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Emperor Akihito’s happy retreat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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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2,2019
YOON SEOL-YOUNG
The author is a Tokyo correspondent of the JoongAng Ilbo.

“It is fortunate that he is abdicating while he is still alive.” This was the most appropriate expression about the atmosphere in Japan as Emperor Akihito was about to abdicate. For weeks before the Heisei era began on January 9, 1989, the focus was on when his father Hirohito would die. Information about his health, such as his temperature and heartbeat, were reported every day, but it was not easy to mention the death of the Japanese emperor. The prime minister and foreign minister couldn’t even travel abroad.

In a television commercial for a well-known automobile, the model’s line “Are you doing well?” was muted after the king died, because the expression was not appropriate during the mourning period. It was ridiculous, but Japanese people were cautious during this time. Compared to the past, the transition to the Reiwa era has been more light and pleasant. While the Japanese monarch is only a symbolic role, people seem to be celebrating the event as if a new era is really opening. Convenience stores are already selling a set of clear files and Japanese flags labeled Reiwa. Countdown events took place across the country on the eve of May 1.

As abdication approached, people flocked to wherever Akihito and his wife visited. They applauded and acknowledged their hard work. Former Prime Minister Yasuo Fukuda called the abdication a “happy retirement.”

Emperor Akihito won support from the people because he showed interest in the vulnerable and sent messages of peace and opposed war with his words and actions. At his birthday press conference in December 2018, when he made his last official remarks during his reign, Akihito said it was important to correctly convey history to people born after the World War II. Many interpreted his remark as a criticism for the historical revisionism of the Abe government.

Shortly before the conference, Akihito visited Okinawa, where the Japanese government was confronting locals over the construction of a U.S. military base. It was his 11th visit. When he visited Okinawa as the crown prince, Molotov cocktails were thrown in his direction. “I would accept whatever happened to me,” he said. He visited Saipan for the 60th anniversary of the end of World War II and Palau for the 70th anniversary. He said he could not forget to mourn the war victims.

Akihito is 85 years old. Despite his old age, he is reportedly quite healthy. After his abdication, he will be just a member of the royal family.

JoongAng Ilbo, , April 30, Page 33
아키히토 일왕의 '행복한 은퇴'

“생전 퇴위라 다행이다.” 아키히토 일왕 퇴위를 앞둔 지금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가장 적절하게 표현 중 하나다. 1989년 1월 9일 헤이세이(平成) 시대로 바뀌었던 당시엔 몇 주 전부터 히로히토 일왕이 언제 사망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왕의 체온이나 맥박 등 건강 상황이 매일 세세하게 보도됐지만, 누구 하나 일왕의 죽음을 입에 올리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새 연호를 정하는 작업은 진행해야 하고, 총리나 외상은 외유에 나설 수도 없는 애매한 시기였다.

당시 TV에서 방영된 유명한 자동차 광고가 있었는데, 일왕이 죽고 나자 광고모델이 “잘 지내십니까(お元気ですか)”라고 묻는 부분을 음성을 삭제한 채 입만 벙긋거리는 모양으로 전파를 탔다. 상중(喪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우스꽝스럽지만,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그에 비하면 레이와(令和) 시대로의 변화는 훨씬 밝고 경쾌한 분위기다. 상징으로만 존재하는 일왕이 바뀌는 것뿐인데, 마치 새 시대가 온 것처럼 축하하는 분위기다. 편의점에선 벌써 ‘레이와’가 적힌 클리어파일과 일장기 세트가 판매되고 있다. 5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곳곳에서 카운트다운 이벤트도 한다.

퇴위가 가까워지자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다니는 곳마다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린다.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라며 박수를 쳐주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이번 일왕의 퇴위를 ‘행복한 은퇴’라고 표현했다.

아키히토 일왕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재임 중 한결같이 약자에 대한 관심, 평화와 반전에 대한 메시지를 말과 행동으로 발신해왔기 때문이다. 재임 중 마지막 발언으로 주목됐던 작년 12월 생일 기자회견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도 (역사를) 올바르게 전달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올바르게’에 방점을 찍으며, 역사 수정주의로 흐르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고 해석했다.

그 직전엔 일본 정부가 미군기지 건설로 주민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키나와를 찾아갔다. 11번째 방문이었다. 왕세자 시절 화염병이 날아드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받아들이겠다”며 오키나와를 찾았다고 한다. 종전 60주년엔 사이판, 70주년엔 팔라우 등 전쟁 피해지역을 찾았다. 그는 전쟁 희생자들을 추도한 것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올해 만 85세인 아키히토 일왕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건강하다고 한다. 은퇴 후 일왕이 아닌 왕실계의 자연인이 된 그의 행보에 관심이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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