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Deciphering the throne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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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6,2019
YOON SEOL-YOUNG
The author is a Tokyo correspondent at the JoongAng Ilbo.

“Emperor weather,” said a professor who appeared on NHK on Oct. 22, the day of the enthronement. It had rained the previous day, but the rain stopped as the ceremony began.

On the NHK website, an article about the clear weather on the day of the enthronement ceremony topped the “Most Read” list. It was followed by an article about the first snow on Mount Fuji.

Some people even said that the rain that day was thanks to the sword in charge of the clouds that are among the three sacred treasures in Japanese legend. I felt eerie as Japanese Prime Minister Shinzo Abe stretched his arms out and shouted “Tennoheika Banzai” three times.

Among the nearly 2,000 guests at the ceremony, two people stood out. One was 17-year-old student Rinko Sagara, who recited “Poem of Peace” at the memorial ceremony for war victims in Okinawa last year, and the other was 87-year-old Setsuko Thurlow, an activist at the 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 (ICAN), which won the 2017 Nobel Peace Prize.

Rinko Sagara’s “Poem of Peace” is about the Battle of Okinawa, that resulted in 200,000 casualties, and contains a strong anti-war message.

“That day turned this island that I love into an island of death.”

“There is no real peace from possessing the foolish force of war potential.”

Her words were also a message to the Abe government pushing to expand bases belonging to U.S. forces despite the opposition of the residents of Okinawa.

Setsuko Thurlow, a Hiroshima atomic bombing survivor, represented ICAN and accepted the Nobel Peace Prize on its behalf. In her acceptance speech she emphasized that Japan had been bombed and strongly censured the Abe government for not participating in the United Nations 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In fact, the Japanese government showed a lukewarm response when ICAN won the Nobel Prize. The foreign ministry issued a statement two days later, quite a stark contrast to when Abe personally sent a congratulatory message to Kazuo Ishiguro, a British novelist of Japanese heritage who won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the same year.

While both were not welcomed by Abe, they have deep connections to the Akihito couple. The two were invited to the ceremony as an expression by the new Japanese emperor to continue the anti-war, peace message of Akihito.

The discrepancy between the efforts to find a trace of god from the Japanese emperor, the imperial sovereignty in the ceremony, and a human emperor as a symbolic figure cannot be closed easily.

JoongAng Ilbo, Oct. 25, Page 32
2019년, 레이와 그리고 일왕

“엠퍼러 웨더(Emperor weather).”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한 지난 22일, NHK에 출연한 한 대학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전날부터 굵은 비가 내렸는데, 즉위식이 시작되자 비가 그친 걸 두고 한 말이었다.

NHK 뉴스웹페이지엔 “즉위식 직전에 날이 개고, 무지개가 떴다”는 기사가 사진과 함께 ‘많이 읽은 뉴스’에 걸려있었다. “후지산에 첫눈이 내렸다”는 기사도 뒤를 이었다. 일왕에게 신과 같은 영험함이라도 느낀 걸까. 실제로 전날 비가 내린 것은 “일본신화에 나오는 삼종신기(三種神器) 가운데 구름을 관장하는 검이 비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즉위식 마지막에 아베 총리가 팔을 곧게 뻗어 ‘덴노 헤이카 반자이’를 세 번 외치는 장면이 겹쳐지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가 하면 즉위식에 참석한 2000명 가까운 내외빈 가운데 눈에 띄는 2명이 있었다. 작년 오키나와 전몰자 추도식에서 ‘평화의 시’를 읽은 여중생 사가라 린코(17)와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무기폐기국제운동단체 ICAN의 활동가 설로우 세츠코(87)다.

20만명 넘는 사상자를 낸 오키나와 전투의 비극을 소재로 한 사가라 린코의 자작시 ‘평화의 시’는 강한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죽음의 섬이 되어버린 날” “전력(戰力)이라는 어리석은 힘으로 얻어지는 평화는 없다”는 작은 소녀의 외침은 오키나와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군기지 확장을 밀어붙이는 아베 정권에 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이기도 한 설로우 세츠코는 ICAN을 대표해 노벨평화상 수상식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피폭국임을 강조하면서도 유엔핵무기금지조약에는 참여하지 않은 아베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실제로 ICAN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일본 정부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외무성이 이틀 뒤에야 논평을 냈는데, 같은 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계 영국인 이시구로 가즈오에게는 아베 총리가 직접 축하 메시지까지 밝힌 것과 확연히 대조됐다.

둘 다 아베에게는 껄끄럽지만 아키히토 상왕 부부와는 인연이 깊다. 두 사람을 즉위식에 초대한 건 아키히토 상왕의 반전,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승계하겠다는 새 일왕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도 한 셈이다.

일왕의 즉위식은 숱한 얘깃거리를 낳고 있다. 일왕은 3분도 채 안 되는 짧은 발언을 했지만, 학자들은 토씨 하나까지 해석하며 '레이와 시대'의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일왕에게서 신의 흔적을 찾는 모습과 즉위식 곳곳에 남아있는 ‘천황 주권’ 그리고 인간으로서 ‘상징 천황’에서 느껴지는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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