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ty-minded satirists crossed the line
Published: 31 Jan. 2012, 22:22
The controversy over scanty fashion resurfaced when the hosts of the popular podcast “I’m a Petty-Minded Creep” urged female listeners to send in photos of themselves posing in bikinis. “Former lawmaker Jeong Bong-ju is spending lonely nights and taking sex-drive suppressants,” they said on the program. “So please feel free to send in your bikini photos.” Some female supporters posted photos with messages like “Free Jeong Bong-ju” written on their partially revealed chests. To be frank, I was grateful.
But the reality is that these photographs went too far. While there is room for these satirists to work, they have crossed the line.
They may think that anything is justifiable because they have a political message and countless supporters.
Or they could be modeling after the SlutWalk protests against excusing sexual offenses based on women’s appearances, or the nude anti-fur protests. At any rate, if they call it freedom of speech, those lawmakers criticized for inappropriate comments may feel wrongfully accused.
A sense of mortification followed immediately after viewing the photos because I belong to the general group of offenders. In fact, feminist scholars have been discussing the female body as a commodity and object. Two contradicting responses have been proposed, refusing to be a beautiful woman and considering beauty as a privilege. However, both stances are not free from a patriarchal perspective, so other ways are being actively discussed to improve the status of women (Lee Yeong-a, “Making of Beautiful Women).
Gender issues are a minefield with complicated clashes of interests. There is no one clear solution. “I’m a Petty-Minded Creep” should sincerely apologize. And the apology should be shared by all men in the country, whether they like the show or not.
The author is an editorial writer of the JoongAng Ilbo
by Noh Jae-hyun
몇 해 전 무더운 여름. 여성들의 노출패션·속옷패션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을 때였다. 집에서 TV를 보다가 쿡쿡 새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한참 애먹었다. 젊은 여성 리포터가 서울시내 번화가에서 노출패션에 대한 시민 반응을 생방송으로 취재하고 있었다. 길 가던 할아버지 한 분이 마이크 앞에 세워졌다. “아버님. 요새 젊은 여성들이 너무 노출이 심한 것 같지 않으세요? 어떻게 보세요?” 리포터는 노인이 당연히 눈살 찌푸리고 혀를 찰 줄 알았던 모양이다. 웬걸. 할아버지는 겸연쩍게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뭘, 나야 고맙지 뭐….” 복역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응원한답시고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들이 여성들에게 비키니 차림 사진을 보내달라고 독려해 논란이다. 나꼼수 방송을 통해 “정봉주 전 의원께서는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부끄럽게도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계십니다. 그러하오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고 했다. 그러자 몇몇 여성이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 같은 글귀가 쓰인, 자기 가슴 일부가 드러난 사진을 찍어 올렸다. 나도 그 사진들을 솔직히 털어놓자면 ‘고맙게’ 보았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아마도 정치적 메시지와 수많은 추종자라는 ‘마패’가 있으니 무엇이든 정당화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니면 성폭력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데 항의하는 슬럿워크(slut walk)나 모피 반대 알몸시위 같은 외국 사례를 본뜬 걸까. 나꼼수는 전에도 정 전 의원을 위해 여배우들을 동원하고 싶어했으니 습관성 마초 기질이 발동했을 수도 있겠다. 표현의 자유라고? 그렇다면 “다 줘야 하는데” “자연산”이라는 망언을 한 의원들이나 ‘오바마 건배사’를 읊었다가 사퇴한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는 참 억울한 경우다. 가슴 사진에서 고마움 직후에 불편함이 찾아온 것은 내가 남성이라는 ‘범(凡)가해자’군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여성학계에서도 여자 몸의 상품화, 소비객체화에 대해 진작부터 고민과 논의가 많았다. ‘예쁜 여자 되기를 거부하는 것’과 ‘미모를 여성의 특권으로 여기는 것’이라는 상반된 대처방법이 제시됐지만 둘 다 가부장적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금도 제3의 대안들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고 한다(이영아, 『예쁜 여자 만들기』). 성매매금지법이 초래한 생계난에 항의하는 집창촌 여성들의 집단 시위에서 보듯이, 젠더(gender·성) 문제는 굵직한 주제가 이리저리 얽혀있는 지뢰밭 영역이다. 마패 하나 달랑 꺼내 든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나꼼수가 혹시 신흥종교만 아니라면, 정중한 사과가 따라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사과는 나꼼수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 땅의 모든 남성들이 공유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노재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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