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ing a blind eye to fairness
Published: 22 Jul. 2015, 00:01
Candidates could use “two sheets of A-3 paper.” One candidate created two campaign posters to display in the classroom while another cut them into smaller pieces and made bookmarks for classmates. Since the school would not allow deviation from the given conditions, no student used tricks and no parents encouraged expediency. Naturally, no one objected to the outcome.
After spending a year in the American educational system running on principles with no room for controversy, we returned to Korea. Again, an election for student president was held. Of course, the Korean school had rules. A letter was sent home, limiting campaign tools to three. However, most candidates did not follow the rules. They used pickets and posters, and parents mobilized dozens of friends as canvassers, wearing clothes and hats with candidate numbers. They distributed name cards with candidate numbers.
They were a clear violation of the election rules, but the school did not take any action. What would a student who follows the rules think about the excessive election campaign? Would he think the friends who ignored the rules are bad or would he do the same next time? Probably the latter.
Many Korean children experience that those who stand by principles suffer a loss at home and school. Perhaps, good students become more easily accustomed to expediency. The international middle schools and specialized high schools, which attract smart students, tend to have homework and assignments that require parents’ contribution.
The parents come up with arguments for debates, do research and write book reviews because they think their children should be studying for exams instead of doing homework. Also, resorting to expediency does not lead to consequences, and actually many parents believe that their children will fall behind in the running if they don’t use irregular means.
The character education promotion act has been introduced in elementary, middle and high schools to help students build good character as they become exhausted from exam-oriented education. The purpose is to promote a sense of community and citizenship by emphasizing responsibility and care. However, when schools turn a blind eye to fairness and parents are blinded by competition, principles will be ignored and any character education is useless. The grown-ups must change first.
The author is the planning editor of the
JoongAng Sunday.
JoongAng Ilbo, July 21, Page 31
BY AHN HYE-RI
홍콩대에서 연수하던 5년 전 아이는 미국계 국제학교(HKIS)에 다녔다. 한국 공립 초등학교에서 이곳으로 전학하자마자 처음 맞닥뜨린 학급 회장 선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명확한 선거운동 원칙이었다. 'A3 용지 2장만 사용 가능', 이런 식이었다. 누구는 이걸로 교실에 붙일 선거 포스터 2장을 만들고, 누구는 작게 잘라 반 친구 모두에게 줄 북마크를 만들었다. 학교측이 주어진 조건에서 벗어나는 걸 허용하지 않기에 꼼수를 부리는 아이도, 쓸 데 없이 욕심 부리며 편법을 부추기는 부모도 없었다. 당연히 결과에 불만이 있을 턱이 없었다. 이렇게 모든 게 논란의 여지 없이 원칙대로 돌아가는 미국식 교육 시스템에서 1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 학교에서 전교 회장 선거 치르는 걸 목격하게 됐다. 물론 한국 학교에도 정해진 규칙은 있었다. 가정통신문에는 '선거운동 도구는 3개 아내로 제한한다'는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출마자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피켓과 포스터는 기본이고, 선거운동원으로 (엄마가) 동원한 친구 수십 명에게 자신의 기호가 적힌 똑같은 색의 옷과 모자를 씌우고, 기호가 인쇄된 명함까지 돌렸다. 누가 봐도 '선거법 위반'. 그런데 학교측에선 규정에 어긋난 선거운동에 아무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원칙을 그대로 지킨 아이라면 이 요란한 선거운동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규정을 무시한 친구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겼을까, 아니면 '나도 다음엔 저렇게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까. 아마 후자가 아닐까. 한국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원칙을 지키는 사람만 손해'라는 걸 다른 곳도 아닌 학교나 가정에서 체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쩌면 모범생일수록 편법에 더 쉽게 길들여지는 지도 모른다. 과장이 아니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가는 국제중이나 특목고에선 많은 숙제가 으레 부모 몫이다. 토론대회 주제에 맞춰 찬반 논리를 개발해주고, 가계도 조사를 해주고, 독후감을 대신 써준다. 이유는 하나다. 아이가 공부하느라 숙제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더 큰 이유는 편법을 써도 아무런 탈이 없는 데다 오히려 편법을 부리지 않으면 경쟁에 뒤쳐진다고 부모들이 생각하기 때문일 거다. 입시 위주 교육으로 피폐해진 학생들의 인성을 보완하기 위해 초·중·고에 인성교육진흥법이 도입됐다. 책임감·배려심 등을 길러 공동체적 시민의식을 심어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정성에 눈 감은 학교, 그리고 경쟁에 눈 먼 부모가 계속 원칙을 무시하는 한 그 어떤 인성교육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안혜리 중앙SUNDAY 기획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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