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needs a message of hope
Published: 28 May. 2012, 18:56
It was set on the campus of an elite engineering university in India. In the beginning of the movie, the dean of the Imperial College of Engineering bluntly addresses 200 freshmen, calling them a bunch of cuckoo birds who pushed off 400,000 eggs - or other applicants to the university - to get into the nest, and that life is a race in which if you do not get ahead, you could get knocked over.
Three new engineering students who came to share a room in the university dorms are Rancho, Farhan and Raju - or the three idiots, as labeled by the dean of the college. They go against the norms and rules of the campus. Instead of mechanically memorizing the textbooks and following orders of lecturers, they experiment with machines and devices by applying the classroom concepts on their own.
Threatened with expulsion, one of them commits suicide. The dean shrugs it off when the friends call him a murderer, saying that it is not his fault that the student could not put up with the stress. He argues that it was he who turned the school, once 28th in ranking, into the most prestigious university in the country. This all seems to be too familiar.
Kaist, or the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is one of our country’s most famed polytechnic institutions. Four students committed suicide during the first month of last year. Suh Nam-pyo, Kaist’s no-nonsense president, came under fire for the rigidity he imposed on students and faculty members to keep up with grades and research in the fiercely competitive environment. One more student committed suicide last month and Suh is now being sued. The student body last week formally demanded Suh step down and the alumni association has asked the board to organize a committee to investigate and review the situation.
Since he was recruited from the United States, Suh has devoted his work to turning the university into a world-class institution. But regardless of his endeavors and good intentions, students on the campus hardly have the passion or mind to pursue their studies. Kaist needs a message of hope to get through the dark age of resentment and misunderstanding.
* The author is an editorial writer of the JoongAng Ilbo.
by Lee Na-ree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불법 다운로드를 흔히 ‘어둠의 경로’라 부른다. 그 세계에서 가장 히트 친 영화 중 하나가 ‘세 얼간이’다. 2009년 제작된 이 인도 영화가 국내에서 정식 개봉한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몇몇 영화광들은 “드디어 봉인이 풀렸다”며 기뻐했다. 작은 컴퓨터 화면으로, 엉성한 자막에 의존해 감상할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을 비로소 제대로 볼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적은 개봉관 수에도 불구하고 4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이 ‘강소영화’를 나는 끝내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 유치할 것 같았다. 영화 리뷰를 보아 하니 “젊은이들이여, 꿈을 좇아라”가 주제인 듯 했는데 그런 얘기를 듣고, 믿고, 실천하기에 내 나이는 많고 마음은 더 지쳐 있었다. 지난 주말, 뭐 볼 거 없나 싶어 한 합법(!)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를 살피다 이 영화를 다시 만났다. 네티즌 평점 단연 1위. 값도 저렴하니 까짓 속는 셈 치고 한 번 보자 했다. 두 시간 넘는 러닝 타임 동안 컴퓨터 앞을 뜨지 못했다. 영화는 예상대로 유치했다. 한데 너무 리얼했다. 작품 배경은 ICE라는 인도 최고 공대다. 영화 초입, 대학 총장은 200명의 신입생들을 모아놓고 일갈한다. 너희들은 뻐꾸기다, 40만 개의 알(지원자)을 밀어내고 다른 새의 둥지를 차지한 살인자라고. 인생은 레이스이며, 빨리 달리지 않으면 결국 짓밟힐 거라고. 여기 저항하는 세 얼간이(idiot)가 있으니 란초, 파르한, 라주다. 마침 한 학생이 로봇 개발에 몰두하느라 과제 제출이 늦자 총장은 가차 없이 낙제를 준다. 졸업에 실패한 학생은 자살한다. “이건 살인”이라는 란초의 비난에 총장은 “스트레스를 못 견딘 게 내 탓이냐, 난 28등이던 학교를 1등으로 만든 사람”이라고 응수한다. 왠지 익숙한 시추에이션 아닌가. 우리나라 최고 공대 카이스트는 요즘 바람 잘 날이 없다. 지난해 봄 학생 4명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서남표 총장의 경쟁 중심 교육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지난달 또 한 학생이 자살하고 송사까지 얽혀 들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다. 급기야 총학생회는 23일 서 총장에 퇴진을 요구했다. 총동문회는 이사회에 진상조사특위 구성을 요청했다. 서 총장은 몹시 억울한 듯하다. 할 말도 많을 것이다. 한데 이것저것 다 떠나, 지금의 카이스트가 학생들이 공부에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위기인가. 영화 속 란초는 친구들이 현실의 불안에 떨 때마다 “알 이즈 웰(All is well)”이라고 격려한다. 인도식 발음 내지 표현으로 “다 잘 될 거야” 정도의 의미일 게다. 지금 카이스트 구성원들에겐 오랜 반목과 불통의 늪에서 벗어나, 바로 그런 희망의 메시지를 공유할 계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서 총장의 용퇴라면 교육자로서 한 번 해 볼 만한 희생 아닌가. 이나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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