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도서 사재기' 베스트셀러만 사는 독자들 책임은 없을까
Published: 24 Jun. 2013, 18:34
‘도서 사재기’. 책을 사는 주체가 독자가 아닌 출판사다. 출판사가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려고 의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정황을 이른다. 최근 도서 시장이 또다시 사재기 논란에 휘말렸다. 물론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기사를 검색해 보니 1990년대부터 2~3년 주기로 같은 소동이 반복된다. 한마디로 고질병이다. 이번엔 사재기 의혹에 휘말린 작가들이 책을 회수하기에 이르렀다. 소설가 황석영•김연수, 문단에선 무게감이 남다른 두 분이 이런 논란에 휩싸여 절판까지 선언했다니 괜히 가슴이 서늘해진다. 이를 놓고 출판계에선 또 매번 반복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에서 탈피하려는 출판인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는.
한데 출판인이 의식만 바꿔 해결되는 일이라면 어째서 그 오랜 세월 동안 이런 논란이 반복돼 왔을까. 여기엔 베스트셀러 한두 권에 사활이 걸린 영세한 출판업계의 속사정과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의 문제 등 구조적 문제가 따라붙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베스트셀러 선정 자체에 이렇게 많은 편법과 속임수가 있다는 사실이 20여 년간 ‘도서 사재기 논란’ 등으로 증명돼 왔지만 여전히 독자들은 베스트셀러만 산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책을 팔아야 먹고사는 출판인들이 사재기를 해서라도 베스트셀러를 만들려는 유혹을 어찌 떨쳐버릴 수 있겠는가.
소비자들의 쏠림과 줄서기. 어쩌면 도서시장뿐 아니라 우리 시장을 왜곡시키는 근원적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나온 이후 줄 서는 집의 줄은 더 길어지고, SNS에서 추천받지 못한 집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소비자들의 선택기준이 남들이 한 것, 본 것, 간 곳을 찾는 것처럼 보인다.” 하긴 최근 한 이동통신사도 이렇게 줄 서는 곳을 비추고,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남들이 하는 대로 선택하라고 강조하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
따라하기와 양(量)이 압도하는 소비자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양적인 우월성을 강조하는 상술이 판을 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지성의 척도라는 책에서도 과시용이든 베스트셀러 조작이든 사재기까지 해가며 양이 압도하는 게 씁쓸할 따름이다.
양선희 논설위원
내가 한 영작
“Book stocking” ⓐis to buy books to display ⓑin the bookshelves to ⓒdisguise shallow intellect without really reading them. The boastful behavior ⓓwas derided by those who truly appreciated the joy of reading. ⓔIt was the time when intellectuals who filled a garden with flowers and filled the four walls with books were respected. The number of books one owned used to be a measure of intellect, and the homes of those who want to be recognized as an intellectual were overflowing with books.
ⓐ is to buy books → refers to buying books 문법적으로 틀려서라기 보다는 동일한 표현이 다음 단락에도 나오므로 다른 표현으로 바꾼 것임
ⓑ in the bookshelves → on bookshelves 전시를 뜻하는 display와 on이 같이 어울림
ⓒ disguise shallow intellect → look smart 원문을 살려서 한 번역이지만 논리적으로 보면 얕은 지성을 감추려 했다기 보다는 지적으로 보이길 원한 것임
ⓓ was → is 현재에도 해당되는 내용임
ⓔ It was the time → There was a time 내용상 there가 맞음
Writing Tip
“Book stocking” ⓐrefers to buying books to display ⓑon bookshelves to ⓒlook smart without really reading them. The boastful behavior ⓓis derided by those who truly appreciate the joy of reading. ⓔThere was a time when intellectuals - who filled a garden with flowers and filled the four walls with books - were respected. At the time, the number of books one owned used to be a measure of intellect, and the homes of those who want to be recognized as an intellectual were overflowing with books.
내가 한 영작
ⓐBut ⓑchanging of mindset ⓒcan solve the problem, how come the same controversy is repeated over and over for so long? Structurally, smaller companies are relying on one or two bestsellers, and the method of selecting the bestsellers is problematic. But interestingly, even when the tricks and expediencies in selecting the bestsellers are widely known, ⓓreaders still buy bestsellers only. So the publishers ⓔcannot resist the temptation to buy out their own books to make the bestseller list.
ⓐ But → But if 등위 접속사 but이 문두에 오는 경우 부사화 된 것이므로 문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없음, 접속사 if 필요
ⓑ changing of mindset → simply changing a mindset 동명사는 전치사 없이 목적어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임
ⓒ can → could 사실이 아니므로 가정법으로
ⓓ readers still buy bestsellers only → readers still only buy best sellers only를 뒤에 쓰는 표현은 선전 문구 같은 데 주로 쓰임
ⓔ cannot → can’t 축약 형이 더 보편적임
Writing Tip
ⓐBut if ⓑsimply changing a mindset ⓒcould solve the problem, how come the same controversy is repeated over and over for so long? Structurally, smaller companies are relying on one or two best sellers, and the method of selecting the best sellers is problematic. But interestingly, even when the tricks and expediencies in selecting the best sellers are widely known, ⓓreaders still only buy best sellers. So publishers ⓔcan’t resist the temptation to buy out their own books to make the best-seller lis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