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Choosing sides (KOR)

June 08,2019
The United States and China are becoming increasingly blunt in asking Korea to take sides in the high-stakes battle over Huawei Technologies. U.S. Ambassador to Korea Harry Harris attending an IT conference in Seoul issued a warning about the “long-term risk” for Korean companies if they choose an “unreliable supplier,” with obvious reference to Huawei. It is the first time a U.S. government official has publicly called for Korean companies to join its sanctions on the world’s largest network gear and second largest smartphone maker. The comment came after the Chinese foreign ministry issued a statement demanding Korea make a “prudent judgment” on actions related to Huawei. Regardless of the outright audacity of the U.S. envoy pressuring the Korean government and the country’s private enterprises, Korea must face the moment of truth whether it likes it or not.

Most traditional allies — Japan and the United Kingdom — have joined the U.S.-led anti-Huawei campaign. But Korea, with heavy reliance on China and Huawei, cannot easily jump on the bandwagon. While Korea’s purchase of network equipment from Huawei reached 500 billion won ($424 million) last year, the Chinese company purchased $10.65 billion worth of Korean components. Severed ties with Huawei could devastate LG U+, which powers its 5G network on Huawei, as well as chipmakers 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as Huawei is a major customer for both.

Korean enterprises remember how ruthless Beijing can be, having experienced the retaliatory attacks following the installation of the U.S.-le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antimissile system. Lotte Mart had to withdraw entirely from China after the grocery chain suffered administrative punishment and faced a consumer boycott because its parent group provided a location to host the antimissile system. Korea suffered over 16 trillion won in losses from a 7 percent cut in exports to China and 60 percent plunge in tourists from China. Any retaliation against Korean component companies, which have shipped trillions of won worth of components to China, could spell doom for Korea’s IT companies.

The Trump administration puts economy on the same page with security and the alliance. Korea must muster all its diplomatic wisdom and capabilities to minimize the damage and maximize national interest. Seoul should have taken precautionary steps on behalf of Korean companies based on the tradition of trust with Washington to avoid outright pressure to choose sides.

But we so far see little effort from the government. It does not seem to have the confidence of Washington or Beijing. The National Security Board meeting held right after the U.S. blacklisting of Huawei entirely focused on inter-Korean issues. Even as the trade war has spilled over to Korea, the Blue House and government are preoccupied with aid to North Korea. It is no wonder Korea companies ask for whom the government exists.

JoongAng Ilbo, June 7, Page 30
발등의 불 떨어진 화웨이 사태,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화웨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저마다 "내 편에 서라"며 가하는 샌드위치 압박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5일 국내 IT업체를 초청해 연 통신 기술 콘퍼런스에서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화웨이)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반(反) 화웨이 동맹'에 한국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 인사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중국 외교부 입장이 나오자 강력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대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을 직접 압박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문제와는 별개로 우리 정부로선 원치 않는 선택의 순간을 예상보다 훨씬 빨리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일본과 영국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이미 줄줄이 반 화웨이 전선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워낙 큰 경제 현실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미국 편에 서가 쉽지 않다. 한국이 지난해 화웨이로부터 구입한 장비는 5000억 원에 불과한 반면 화웨이가 한국 기업들에 사 간 부품은 106억5000만 달러(12조6000억원)에 달한다. 만약 한국이 미국 요구대로 거래를 중단하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 U플러스 뿐만 아니라 중국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더 나아가 한국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2016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몽을 떠올려보면 결코 기우가 아니다.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아예 철수하는 등 대중 수출은 7%, 중국 관광객은 60%가 줄어 피해액이 16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의 대(對) 중국 소재부품 수출액은 이보다 훨씬 큰 120조 원이라 만약 중국이 소재부품에 보복을 가하면 국내 IT 산업이 받을 타격은 재앙에 가깝다.

특히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은 경제를 안보와 동맹 이슈로 접근한다. 피해는 최소화하고 국익은 극대화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미국의 반 화웨이 전선이 갑자기 닥친 천재지변이 아닌 만큼 굳건한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 측에 한국 기업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시켜 노골적인 샌드위치 압박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우리 정부에게선 이런 외교적 노력을 감지하기 어렵다. 파국을 막을 물밑작업은커녕 하소연 들어줄 상대도 없는 외톨이 신세가 아닌지 걱정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미국의 화웨이 퇴출 선언 직후에 열린 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선 남북대화 문제만 중점 논의됐다. 미·중 압박이 한층 거세진 지금도 당장 눈앞에 닥친 미·중 전쟁 얘기 대신 대북 지원 얘기만 요란하게 흘러나온다. 이러니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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