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munjom on my mind (KOR)
Published: 29 Apr. 2018, 20:38
*The author is an editorial writer at the JoongAng Ilbo.
My first memory of Panmunjom was the ax murder incident in 1976.
That summer, two U.S. Army officers were cutting down a poplar tree in the Joint Security Area when North Korean guards killed them with an ax. As an elementary school student, I was scared. The ax-wielding North Korean soldiers matched the image of an evil North Korea, an image that dominated my childhood.
Later in 1989, I remember seeing Lim Su-kyung, a South Korean activist, return through Panmunjom after attending the World Festival of Youth and Students in Pyongyang, representing a leftist student organization.
Lim was arrested upon crossing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but then in 1998, Hyundai Group Chairman Chung Ju-yung led 1001 cows over the same line through Panmunjom. The 83-year-old chairman, who had left his hometown in North Korea, returned with a herd of cattle as a successful capitalist. The French critic Guy Sorman called it “the last avant-garde art of the 20th century.”
Writer Lee Ho-chul, a refugee from North Korea, became a central figure in post-Korean War literature with his 1961 short story “Panmunjom.” It is an autobiographical piece about the painful reality of division, the story of a short meeting between a South Korean man and North Korean reporter at Panmunjom. In 2012, he published a sequel titled “Panmunjom II.”
Park Chan-wook took a more humanizing approach toward North Korean soldiers with his 2000 film “Joint Security Area.” Over five million moviegoers were moved to tears by the scene of South and North Korean soldiers sharing a chocolate cake as Kim Kwang-seok’s “Letter of a Private” was playing the background. The movie was a blockbuster hit and broke South Koreans’ long-rooted “red scare” complex. It is no coincidence that the cheering squad for the South Korean team at the 2002 World Cup hosted by South Korea and Japan was called the Red Devils. Later, at the Venice Architecture Biennale in 2016, the artist Choi Jae-eun proposed building a floating garden over the demilitarized zone.
Now, after April 27, Panmunjom will be newly remembered in the minds of South Koreans. The world watched as the leaders of both Koreas held hands and crossed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It is surreal and dramatic because not so long ago, a North Korean soldier risked his life to defect across the demilitarized zone as his compatriots fired at him.
Of course, there is a long way to go. It would be naïve to expect immediate and complete denuclearization and peace. However, we have surely seen the most dramatic and hopeful moment of Panmunjom, which has so long been a symbol of division.
JoongAng Sunday, April 28-29, Page 34논설위원 양성희 판문점에 대한 유년시절 첫 기억은 1976년 ‘도끼 만행사건’이다. 한여름이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하던 미군 장교 2명을 북한 경비병들이 도끼로 살해했다. TV 뉴스를 보던 부모님은 치를 떨었고, 초등학생이던 나는 너무 무서웠다. 도끼로 사람을 때려죽이는 괴뢰군은 어린 시절을 지배한 악마적인 북한의 이미지 그 자체였다. 성인이 돼서는 1989년 전대협 대표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외국어대생 임수경이 판문점을 통해 입국한 일이 떠오른다. 당시 임수경은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 체포됐지만,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001마리 소 떼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어 방북했다. 83세 실향민이 성공한 자본가가 되어 소 떼를 이끌고 금의환향하듯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였다. “20세기 최후의 전위예술”(기 소르망)이란 평이 나왔다. 실향민 작가 이호철은 대표작인 단편 소설 '판문점'(1961)을 통해 전후 분단문학의 중심이 됐다. 판문점에서 짧은 만남을 가진 남한 청년과 북한 여기자를 통해 분단의 현실을 아프게 돌아본 자전소설이다. 이호철은 2012년 50년 만의 속편인 중편 ‘판문점2’도 발표했다. 지식인 분단문학의 백미인 최인훈의 ‘광장’(1960)에도 판문점은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자진 월북했던 주인공 이명준은 남북의 정치 현실에 모두 절망하고, 전쟁포로가 돼 들어간 판문점에서 남북 아닌 제3의 땅을 택한다. 최근에는 박찬욱 감독의 2000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있다. JSA에서 벌어진 남북 병사의 총격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북한군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으로 달라진 대북관을 보였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배경으로 초코파이를 나눠 먹는 남북병사의 모습에 584만명 관객이 호응했다. 지금으로 치면 1000만 영화다. 우리 안의 오래된 레드 컴플렉스를 허무는 계기가 됐다는 평도 듣는다(2년 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붉은 악마'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2016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DMZ에 공중정원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인 설치미술가 최재은 등 미술 작업들도 잇따랐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판문점은 온 국민의 기억에 새롭게 각인될 명장면을 선사했다.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장면을 전 세계에 타전했다. 과거에도 양국 정상이 만났고, 우리 대통령 내외가 분계선을 넘었지만, 남북 정상이 함께 손을 잡고 분계선을 넘는 장면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바로 얼마 전까지 북한군의 총격을 뚫고 피 흘린 북한 병사가 목숨을 걸고 넘어오던 그 공간이라, 비현실적으로 여겨질 만큼 극적으로 대비됐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완전한 비핵화와 이를 통한 평화가 당장 눈앞에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일 수 있다. 그러나 분단의 상징 판문점을 배경으로, 어느 때보다 극적이고 소망스러운 장면이 연출된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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