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 a great blessing in a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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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a great blessing in a way

When I went into the theater to watch the documentary film “Talking Architect,” my interest was on the buildings. Jung Ki-yong (1945-2011) always highlighted the harmony between nature and people, and I wanted to take a closer and vivid look at his artistic world. However, what captivated me was not the buildings, but the man. The architect was dying.

It was early 2010 when filmmaker Jeong Jae-eun began shooting Jung. He had been fighting colon cancer for five years and underwent surgery and chemotherapy. Then, the cancer spread to the liver and lungs, and he had to go through surgery again. Because of severe vocal problems, he had to carry a microphone to speak. Jung does not speak of pain, fear, frustration or powerlessness. He only becomes slower and thinner. One life disappeared gradually, and it was more miraculous than tragic.

He becomes so weak that he has a hard time walking. One day, he is riding in a car, watching the bright autumn sunshine out the window. As he looks at the glittering leaves, his whole face beams with pure joy. In his small, old rental house, he puts his feet on the sun-drenched floor. He says that his house is plush and he really likes it. Part of this life’s work was to build the “Library of Miracles” in six small cities. Children are free in these libraries, inside and out. They get to take off their shoes and socks and read books, lying down. They can play hide and seek. He has abandoned his perspective as an architect and began to look at things from the eyes of the children.

On March 5, 2011, he called the staff at his office, who had been working for him for decades. He was too weak to keep his head up, but he rode in an ambulance and went to the Acheon-dong forest in Gwangju, Gyeonggi. Surrounded by his close friends and family, he embraced the coming spring with his whole body. He whispered, “I thank the trees, the wind, the sky, the air and everyone and everything.” A week later, he passed away.

I have lost a number of loved ones to cancer. I always hoped that my end would be different. However, Jung’s last days taught me that enduring pain is also a part of life. He published six books while fighting cancer. He held exhibitions and gave his all remaining energy to say everything he had to say. Just as filmmaker Jeong recalls, Jung controlled his reality by “never thinking about death but accepting death at the same time.” Death is a great blessing in a way.

The author is an editorial writer of the JoongAng Ilbo.

by Lee Na-ree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의 상영관에 들어설 때만 해도 내 관심은 어디까지나 ‘집’이었다. 땅과 인간의 조화를 으뜸으로 친 건축가 정기용(1945~2011). 그의 작품 세계를 보다 조밀하고 생생하게 접하고 싶었다. 한데 정작 내게 육박한 건 집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감독 정재은이 그를 찍기 시작한 건 2010년 초였다. 그는 이미 5년째 암 투병 중이었다. 영화는 그 과정을 거의 봬주지 않는다. 정 감독은 직접 쓴 제작기에서, 나중에야 자세한 투병 내용을 알고 몹시 괴로웠다고 했다. 대장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 수술과 항암 치료, 암 전이로 인한 폐 수술과 간 수술, 마이크를 휴대해야 할 지경의 성대 결절, 매일 차오르는 복수.
피붙이의 암 투병을 겪어본 이라면 알 것이다. 그것이 인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통증, 공포, 좌절, 무력감. 정기용은 어떤 것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갈수록 굼떠지고 수척해질 뿐이다. 그렇게 한 생명이 눈 앞에서 서서히 바스러지고 있었다. 참혹하기보다 경이로웠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들 때문이다.
걷기 힘들 만큼 쇠약해진 그가 차를 타고 어딘가 간다. 창 밖으론 가을 볕이 한창이다. 반짝반짝 손 흔드는 잎사귀들.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천진한 기쁨이다. 그이보다 더 깊이 그 가을을 느낀 이 몇 명일까. 낡은 연립, 20평 남짓한 월셋집에서 그가 마룻장에 깃든 좁다란 햇살에 발을 포갠다. 어찌 보면 호화스런 집이라고, 참 좋다고…. 그는 생전 전국 6개 소도시에 ‘기적의 도서관’을 지었다. 건물 안과 밖에서 아이들은 자유롭다. 양말 벗고 누워 책을 읽는다. 노을 빛 받으며 술래잡기를 한다. 자신을 버리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집을 지은 한 건축가 덕분이다.
2010년 3월5일, 정기용은 수십 년 함께 해온 사무소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고개 들 힘도 없는 그는 앰블런스를 타고 경기도 광주 아천동 숲으로 갔다. 가족 같은 이들에 둘러싸여 온몸으로 봄을 맞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나무도 고맙고, 바람도 고맙고, 하늘도 고맙고, 공기도 고맙고,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일주일 뒤, 그는 영면에 들었다.
가까운 이 여럿을 암으로 잃었다. 견디기 위해 견디는 지리한 고통. 나만은 다른 방식으로 갈 수 있길 오래 빌어왔다. 그런 내게 정기용의 죽음은 견디는 것도 삶이며, 그 또한 값진 마무리임을 깨닫게 했다. 그는 투병 중 여섯 권의 책을 냈다. 전시회를 열고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힘 다해 했다. 정 감독의 회고처럼 '한번도 죽는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곧 죽는다고 생각'으로 한 우주를 완성했다. 죽음은 한편 얼마나 위대한 축복인가. 군더더기 없는 그의 생로병사에서 겸허하고 또한 존엄한 소멸을 배운다.
이나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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