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and the president
Published: 14 May. 2014, 18:24
Korea is in a serious crisis after the ferry’s sinking laid bare the soft underbelly of our society: deep-rooted malpractices born of corruption and greed. This dreadful reality - coupled with the shocking deaths of hundreds of high school students - has led to a collective distrust of the government and deep concerns about a prolonged economic slowdown.
It seems the government doesn’t quite know what to do. Would stern punishment of irresponsible officials cut through the Gordian knot of disgust and rage or is the establishment of a national safety board needed to turn around this crisis? And how to dissolve the age-old connections between government officials and industries? The president is at the center of the crisis, and the buck stops at the Blue House.
The president must take the lead in reforming the nation. A massive reinvention of the government was possible thanks to President Kim Young-sam’s spearheading of such a daunting challenge. The successful recovery from the 1997 Asian financial crisis owed much to President Kim Dae-jung. President Park’s post-disaster management and governance of the nation must be inspired by these past makeovers of the nation.
The president must change first. Despite the criticisms of her revolving-door appointments and her critical lack of communication skills, she nevertheless stuck to her own beliefs. The president must change her appointments style and pick reform-minded people to serve her. If she hires talented people from the opposition camp, it will help her get their cooperation, too.
The president must honor the National Assembly and listen to what the opposition and civic groups are calling for. Reinvention of the nation is impossible with a group of ministers who only write down what she preaches. It will be a long and tough job to cure such a case of national malaise. But if she demonstrates an unflinching determination to lead the country toward a better future, people will rally behind her, and the opposition will, too. That’s what a loyal opposition is all about.
JoongAng Ilbo, May 15, Page 34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세월호’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종합적으로 사과하고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대책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매우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다. 지금 국가의 상황은 심각하다. 세월호는 하나의 비극적인 참사를 넘어선다. 세월호는 한국사회의 본색을 드러낸 다이나마이트다. 구조적인 부실과 무책임, 탐욕과 이기주의를 감싸던 거짓의 껍질을 부숴버렸다. 학생들의 충격적인 집단 사망에다 공동체의 이런 실체가 겹쳐 한국인은 집단적 불신과 우울증을 겪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라는 또 다른 걱정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윤곽이 잡히질 않는다. 엄중한 사법처리로 해결될지, 국가안전처라는 걸 만들면 다 되는 건지, 수십 년의 ‘관피아’를 어떻게 해체할지, 다른 분야에는 세월호가 없는지, 이런 상태에서 북한 급변사태라도 터지면 제대로 대처할지, 많은 이가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이런 상황의 중심에 대통령이 서있다. 대통령에게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난 정권의 적폐(積弊)가 주요 원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국회·야당·언론 등에도 분명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은 취임 순간부터 국정운영의 최종적이며 무한한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해결의 시작이어야 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공동체를 개혁하는 기운(氣運)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1993년 대대적인 개혁이 가능했던 건, 김영삼 대통령부터 칼국수를 먹었기 때문이다. 1998년 외환위기를 온국민이 합심해서 극복한 것은 건 김대중 대통령부터 팔을 걷어 부쳤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대책마련, 총리인선, 개각 등의 수습책을 구상하는 것 같다. 이런 과정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변화의 시발점은 어디까지나 대통령이어야 한다. 결국 사람을 고르고 정책을 최종 선택하는 이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취임 후 1년3개월 동안 그는 ‘고쳐야 할 점’을 수도 없이 들었다. 어이없는 인사 파동을 가져온 수첩인사, 청와대와 국무회의의 경직된 불통 분위기, 대통령을 둘러싼 예스 맨(yes man), 관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세월호 사과’···이를 지켜보면서 많은 이가 의문을 갖는다. 받아쓰기만 하는 관료들이 해경·해운조합 그리고 ‘관피아’를 고칠 수 있을까, 대통령은 지시하지만 과연 밑에서는 뛸까, 이 정권은 제대로 대책을 마련할까···. 대통령은 인사 스타일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최적의 인물을 구하고 그들이 소신껏 뛸 수 있게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대통령에겐 개혁적이고 헌신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관피아 해소방안과 안전대책을 만드는 것도 결국 그들이다. 정파와 친소관계를 초월해 인재를 잘 골라야 한다. 필요하다면 야권 인사도 과감하게 요직에 기용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와 야당에 신속한 협조를 요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독주와 불통을 던져버려야 한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를 중시하고, 야당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받아적기만 하는 눈치꾼 관료들의 형식적인 보고서만 읽으면 살아서 꿈틀거리는 현실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길을 잃게 된다. 보고서를 불태우고 현실로, 민심의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대통령 담화는 세월호의 종결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해결은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변화의 의지를 밝히면 국가의 동력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새로 모일 것이다. 대통령이 옳은 방향에 서면 야당도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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