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ing beyond the bomb (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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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ing beyond the bomb (국문)

Seoul’s policy on North Korea is only focused on its nuclear program.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as already decided that Pyongyang is not worth talking to and only pursues sanctions and pressure. Thus, officials who have different opinions from President Park Geun-hye have to remain silent. If they speak up, they may suffer consequences.

From Wednesday to Friday,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Sustainable Development in North Korea” will be held in Pyongyang. The Canada-DPRK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 and North Korea’s Ministry of Land and Environment Preservation will jointly host the event. The program is an academic exchange that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 started in 2011. This year, 16 experts from the United Nations and eight countries in North America, Europe and Asia are attending. On the North Korean side, 130 officials and scholars, including 12 environmental experts, will be at the conference.

From North Korea’s standpoint, this is no special event, just another conference attended by government officials and foreign experts. Some may say it was insensible to hold such an event whe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mposed sanctions after its fifth nuclear test. But this is a short-sighted opinion. The conference deals with global environmental issues such as climate change, forest management, waste treatment and water resources management. For sustainable development, the environment is an indispensable issue. North Korea may be economically struggling, but it is now starting to think about global issues.

North Korea recently suffered serious flooding in North Hamgyong Province. According to a report by the UN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North Korea suffered 200 casualties and damage to 50,000 homes and buildings. The flood damage shows North Korea can no longer neglect environmental issues, and Pyongyang has invited foreign experts to learn from them.

While Seoul is obsessing over the nuclear program, foreign organizations are teaching and helping North Korea on global issues. UBC Prof. Park Kyung-ae, director of the Canada-DPRK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 says there are no borders when it comes to environmental issues, and the conference will be a great opportunity for North Korea to learn how to cooperate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by meeting with international scholars and exchanging meaningful and productive opinions on sustainable development.

While Seoul clings to Pyongyang’s nuclear program and neglects other issues, foreign organizations are already establishing themselves in the North. We often mistakenly assume that once the peninsula is reunified, we will be dominant in North Korea. But there are many players, and we need to look at other problems, not just the nuclear issue.

JoongAng Ilbo, Oct. 3, Page 22


*The author is a researcher at the Unification Research Institute of the JoongAng Ilbo.

KO SOO-SUK


한국의 대북정책은 온통 북핵에만 꽂혀 있다. 대화·협력이라는 말을 꺼냈다가는 경을 칠 지경이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공직자들은 할 말이 있어도 입을 다물고 있다. 괜히 자기 생각을 말했다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인지 한국 정부의 눈에는 ‘북한=북핵’만 보인다. 북한과 대화할 가치도 없다고 결정한 지 이미 오래됐고 제재와 압박으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5~7일 평양에서 ‘북한에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캐나다-북한지식교류협력프로그램이 북한 내각의 국토환경보호성과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한다. 이 프로그램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이 2011년부터 시작한 북한과의 학술교류 행사다. 올해는 유엔 기구· 북미· 유럽· 아시아의 8개국에서 전문가 16명이 참가한다. 북한도 환경전문가 12명을 포함해 관료·학자 등 130여명을 내보낸다.
한국에서 보면 대단한 행사는 아니다. 정부기관과 해외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하는 흔한 회의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대북 제재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눈치 없는 행사라고 폄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짧은 생각이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다루는 내용은 기후변화· 산림경영· 폐기물 처리· 물자원 관리 등 환경과 관련된 글로벌 이슈들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환경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 북한이 이제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은 최근 함경북도 회령시· 무산군 등지에서 큰 수해 피해를 입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200여명에 달했고 주택과 건물 등 5만여 채가 파손됐다. 이번 수해는 북한이 환경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그래서 북한은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그들에게서 배우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북핵에만 꽂혀 있는 동안 해외 기관들은 이처럼 글로벌 이슈들을 북한에 가르치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캐나다-북한지식교류협력프로그램의 소장인 박경애 UBC 교수는 “환경문제는 국경이 없으며 북한이 이번에 여러 나라 학자들을 만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의미있고 생산적인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때 한국 사회에 유행했던 ‘통일대박’, ‘통일준비’ 등 화려했던 말들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은 북핵만 남아 있다. 한국이 북핵만 매달려 다른 이슈들을 외면할 때 해외 기관들이 그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현장 연구를 못하는 한국의 북한 연구도 이제는 그들의 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는 통일이 되면 북한이 우리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플레이어들은 많다. 북핵만 쳐다보지 말고 다른 것도 쳐다봐야 한다. 다 뺏기기 전에.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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