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It’s better to be prepared (KOR)

Apr 09,2019
The mountainous Gangwon Province is prone to wildfires during the dry and windy spring. Wind gusts form around the cities of Yangyang and Ganseong, and can cause fire to spread quickly. A 2005 wildfire in Yangyang burned down an ancient temple, and another one in 2000 wiped out a forest along the east coast 10 times the size of Yeouido, western Seoul. Last week’s fire, which devastated the cities of Goseong, Gangneung and Sokcho, also took place in early April. Given history, the natural disaster should have been foreseen and therefore prevented.

The wildfires of 2000, 2005 and last week have many similarities: firefighting was nearly impossible at night. The army of firefighters could not prevent fires from spreading to roads and residential areas. The fire trucks alone were unable to deal with fires spread by winds. Helicopters can only be mobilized in the daylight.

Even after nearly two decades, firefighting strategy has remained the same. President Moon Jae-in ordered the “mobilization of all possible resources,” but there are evident limitations to what can be done against wildfires.

There are no firefighting choppers that can be deployed after dark, nor are there fire trucks that can climb mountains. The local firefighting agency purchased a single helicopter that can fly after dark last year, but it is too small to fly against strong winds. Last year, the Gangwon fire authority pleaded for a larger helicopter, but was unable to secure the 25 billion won ($22 million) needed for the chopper.

There is also no ground fire apparatus and equipment customized for mountains. A German brush truck carrying a 3,000-liter water tank costs 1 billion won. Korea is covered with mountains, and yet there is no such a truck in the country. The Gangwon fire authority had also asked for two trucks, but was rejected by the legislature.

Choi Moon-soon, governor of Gangwon Province, said his administration has long been asking for fire apparatuses to fight against wildfires. Instead of idly waiting for help from the central government and legislature, the local government must first use its own budget to bolster its firefighting capacity. The government must also update the country’s firefighting equipment to strengthen readiness instead of scrambling to provide extra budgeting for restoration after the damage has already been done.

The ruling party congratulated the firefighters for getting the fire under control in less than two days. But without real action to enhance firefighting capabilities, wildfires will continue to threaten the lives of the people.

JoongAng Ilbo, April 8, Page 30
야간용 헬기·산악 진화차부터 구비하라

큰 산불은 주로 강원도에서 난다. 대개 극도로 건조하고 바람이 센 봄철에 발생한다.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국지적 강풍 ‘양간지풍(讓杆之風)'이 불씨를 키워 사방으로 날린다. 2005년 양양 산불은 낙산사를 태웠고, 2000년 동해안 산불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열 배 크기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둘 다 지난 4일에 발생해 하루 반 동안 이어진 고성ㆍ강릉ㆍ속초 산불과 마찬가지로 모두 4월 초에 일어났다.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속수무책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재난이라는 이야기다.

2000년, 2005년, 그리고 이번 산불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 있다. 야간에는 사실상 진화 작업이 중단된다는 점이다. 소방 인력이 대규모로 투입되지만, 불길이 도로나 민가로 번지는 것을 막는 역할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소방청이 보유한 살수차로는 국지적 대응만 가능해 실질적 진화 작업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도하다 날이 밝은 뒤에야 헬기를 동원한 본격 진화 작업에 들어간다. 14년 전, 19년 전에도 똑같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심야에 “가용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는데, 현장에서는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등에서 사용하는, 야간에 투입할 수 있는 대형 소방용 헬기가 없다. 산불용 진화차도 없다. 지난해 처음으로 야간에 띄울 수 있는 소방 헬기가 한 대 구비됐다. 그런데 이 헬기는 크기가 작아 강풍이 불 때는 비행하기 힘들다. 강원소방본부가 지난해 국회에 바람이 센 날도 야간에 투입할 수 있는 대형 헬기를 사게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예산 배정을 받지 못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50억 원짜리 야간 투입 가능 헬기 도입은 무산됐다.

산악지대에 특화된 진화차도 돈 문제에 막혔다. 독일산인 이 차량은 대당 약 10억원으로 3000ℓ짜리 물탱크를 갖추고 있다. 한국처럼 산이 많은 곳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비인데도 전국에 한 대도 없다. 강원소방본부가 두 대를 사려 했는데, 국회에서 예산 처리가 미뤄져 한 대도 장만하지 못했다. 하늘에서 투척해 산불을 끄는 ‘소화탄’이 개발돼 지난해 3월에 시연까지 진행됐지만, ‘실전’ 투입이 준비되지는 않았다. 됐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야간에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산불은 대개 강풍이 부는 날 발생하는데, 그런 날 밤에 소화탄을 싣고 나를 수 있는 헬기가 없기 때문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5일 방송 인터뷰에서 “산불이 나면 즉시 가서 진압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었는데, 헬리콥터를 하나 사 달라, 이걸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청도 중앙정부나 국회 탓을 하기에 앞서 지방 예산을 활용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중앙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지정, 추경 배정 등 뒷북 대책으로 호들갑을 떨기보다 수십조원의 퍼주기식 예산 중 일부를 떼 야간 소방 헬기 등 구입에 투입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산불이 하루 반 만에 꺼지자 여권은 청와대와 총리실의 기민한 대응을 자랑했고,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현장 방문을 칭찬했다. 필요한 대응책을 진지하게 말하는 정치인과 관료는 찾기 힘들다.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치는 이런 현실이 계속 이어진다면 화마는 언제든 우리 삶의 터전을 다시 위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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