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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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다

얼마 전 이 자리에 쓴 글을 보고 몇몇 분이 연락을 주셨다. ‘우리나라 남자의 평균 기대수명인 77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3일 앓고 죽었으면 좋겠다(7788234)’는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란 지적이었다. 현재 그 나이 가깝게 사신 분들이나 그 이상 된 분들께는 살 만큼 살았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정문일침(頂門一鍼)이다. 몇 살까지 살더라도 몸과 마음 건강하게 살다 훅 하고 갔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런 오해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자리를 빌려 경솔함을 사과 드린다.

 나이 아흔에 방송통신대 신입생이 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그제 신문에 크게 실렸다(동아일보 3월 5일자). 대학 교수(서울대 심리학과) 출신인 정한택 할아버지다. 영문학과 12학번 새내기가 된 정 전 교수는 1972년 방통대 개교 이래 입학한 240만 명 중 최고령이라고 한다. 강의실 맨 앞줄에 앉아 교과서를 펼쳐 든 사진 속 모습이 그렇게 정정해 보일 수 없다.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나이 따지며 망설이지 말고 당장 시작하면 된다” “백 살이 되더라도 지금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걸 배우고 있을 것”이라는 말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괴테는 죽기 직전인 82세에 필생의 역작인 『파우스트』를 완성했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가 오이디푸스 3부작을 완성한 것은 나이 여든 때였다. 호주 출신 여성 투포환 선수인 루스 프리스는 100세가 되던 2009년, 월드마스터즈 게임에 참가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다. 어떻게 사느냐다.

 나이 든 여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돈, 건강, 딸, 친구, 강아지인 반면 은퇴한 남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여자, 와이프, 처, 마누라, 안사람이란 우스개도 있다. 자식들 다 떠나고 난 빈 둥지에서 마누라나 졸졸 따라다니며 눈치를 보는 천덕꾸러기, 애물단지가 되지 않으려면 미리부터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죽기 전에 해야 할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내가 아는 어느 선배는 한국의 100대 명산 완주를, 또 다른 선배는 라틴어와 스페인어 정복을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시각장애인으로, 한국계 최초로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고 강영우 박사의 영결식이 며칠 전 워싱턴 인근에서 열렸다. 작년 말 말기암 판정을 받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재산을 정리해 장학재단에 기부한 것과 연방 및 주정부 세금신고였다. 영결식 순서와 프로그램까지 본인이 직접 다 짰다고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속진(俗塵)에 찌들어 구차하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정 전 교수와 고인이 된 강 박사는 나이 들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생을 마감해야 하는지 보여준 귀한 사례다.


내가 한 영작

I ⓐhad received feedbacks from some readers about a column I had written some time ago. I wrote my wish was to live healthily up to age 77, the average life expectancy of a Korean man, and die after being sick for just a few days. They pointed out that the senior citizens who are about that age or older may feel that their lives ⓑwere almost over. My intention was to convey my wish to remain healthy physically and mentally no matter how long I lived, but my wording ⓒcould have caused misunderstanding. I sincerely apologized for my imprudence.


ⓐ had received → received 과거완료는 기준이 되는 과거 시점보다 이전을 나타냄, 뒤에 나오는 대과거 보다 나중 시점이므로 과거형으로 표현
ⓑ were → are 내용상 현제시제가 올바름

ⓒ could have caused → caused 확실한 표현으로

Writing Tip

I ⓐreceived feedback from some readers about a column I had written some time ago. I wrote my wish was to live healthily up to age 77, the average life expectancy of a Korean man, then die after being sick for just a few days. Readers pointed out that senior citizens who are about that age or older may feel that their lives ⓑare almost over. My intention was to convey my wish to remain healthy physically and mentally no matter how long I lived, but my wording ⓒcaused a misunderstanding. I sincerely apologized for my imprudence.


내가 한 영작

There is a joke that five things an old woman ⓐneed are money, health, a daughter, a friend and a pet but five things a retired man needs are ⓑthe wife, the spouse, the other half, the darling and the mate. After the children ⓒgrow up and leave the nest, men often become ⓓburdensome beings to their wives. If we want to avoid becoming a nuisance, we need to ⓔget prepared. A good start may be making a ⓕbucket list of things you want to do before you die. A friend of mine ⓖhas set a goal to climb 100 mountains ⓗin Korea. Another one is determined to master Latin and Spanish.

ⓐ need → needs 주어가 an old woman이므로 동사 뒤에 s 필요
ⓑ the wife, the spouse, the other half, the darling and the mate → a wife, a spouse, an other half, a darling and a mate 정관사 the는 글 쓰는 사람과 독자 모두 아는 대상에 씀, 부정관사가 자연스러움
ⓒ grow up and leave the nest → leave the nest 당연한 부분 생략
ⓓ burdensome beings to their wives → burdensome 간단한 구조로 수정
ⓔ get prepared → be prepared 내용상 준비되는 사건이 관건이 아니라 준비된 상태여야 하므로 be 동사 사용
ⓕ bucket list → list ‘bucket list’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인데 뒤에서 설명을 해주고 있으므로 내용의 중복임, bucket 생략
ⓖ has set a goal → has a goal 목표를 설정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상황임
ⓗ in Korea → 생략 영어에서 뒤에 오는 말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음, ‘한국에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00개의 산을 오르는 것이 중요한 내용임

Writing Tip

There is a joke that five things an old woman needs are money, health, a daughter, a friend and a pet, but five things a retired man ⓐneeds are ⓑa wife, a spouse, an other half, a darling and a mate. After the children ⓒleave the nest, men often become ⓓburdensome. If we want to avoid becoming a nuisance, we need to ⓔbe prepared. A good start may be making a ⓕlist of things you want to do before you die. A friend of mine ⓖhas a goal to climb 100 mountains ⓗ . Another is determined to master Latin and Span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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