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Exploiting nationalism (KOR)

July 10,2019
The Korean industry has been shaken by Japan’s export restrictions on three core materials needed for chip and display production. Lee Jae-yong, vice chairman of Samsung Electronics, has flown to Japan to study Tokyo’s intentions and future moves. President Moon Jae-in rounded up leaders of the top 30 business groups on Wednesday to formulate a joint strategy. Political and business leaders have to unite and share wisdom in times of crisis.

The ruling Democratic Party (DP) belatedly launched a special committee to study the ramifications of the Supreme Court rulings made in October, which ordered Japanese companies to compensate individuals for their forced wartime labor. However, whether the committee is really aimed at helping the government find a solution remains unknown. Rep. Choi Jae-sung, chair of the special committee, said the situation calls for a “civilian rebellion” against a foreign attack. He was more or less encouraging a consumer boycott.

In the Joseon Dynasty (1392-1910), the people had to raise their own army to fight Japanese invaders because the royal court and the military could not defend them. Korean businesses and citizens today are on their own again and helplessly exposed to attacks from Japan because the government idly sat back and stayed clueless until Tokyo mounted a powerful retaliation. Still, this is no time to resort to public action. Those in power must demonstrate strength and capability to ease the public, not stir them.

Park Beom-gye, a senior lawmaker of the DP, wrote on Facebook that there are still some Koreans who “like Japan” more than necessary. Any critic to the government’s policy on Japan is stigmatized as pro-Japanese by the liberals. There is no need to be over-indulgent with the Japanese, but it is also outdated to believe that being anti-Japanese is patriotic and just. An ideological response will only push Japan farther to the right.

There have been some boycotts and voluntary cancellations of trips to Japan. It is naïve to believe that an emotional response will move Tokyo. Some heated comments from ruling party lawmakers can only fuel the Japanese people’s support for the nationalistic policy. Prime Minister Shinzo Abe may be waiting for a fiery response from Korea for his cabinet to ratchet up retaliatory action. Sensible politicians should ask the public not to get caught up in a diplomatic row. Resorting to nationalism is only falling into a trap.

JoongAng Ilbo, July 9, Page 30
귀를 의심케 하는 여당 특위 위원장의 ‘의병 모집’ 발언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로 우리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현지로 떠나 직접 상황 점검에 나선 사실이 현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해 준다. 문재인 대통령도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연다고 한다. 이런 비상 시국에는 여와 야, 민과 관이 따로 없다. 지혜를 모아 급한 불을 꺼놓고 해법을 찾을 때다.

그런 점에서 대법원 징용공 판결 이후 8개월간 상황을 방치해 오던 집권 여당이 뒤늦게 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킨 건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계속 손놓고 있는 것보다는 나은 일이다. 그런데 위원장을 맡은 중진 의원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 민주당이 8일 출범시킨 ‘일본 경제보복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이 정도 경제침략 상황이면 의병을 일으켜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발언은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일으키고 반일 시위에 앞장서라고 선동하는 말로 들린다.

우리 국민 누가나 알듯, 의병은 임진왜란이나 구한말 국가 운명이 백척간두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응도 못해 외세에 휘둘리던 조정의 무능과 무기력을 보다 못한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떨쳐 일어난 것이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이후 정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하다 발등의 불이 떨어지자 뒤늦게 허둥대는 상황을 보다 못한 충정어린 발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방법은 틀렸다. 의병으로 맞설게 아니라 차가운 이성과 냉철한 전략으로 일본에 대응해도 모자랄 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박범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내에는 분명히 일본을 평균 이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부류가 있어 보인다”고 썼다. 정부의 대일 정책을 비판하기만 하면 ‘토착 왜구’란 낙인을 찍어 몰아붙이는 편가르기 전략의 발상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발언이다. 일본을 특별히 좋아할 필요도 없지만 맹목적인 반일을 마치 정의의 구현인 양 동일시해 부추기고 선동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지금 친일 프레임을 씌워 적전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야말로 일본을 이롭게 할 뿐이다.

일본의 보복조치 발표 이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나 일본 여행 취소 운동이 일각에서 일어나고 있다. 당장의 화풀이 용도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일본 정부에 타격을 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일부 여당 정치인들의 발언은 일본의 조치에 불붙기 시작한 국민 감정에 기름을 들이붓는 격이다. 한국 정부가 민간 여론을 빙자하여 설익은 맞대응 조치를 발동하길 아베 신조 총리는 내심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보복조치의 강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핑계가 되기 때문이다. 양식있고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을 불매운동을 말려야 한다. 이 틈을 타 얄팍한 민족주의를 선동하는 정치인들의 언행은 일본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 속으로 스스로 뛰어들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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