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perfect opportunity missed
Published: 19 Mar. 2015, 06:03
The Committee for the Peaceful Reunification of the Fatherland, North Korea’s channel for contacting Seoul, praised Kim Ki-jong’s knife attack on U.S. Ambassador to Korea Mark Lippert as “an expression of protest” and a “righteous act.”
It argued, “If an act of opposing America’s war scheme is a terror attack, the anti-Japanese patriotic feats of Ahn Jung-geun should also be called terror attacks.”
How dare Pyongyang compare Kim Ki-jong to Ahn Jung-geun? The argument is completely outrageous and has only helped U.S. Congress’ attempt to reclassify it as a terrorist-sponsoring state. If North Korea had used this opportunity well, it could have improved its rel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which have stiffened after the Sony Pictures hacking case.
It would have been more appropriate if North Korea’s Committee for the Peaceful Reunification of the Fatherland said, “We oppose all acts of terror and hope Ambassador Lippert will recover soon.” Having already issued an antiterrorism statement, it could have maintained a consistent tone.
In August 2008, two months before its removal from the U.S. terrorist-sponsoring state list, North Korea’s foreign ministry proclaimed that it opposes every kind of terrorism and would fulfill its duties and responsibilities as a member of the United Nations in the struggle against it. If North Korea had recycled this statement after the knife attack on Lippert, it could have promoted a good deal with Seoul and Washington.
The Committee for the Peaceful Reunification of the Fatherland press release was a misjudgment out of blind loyalty and ignorance of international affairs. Diplomacy is an extension of domestic politics. The decision is proof that the hardliners around Kim Jong-un are still more influential than doves who want to talk.
This mood has been detected in many places already. Recently, Workers’ Party Secretary Choe Ryong-hae was demoted from a standing committee member to an ordinary member of the Politburo. Kim Jong-un mentioned a possibility for a summit meeting in his New Year’s address, but no progress is made at the working level, when no one is supposed to go against what the North Korean leader said personally.
North Korea is too obsessed with the Korea-U.S. joint military exercise and has failed to look at the bigger picture. In order not to miss another golden opportunity, Pyongyang should let skillful masters handle foreign policy.
*The author is a researcher at the Unification Research Institute, JoongAng Ilbo.
JoongAng Ilbo, Mar. 18, Page 30
by KO SOO-SUK
북한이 꼬여 있는 남북과 북·미 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 버렸다. 남북, 북·미 관계 등 두 마리 토끼를 세 치의 혀로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도 개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쉽게도 북한은 절묘한 순간에 수많은 좋은 말을 놔두고 하수 중의 하수만 골랐다. 외교는 말이다. 북한은 지난 7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통해 주한 미국대사를 공격한 김기종씨의 행위를 ‘항거의 표시’ ‘의로운 행동’으로 치켜세웠다. 설상가상으로 “미제의 전쟁 책동을 반대하는 행동이 테러라면 안중근 등 반일 애국지사의 의거도 테러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살인미수범 김씨를 안중근 의사에 빗대기까지 했다. 북한은 본전도 못 찾는 말을 꺼낸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 일고 있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에 힘을 보태는 손해만 보는 장사를 했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 이후 경색된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우려도 날려 보낼 수 있었다. 테러는 반인륜적 행위이기 때문에 서로 등을 돌린 상황에서 대화의 소재로 안성맞춤이다. 북한이 조평통 서기국 보도에서 ‘모든 테러에 반대하며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쾌유를 빈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으면 더 적절했을 것이다. 북한은 이미 반테러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의 사용에 부담이 없다. 북한 외무성은 2008년 8월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그해 10월)를 염두에 두고 “온갖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며 반테러 투쟁에서 유엔 성원국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리퍼트 대사의 테러 이후 과거의 발표를 재활용했더라면 한국·미국을 상대로 괜찮은 장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김씨를 편들면서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평통 서기국 보도를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그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다. 북한은 그들의 표현대로 ‘위대한 원수님’을 졸지에 테러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김 제1위원장을 둘러싼 사람들이 나름 충성한답시고 한 결정이겠지만 앞으로 외교무대에 설 기회가 많은 김정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조평통 서기국 보도는 맹목적 충성심의 발로이자 세상 물정을 모른 데 따른 오판으로 보인다. 외교는 국내 정치의 연장선이다. 북한의 이번 결정에는 김정은 주변에 여전히 대화파보다 강경파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분위기는 여러 곳에서 감지돼 왔다. 최근 최용해 당 비서가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위원으로 강등된 것이나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밑에선 요지부동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집착하다 보니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다시 찾아올지도 모를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교는 노련한 고수들에게 맡겨 두기를 기대해 본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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