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당신의 비밀이 헐값에 거래된다
규제 당국의 노력도 헛되이 소비자의 은밀한 정보를 수집해 거래하는 산업이 기술 발전과 함께 갈수록 팽창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즈가 23일 보도했다.지난 18개월간 미국 의회와 연방 규제당국은 개인정보가 어떻게 추적되고 수집되며 거래되는지 일련의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빠르게 팽창하는 개인정보 수집과 거래의 산업을 규제할 방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앞으로만 달려가는 기차나 마찬가지다. 기차를 앞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 밖에 없다.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기차를 통제하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다”고 펜실베니아 대학의 조셉 터로우 교수는 말했다.
지난주 상원의 한 청문회에선 개인정보 수집회사들이 강간 피해자나 유전적인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 같은 민감한 정보를 한 사람당 7.9센트(84원)로 판매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정보를 구입하는 회사들은 그런 자세한 정보를 이용해 자신들이 제공하는 상품과 그 가격을 결정한다.
“최근의 정보 수집 산업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점”이라고 세계사생활보호포럼의 사무총장 팸 딕손은 말했다. “민감한 소비자 정보가 수집되고 분류되고 유통 판매 된다는 점에서 어떤 정보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액숌은 최근 가장 자세한 소비자들의 인물 정보를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해 인터넷이나 모바일, 궁극적으로 TV에서 개인 맞춤형 광고 제작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상품이다. 그 동안 회사들은 개인이 사용하는 개별 장비나 인터넷 서핑을 통해 그 때 그때 독립적인 개인 정보만 만들어냈다.
그러나 개인정보 수집회사는 몇 년간 음지에서 성장해왔다. 이 통제되지 않은 산업분야에는 액숌, 엑스페리안 엪실리온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 수 백 개가 우후죽순처럼 성장했다.
이 회사들은 정부 기록, 구매 이력, 소셜 미디어, 그리고 수 백 가지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수천 가지 이상의 개인정보를 하나로 통일해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런 정보에는 수입이 얼마고 정치적 성향은 어떠며 결혼 유무, 신용카드 형태, 건강 상태 등이 모두 포함된다. 심지어 특정인이 우울증에 시달리는지 흡연자인지 여부, 어떤 책을 읽고 체중은 얼마며 지난 30일간 위스키는 몇 병이나 마셨는지 등의 정보도 포함된다.
미국에서는 이런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거래하는 산업을 규제하는 연방 사생활 보호법이 없다. 신용 조회나 보험 판매에 활용되고, 채용이나 주택거래 등의 주요 결정에 사용되는 정보의 수집이나 거래는 사안별로 규제된다. 아이들 관련 정보 수집도 제하는 하는 규제가 따로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자신들에 관해 어떤 정보가 수집되는지 알 수 있는 권리가 없다. 원치 않는 정보의 사용을 막을 방법이 없다.
구체적인 규제 방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의회는 개인정보 수집회사를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주 상원의원 제이 록펠러는 재정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서 사용하는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또 일부 관행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액숌, 엑스페리안 엪실리온 등의 회사를 주의 깊게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원문링크: http://www.ft.com/intl/cms/s/0/3349849e-6b1f-11e3-aa98-00144feabdc0.html#axzz2oFWvY5q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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