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Textbooks are not a political trophy (KOR)

June 27,2019
Social studies textbooks for sixth grade elementary class distributed in spring last year changed the wording of the “establish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in 1948” to the “establishment of the Republic of Korean government in 1948.” The change reflects President Moon Jae-in’s belief that the roots of Korea should go back to 1919 — the year when a provisional Korean government was set up in China — instead of 1948, the year when the conservative Syngman Rhee administration was established.

The textbook’s top editor Park Yong-joo, a professor at Chin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denied that he made such changes or agreed to them. The case was referred to the prosecution. According to the Daejeon District Prosecutors’ Office, three people — an official of the education ministry, a researcher, and a publisher — made the changes themselves and fabricated Professor Park’s signature and documents to have them look as if the head editor had approved them.

The prosecution closed the case and turned the three suspects over to the courts without physical detention for document fabrication. Of course, the Education Ministry official in question could have committed the crime because of a rare passion for history. But it is hard to believe a civil servant, which usually have a compliant nature, would go that far and take such risk. He would have vividly witnessed how officials in the Education Ministry suffered through demotion or other means after following the former conservative government’s controversial guidelines on nationalizing history textbooks. Yet the prosecution concluded the ministry employee acted alone.

The official was later appointed as head of an overseas education outpost on Korean studies just ahead of the distribution of the new textbook. An overseas education center head is a fiercely competitive post within the ministry, as the state subsidizes the family’s living cost and children’s education for three years in the host country. The position could have been a reward for following orders coming from a higher level. Even as he was being investigated by the prosecution, he was not summoned back to Korea for questioning and remains overseas. There are too many questions that have been left unanswered, despite the closing of the probe.

Then Education Minister Kim Sang-gon claimed all changes or edits in textbooks were made through “legitimate” procedures when he was questioned by lawmakers last year. He denied that he had made a separate order, as the responsibility over textbooks was with the publisher and editor. The prosecution must find out whether any other senior officials were involved. Otherwise, it will also come under suspicion of succumbing to the powers that be. The Supreme Prosecutors’ Office must examine the probe findings and order a re-investigation if necessary.

The case resulted from the sad reality that historical interpretations and school textbook are tailored by the ruling power. Public employees and scholars make changes whenever power changes hands. Textbooks should not be a trophy of political power.

JoongAng Ilbo, June 26, Page 30


지난해 봄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제목과 본문이 고쳐진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가 배포됐다. 수정된 내용은 건국이 1919년에 이뤄졌고, 1948년에는 정식 정부가 생긴 것뿐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역사관에 부합한다. 그런데 집필자로 이름이 올라 있는 박용주 진주교대 교수는 “내가 고치지 않았고, 수정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고, 수사 내용을 담은 공소장이 그제 공개됐다. 대전지검은 교육부 담당 과장ㆍ연구사와 출판사 직원이 짜고 무단으로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면서 박 교수가 출판사에 맡겨 놓은 도장을 이용해 가짜 서류를 만들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세 사람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수사를 마쳤다. 이들이 알아서 다 했다는 것이다. 교육부 과장이 남다른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있어 일탈했거나, 윗선의 의중을 자의적으로 헤아려 범행을 계획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행위는 보신 능력이 탁월한 보통 교육부 공무원의 행동과는 거리가 멀다. 더구나 교과서 ‘조작 수정’이 진행된 시기는 전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관여한 교육부 관료들이 ‘적폐’로 분류돼 좌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과장이 독단적으로 문서 조작까지 하며 교과서에 손을 댔다는 검찰 수사의 결론을 과연 누가 믿겠는가. 거부하기 힘든 압력 또는 요구가 있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지 않은가.

해당 과장은 교과서 배포 직전에 아시아 지역 한 국가의 한국교육원 원장으로 임명됐다. 교육원장은 3년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자녀를 그곳에서 교육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자리다. 따라서 교과서 조작 수정에 따른 특혜성 인사이거나 문제가 될 때에 대비한 입막음용 인사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는 수사를 받고 기소가 됐는데도 해외에 체류하며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석연치 않은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지난해 교과서 수정 의혹이 제기되자 김상곤 당시 교육부 장관은 국회에서 “교과서 수정ㆍ보완은 적법하게 진행됐다. 그것은 출판사와 집필자의 문제이며 따로 지침을 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과 교육부 고위 관료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게 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 만약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그런 판단을 했다면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꼬리를 내린, 검찰 흑역사의 한 대목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검은 수사 과정을 살펴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재수사를 지시해야 한다.

이 사건은 근원적으로 정권의 '취향'에 따라 역사 해석과 교과서 제작을 하는 후진적 정치 문화에 기인한다. 정권이 교체되면 교과서 제작 방식과 내용이 뒤바뀌니 공무원은 눈치를 보고, 학자는 줄을 선다. 수년마다 역사가 새로 쓰인다. 이처럼 조작으로 누더기가 되기도 한다. 교과서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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