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Dereliction of duty (KOR)

Nov 20,2019
In a strange turn of events, the National Assembly has demanded more spending from the government even after it drew up a 513 trillion won ($439.3 billion) supersized budget for next year. The legislature’s 17 standing committees want the government to increase its spending by 25 trillion won, including 2.3 trillion won for construction in constituencies of lawmakers. Most of the money will be spent to help win votes in the general elections next April. The government’s big budget has already been under attack for earmarking money for improving infrastructure in communities represented by lawmakers from both sides of the aisle.

A legislature should keep a close watch on an administration’s spending plans and cut the money if necessary. But our lawmakers are going in the opposite direction. Instead of playing their proper role as a fiscal watchdog, they are encouraging the government to spend more.

Korea’s fiscal condition has reached an alarming level. The government will have to issue bonds worth 60 trillion won to make up for fiscal losses next year. The government expects its debts to exceed 1,000 trillion won by 2023. Fiscal experts say that is quite an optimistic projection. The Moon Jae-in administration expected its fiscal deficit for this year to hit 42.3 trillion won. But the deficit has reached 49 trillion won by September. Did presidential spokesperson Ko Min-jung speak correctly when she underscored the need to spend money as it “gets rotten if you only stack up grains in a barn.”

The prospects for next year are not bright. Due to the poor performance of the corporate sector, the Moon administration has trouble collecting corporate tax from companies. For instance, operating profit of major companies decreased by a whopping 75 percent in the third quarter. With less corporate tax than before, the government must spend less.

The government’s idea of fiscal integrity seems suspicious. Deputy Prime Minister for the Economy Hong Nam-ki said he will consider the introduction of internal rules to protect fiscal integrity in the second half of 2020 — several months after the election in April. In 2016, the ministry drafted a bill to strengthen fiscal health to prepare for a rapidly-aging society. If the government only mends it a bit, it can announce the rules shortly. Why does it want to delay it until after the election?

Government budgets tend to grow. The National Assembly must immediately start preparing fiscal rules before it’s too late. Otherwise, its members will face revenge by our future generations.

JoongAng Ilbo, Nov. 20, Page 34
'재정 파수꾼' 역할 내팽개친 국회의 직무유기

갈수록 태산이다. 감당하기 힘든 513조원 슈퍼 예산안(정부안)을 국회 상임위들이 더 불리겠다고 하고있다. 17개 상임위 가운데 13곳 예비심사에서 25조원 확대를 요구했다. 지역 건설 2조3000억원, 이장ㆍ통장 수당 1320억원 등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예산들을 추가로 잔뜩 요청했다. 그러잖아도 “총선용 선심투성이”라 비판받는 게 내년도 예산안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는 생활 SOC 사업에 10조4000억원을 뿌린다. 국회는 눈에 불을 켜고 수상한 예산들을 찾아내 깎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완전히 거꾸로다. 재정이 나빠지든 말든, 일단 돈부터 뿌리고 보겠다는 투다. 소중한 세금이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감시해야 할 ‘재정 파수꾼’으로서의 본분을 완전히 망각했다.

지금 한국의 재정 상황은 절대 녹록지 않다. 내년에 모자라는 세수를 메꾸기 위해 찍어야 할 적자 국채가 60조원에 이른다. 나랏빚은 자꾸 쌓여 2023년이면 10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게 정부 추계다. 이마저도 낙관적 전망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올해 재정수지 목표가 42조3000억원 적자이건만, 9월까지 누적적자가 벌써 57조원에 이르렀다. 나라 곳간이 바닥나는 바람에 급전을 끌어쓰다시피 하고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재정증권 발행액이 올해 벌써 49조원이다. 길어도 두 달 안에 갚아야 하는 돈이다. 현실은 “곳간에 쌓아두면 썩는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말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내년 또한 밝지 않다. 기업들 실적이 곤두박질쳐서다. 상반기 주요 기업 영업이익은 1년 새 반 토막 났고, 3분기엔 무려 75% 감소했다. 내년에 법인세가 충분히 걷힐 리 없다. 국가 세수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법인세수에 차질이 생기면 재정도 심한 압박을 받는다. 내년에 경기를 살리기 위해 곳간을 풀더라도 불요불급한 예산은 철저히 걸러내야 하는 이유다.

재정 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태도 또한 미심쩍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준칙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발표 시기는 총선 후인 내년 하반기다. 너무 늦다. 기재부는 이미 2016년 저출산ㆍ고령화 추세 등을 고려해 재정 건전화 법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를 적절히 손보면 준칙은 곧 발표할 수 있을 터다. 그런데도 총선 뒤로 늦추는 이유는 뭔가. 총선 때 큰 논란이 될 것을 막아보려는 꼼수는 아닌가

예산은 계속 늘어나려는 타성이 있다. 한 번 감당키 어려운 예산을 세우면 그 뒤에도 줄줄이 버거워진다. 내년 예산안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에 우리가 미래에 맞닥뜨릴 현실이다. 국회는 예산안 감액 조정에, 정부는 재정 준칙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았을 때 덤터기 쓸 미래 세대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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