를 줄기차게 촉구하고 있는 것도 그런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러려면 남북대화와 비핵화 협상 정보를 야당과 공유하고, 야당의 지적 가운데 일리 있는 대목은 대북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부터 하는 게 순리다. 그래야 설득력이 있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합의 이행에 구속력이 담보된다. 야당도 덮어놓고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남북 간 합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소요 비용이 납득할 수준으로 명시된다면 비준에 동의할 용의가 있다"는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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