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Where’s the contract?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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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0,2019
LEE JI-YOUNG
The author is a deputy cultural team editor at the JoongAng Ilbo.

After Director Bong Joon-ho’s “Parasite” won the Palme d’Or at the 2019 Cannes Film Festival, the “standard contract” is garnering attention again. To film the movie, the director drafted a standard contract with production staff and abided by the Labor Standards Act. Having produced multinational project “Snowpiercer” in 2013 and Korea-U.S. collaboration “Okja” in 2017, Bong has learned how to work according to union regulations in the United States.

A standard contract is a contract that defines agreements between management and workers on the amount of wages, how wages are paid, work hours, insurance and overtime payment. It is common sense that a worker provides labor after making a contract with the user, but the custom of having a contract is still not established in the arts industry. According to a 2018 survey on artists by the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only 42.1 percent of artistic activities in film, art and music were based on contracts. More than half of the time, people start working without even an oral agreement on how much they will be paid and when.

Of course, a contract is not a universal solution. In many cases, unfair “slavery contracts” exist between entertainers and managements. Lee Jong-seung, head of the performing artists’ union, said that some actors are paid 5,000 won ($4) per performance in plays in Daehak-ro. In such cases, actors themselves are reluctant to write a contract as it could expose their low wages.

Reflecting the opinions of the cultural and arts industry insiders, the Culture Ministry has proposed a guideline on standard contracts since 2013. There are 56 standard contracts in nine fields. Yet standard contracts in arts are a recommendation, not a requirement.

The working conditions for artists who are not protected by contracts lead to poor treatment. A survey of 580 television and radio writers by the National Union of Media Workers last month revealed the reality that even basic labor rights are not protected. Only 25.2 percent of people signed a contract, and more than half, 52.8 percent, experienced delayed payment. Among the 420 full-time writers, only 3.1 percent are covered by the four insurances and only 2.8 percent receive overtime pay.

If you want to enjoy quality culture and arts, the rights of the cultural and artistic professionals must be protected. Fair working conditions allow them to pursue arts and lead to global competitiveness of artworks. “Parasite” is good evidence.

JoongAng Ilbo, May 29, Page 29
기생충’과 표준계약서
문화팀 차장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표준계약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제작 스태프들과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면서 영화 ‘기생충’을 찍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다. 봉 감독은 다국적 프로젝트 ‘설국열차’(2013)와 한미 합작 영화 ‘옥자’(2017)를 제작하며 미국식 조합 규정에 따라 일하는 법을 체득했다고 밝혔다.

표준계약서는 임금 액수와 지급 방법, 근로시간, 4대 보험, 시간외 수당 등에 관해 노사가 약정한 사항을 명시한 계약서를 말한다. 근로자가 사용자와 계약을 한 뒤 노동력을 제공하는 게 상식이지만, 예술분야에서는 계약 문화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영화ㆍ연극ㆍ문학ㆍ미술ㆍ음악 등 예술활동을 하며 계약을 체결한 비율은 42.1%(서면계약 37.3%, 구두계약 4.8%)였다. 얼마를 언제 받을 수 있는지를 구두 협의조차 하지 않고 일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 것이다.

물론 계약이 능사인 것은 아니다. 종종 연예인과 소속사 사이의 ‘노예계약’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공연예술인노조 이종승 위원장은 “대학로 연극의 회당 출연료가 5000원인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경우 배우가 ‘내가 이것밖에 못 받는 걸 노출하기 싫다’며 계약서 작성을 꺼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2013년부터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9개 분야 56개의 표준계약서가 있다. 하지만 예술계의 표준계약서 작성은 권고 사항일 뿐 의무는 아니다. 정부 지원 사업을 신청할 경우 등에 한해 조건으로 걸어뒀을 뿐이다.

계약 단계부터 부실한 예술인들의 근로 환경은 열악한 처우로 연결된다. 지난달 전국언론노조가 방송작가 58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노동기본권이 보장돼 있지 않은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들 중 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하는 경우는 25.2%에 그쳤고, 절반 이상(52.8%)이 임금 체불을 경험했다. 또 매일 일정한 시간 근무하는 상근 작가 420명 중에서도 3.1%만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었고, 시간외 수당을 받는 경우는 2.8%에 불과했다. 이미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휴가 개념도 거의 없다. 아파도 병가를 낼 수 없어 응급실에서 자막을 작성하고 상중(喪中)에 장례식장에서 대본을 집필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다면 문화예술인들의 직업인으로서의 권익도 지켜줘야 한다. 공정한 노동 환경은 이들의 지속가능한 예술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작품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기생충’이 좋은 증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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