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in for donation culture (KOR)
Published: 09 Feb. 2021, 20:15
His stipulation of the purpose of his donation is also the first of its kind in Korea. His decision reminds us of donations in Western society. In an exemplary move, Microsoft founder Bill Gates pledged to give away 90 percent of his assets after retirement and started working on mankind’s most daunting challenges — such as developing Covid-19 vaccines and tackling global warming — through the 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
In the past, when Korean businessmen announced a donation plan, their timing and intent could be suspicious — shortly after triggering a social controversy, for example, or from government pressure to donate their wealth. Also, many of them opted to donate money earned by the companies in which they are the largest shareholder. In that case, critics often expressed concerns that it would damage the interest of shareholders and not their own accumulation of wealth.
Some are still questioning the motivation behind Kim’s decision. They harbor suspicions that he took the action to distract from criticism that he had bequeathed his company stock worth hundreds of millions of dollars to his wife, children and other relatives. But these cynics need to consider Kim’s repeated expression of an intention to donate and the unprecedented amount of his donation.
Professors of business management believe Kim’s donation will help advance Korea’s outmoded donation culture and ratchet up Korean business leaders’ stature. Advanced countries took that path long ago. Once branded a villain for overtaking the business world by storm, Andrew Carnegie turned his reputation around by his sincere — and massive — contribution to American society. In the 21st century, leaders of U.S. IT companies are jumping on the bandwagon one after another.
Kim stopped short of specifying what kind of social problems he wants his money to be used to help ameliorate. Kakao says it takes time to find appropriate targets and ways to support them. Pundits already insist the donation be spent in ways that make our economic pie bigger by fostering promising start-ups or in mitigating inequity.
The government must help advance our immature donation culture instead of forcing corporate leaders to share their profits with ordinary people. Otherwise, it will destroy our donation culture. We hope the government fixes unnecessary tax and regulatory systems first.
카카오 김범수, 한국에 새 기부문화 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8일 사내 단체 메시지를 통해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을 사회문제 해결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결심은 한국 기부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가 보유한 주식의 현재 가치를 헤아리면 5조원이 넘는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뜻이다. 역대 국내 기업인 기부 중 최대 규모이며, ‘사회문제 해결’을 못 박은 사실상 첫 사례다. 그의 기부 결심은 서구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음 직한 새로운 기부 모델을 떠올리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은퇴와 함께 재산의 90%를 기부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지구온난화 해소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 뛰어든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간 한국은 기업인이 기부를 발표할 때 시점도, 형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직후였거나, 아니면 정권의 강요 때문에 비자발적으로 돈을 내야 했다. 개인이 아닌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돈을 동원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았다. 이런 형태의 기부는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논란에 빠지기도 한다. 혹자는 김 의장의 결심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부인과 자녀, 친인척들에게 1000억원대 규모의 주식을 증여하고, 자신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편법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나온 결정이 아니냐는 얘기다. 하지만 그가 평소 오랫동안 기부의 뜻을 밝혀온 점, 생색내기용이 아닌 5조원 규모의 전례 없는 기부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경영학자들은 김 의장의 기부는 한국의 기부문화뿐 아니라, 기업인의 위상도 제고할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서구 선진국들이 일찌감치 그런 길을 걸었다. 산업혁명 이후 큰돈을 번 철강왕 카네기 등 기업인들이 한때 ‘빌런(도적, villain)’이란 소리까지 들었다가 진정성 있는 기부를 통해 인식을 돌려놓았다. 이제 21세기 미국 디지털 기업인들은 사회문제를 넘어 지구적 문제 해결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김 의장이 한국이 안고 있는 어떤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부금을 쓸 것인지 주목된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구체적인 문제 해결 대상과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벌써부터 유망 스타트업들을 육성해 국부의 파이를 키우는 데 써야 한다거나,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써야 한다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도 김 의장의 기부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남들 힘들 때 돈 많이 벌었으니 내놔라’라는 식의 이익 공유제 강요는 새로운 기부문화의 싹을 잘라버릴 수도 있다. 차제에 ‘고액기부를 했더니 오히려 세금만 두드려 맞았다’는 일이 없도록 기부와 관련한 불합리한 세제와 규제도 개선하기 바란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