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ust defic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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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ust deficit

The subway collision in Seoul demonstrates in the most concrete way a perilous breakdown in public trust. Despite the subway operator’s announcement for passengers to stay put on the two trains that collided, they broke windows and hauled themselves off. Seoul Metro said they made the announcements to prevent another accident because another train could have come down the opposite track. Luckily it didn’t. It remains to be seen whose actions were right. But the episode points to a critical loss of trust in authorities and the announcements they make in times of trouble.

In a recent OECD survey on the quality of life, only 23 percent of Koreans said they trust their government. That ratio was one of the lowest - similar to those in Greece and Italy - and it compared unfavorably with the OECD average of 39 percent. Though the research was conducted before the April 16 Sewol ferry tragedy, it succinctly encapsulates what Koreans think about their government.

Modern politics depends on so-called social capital, which is distinct from material and human capital. A mature democracy can only blossom when social capital takes root in a society. Public trust - the core of social capital - rests on a spirit of reciprocity that if one initiates virtuous action, others will do the same. The Sewol calamity and the Seoul subway accident have laid bare the alarmingly low level of social capital we have attained.

As revealed in the government’s lethargic response to the Sewol tragedy, the public sector must take primary responsibility for this crisis of trust. Let us count their worst missteps: the disaster management’s incessant flip-flops in the numbers of survivors, dead or missing; a prominent government official who played golf amid national mourning; a literally fatal lack of leadership from the Blue House and the National Assembly. Of course, the government must roll up its sleeves to recover the trust it has lost. But that’s not enough. All citizens, political parties, civic groups and teacher circles must work together to overcome the debilitating trust crisis.

Trust comes from real communication between a government and its people. The Seoul Metro advised thousands of frightened passengers to stay where they were - without any explanation. That kind of communication will never be trusted by people. Voices are growing for the need to mend our national disaster management systems and reinforce the monitoring and oversight of industries. The first step is to restore trust. As Confucius said, “people’s trust is the most important factor in politics.”

JoongAng Ilbo, May 8, Page 34


연휴 직전 발생한 서울지하철 추돌사고는 저(低)신뢰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건이다. 사고 직후 서울메트로는 승객들에게 잠시 앉아있으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스스로 문을 열고 선로를 통해 대비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선로에 다른 열차가 들어올 수 있어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대기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승객과 서울메트로 중 어느 판단이 맞았는지는 좀더 따져볼 일이다. 다만 승객들이 공적 기관의 안내를 신뢰하지 않은 것만큼은 틀림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훌쩍 커진 우리 사회의 불신 수위를 반영하는 사례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4 더 나은 삶'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23%만 "정부를 믿는다"고 답했다. 그리스·이탈리아 등과 함께 바닥권이다. OECD 평균(39%)에 비해 매우 낮았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 조사된 것이다. 그 후 신뢰도의 향방은 굳이 조사해보지 않아도 짐작할 일이다.
현대 정치는 물적·인적 자본 외에 사회자본에 주목한다. 사회자본이 뿌리 내려야 성숙한 민주주의가 피어난다는 것이다. 사회자본의 핵심이 바로 신뢰다. 다른 사람이 호혜성을 발휘하리라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어야 각자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타적 행위를 감행한다. 자발적 이타야말로 진정한 민주사회의 초석이다. 세월호·서울지하철 사고는 그렇지 않아도 낮은 신뢰자본을 더욱 갉아먹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불신의 풍랑에 오른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의 대응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신뢰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공적 영역에 있다. 엉터리 구조정보를 발표한 재난본부,참사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국민 애도 분위기에서 골프를 친 고위 공무원, 위기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청와대·국회가 신뢰자본을 잡아먹었다. 신뢰 회복을 위해 당연히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바닥 난 '신뢰계좌'를 채울 수 없다. 여야·시민단체·교육계, 나아가 시민 각자가 동참해야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뢰의 기본은 투명한 소통이다. 정부와 시민 사이에 깨끗한 정보가 원활하게 오고가야 사회 믿음은 축적된다. 서울지하철 사고 때로 돌아가보자. 서울메트로 측은 벌어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무조건 앉아 있으라고 했다. 열차 간격을 조정하기 위해 잠시 정차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안내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대응 방식·태도로는 시민이 공공기관에 믿음을 가질 수 없다.
요즘 국가 재난대응체계를 손질하고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하면서 관리·감독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조치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신뢰 살리기'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제자의 물음에 대한 공자(孔子)의 가르침은 지금, 우리 시대에도 의미심장하다. "국방·경제·신뢰가 중요하며, 그 중에서도 신뢰가 으뜸이다. 백성이 믿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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