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테마파크’에 담긴 일상 … 조상들의 일기 훔쳐보는 재미 드라마•영화로도 꽃피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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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테마파크’에 담긴 일상 … 조상들의 일기 훔쳐보는 재미 드라마•영화로도 꽃피우길

안동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다른 고장 사람들이 경북 안동시에 대해 갖는 느낌은 대체로 보수성•완고함•고루함 등이다. 제사를 철저히 챙기고 보학(譜學)에 밝으며 여성의 지위가 낮다는 이미지도 따라다닌다. 안동시의 캐치프레이즈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다.

몇 년 전 안동 여행을 하던 중 외지 출신으로 그곳에서 생활하는 학자 한 분을 만났다. 안동에 대한 선입견을 얘기했더니 자기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대학생들을 데리고 서울의 모 대학을 방문했단다. 캠퍼스에서 담배 피우는 여대생을 목격한 안동 학생들이 수군수군하더니 자신에게 와 “저 학생에게 단단히 주의를 줘야겠다”고 하더란다. 쓴웃음 지으며 만류했지만 불만이 가시지 않는 표정들이었다고.

그런 안동, 그것도 ‘도산면 퇴계로’라는 엄숙하기 짝이 없는 주소지에 자리잡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일을 냈다. 7일 발표회를 하는 ‘스토리 테마파크(http://story.ugyo.net)’ 구축 사업이다. 조선시대 일기자료를 한글로 풀어 사건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그림•사진 등 관련 자료를 곁들여 ‘이야기 창고’를 꾸민 것이다. 1차분 600 건의 이야기 소재를 만드는 데 3억원이 들었다. 번역•감수•관련자료 보강•데이터베이스화(化)•웹서비스까지 한 건에 50만원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해냈다. 고루한 안동에서 최첨단 스토리 창고가 탄생한 것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기를 훔쳐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암자에서 과거시험 공부를 하던 양반 유생은 하인이 스님과 싸우자 스님을 매질한다. 스님에게 술을 사오라는 심부름도 시킨다. “불교는 있는 것을 없다 하고, 천주교는 없는 것을 있다 한다”며 유교 입장에서 두 종교를 비판한다. 그러나 창부(倡夫•남자 광대) 세 명과 반년간 놀고 즐기다 눈물 흘리며 헤어지는 장면에선 인간적인 면모가 물씬 풍긴다(서찬규 『임재일기』). 조상들의 삶과 생각이 손에 잡힐 듯하다. 테마파크 작업을 한 ㈜엠엔씨마루의 최희수 대표는 고구려 지방통치제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드라마 ‘인수대비’ ‘뿌리깊은 나무’에서 영화 ‘왕의 남자’에 이르기까지 역사 소재 창작물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작가 김별아의 최근작 『채홍』도 조선왕조실록에 ‘레즈비언’으로 등장하는 순빈 봉씨가 모델이다. 스토리 테마파크처럼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번역•정리된 고전 자료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작가들이 정확한 원문 자료에 기초해 상상력•창의력을 발휘하면 심심치 않게 제기되던 드라마의 ‘역사 왜곡’ 논란도 줄어들지 않을까. 『해리 포터』『반지의 제왕』도 토대는 신화와 전설이다. 기록문화에 강했던 조상들이 남긴 선물을 너무 오래 방치해 왔다. 제대로 챙기면 재미와 돈이 함께 쏟아질 것이다.
노재현 논설위원•문화전문기자


내가 한 영작

During my visit to Andong a few years ago, I met a scholar who ⓐwas originally from elsewhere but had settled in the region. When I told him about the prejudice towards Andong, he told me ⓑhis experiences. He had taken a group of college students to a school in Seoul. ⓒThe students from Andong were appalled to ⓓfind a female student smoking a cigarette. ⓔThey came to him and said she deserved a lecture. He discouraged them ⓖto start an argument, and they were still very displeased.


ⓐ was originally from elsewhere but had settled in the region → had settled in the region 어느 지역에 정착했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온 것임을 내포함, 불필요한 부분 삭제
ⓑ …his experiences. He had taken a group of college students to a school in Seoul. → a story about taking a group of college students from Andong to Seoul 경험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우리말 식 표현, 필요한 내용 위주로 간단하게 바꿈

ⓒ The students from Andong → The students 이미 알고 있는 내용 생략
ⓓ find a female student smoking a cigarette → see a woman smoking a cigarette 발견한 것이 아니라 보게 된 것임
ⓔ They came to him and said → and told him 간단하게 수정
ⓖto start → from starting 무언가를 앞으로 하게 할 때에는 미래를 뜻하는 to 부정사를 쓰지만 하지 이미 하던 것을 못하게 할 때에는 거리를 표현하는 전치사 from과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ing 형태를 사용함

Writing Tip

During a visit to Andong a few years ago, I met a scholar who ⓐhad settled in the region. When I told him about the prejudice towards Andong, he told me ⓑa story about taking a group of college students from Andong to Seoul. ⓒThe students were appalled to ⓓsee a woman smoking a cigarette ⓔand told him she deserved a lecture. He discouraged them ⓖfrom starting an argument, but they were still displeased.

내가 한 영작

Recently, the Korean Studies Advancement Center, located ⓐin the serious-sounding address of Toegye Road, Dosan County, has announced a plan to open a story theme park. It ⓑwill be a "story warehouse" where diaries and documents from the Joseon Period would be reconstructed in modern language and be presented with pictures and photos. It ⓒhas invested 300 million won to create 600 different stories. Each story has been translated, edited and expanded and then put into ⓓ database and web service for ⓔmere 500,000 won. High-tech story warehouse was born in the antiquated Andong.

ⓐ in the serious-sounding address of Toegye Road, Dosan County → on Toegye Road, Dosan County 독자 층을 고려하여 ‘엄숙하게 들린다’는 표현은 삭제함, 주소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므로 address도 어색함
ⓑ will be a "story warehouse" → is envisioned as a warehouse 실제로 창고가 된다기 보다는 그런 비전을 갖고 만들어진 것임
ⓒ has invested → has an investment of 투자한 행위보다는 상태에 맞춘 표현으로 수정했음
ⓓ database → a database 부정관사 필요
ⓔ mere 500,000 won → a mere 500,000 won mere의 영향으로 부정관사 a 필요

Writing Tip

The negative impressions of Andong may change with the opening of a new theme park centered on Korean history. Recently, the Korean Studies Advancement Center, located ⓐon Toegye Road, Dosan County, announced a plan to open a “story” theme park. It ⓑis envisioned as a warehouse where diaries and documents from the Joseon period will be recreated in modern language and presented with pictures. It ⓒhas an investment of 300 million won ($267,000) to create 600 different stories. Each story has been translated, edited and expanded and then put into ⓓa database and web service for ⓔa mere 500,000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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