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aining tr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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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aining trust

The sinking of the Sewol scandalously exposed the flaws in Korea’s rigidly top-down elitist bureaucracy. In the face of coping with a major disaster, the public organizations showed themselves to be utterly incompetent, unresponsive and primitive. In order to upgrade the overall national system, it is imperative to overhaul the mind-sets and the ways of the bureaucrats.

From Sewol’s passenger list to the efforts to save more than 300 passengers, everyone in the government stumbled until they received orders from the president. The Central Disaster and Safety Countermeasures Headquarters rarely got the numbers of the survivors or the missing right and never had the proper information on the progress of rescue operations. Each government agency set up their own emergency center, leading to mix-ups and confusion in the rescue work. When the emergency headquarters was finally unified, it couldn’t decide on the person to lead it. First it was the prime minister, then it was the minister of oceans and fisheries. The way the civil service tended to the families of the victims was equally dismal. Families demanded a TV screen to monitor the scene of the rescue. The TV screen was installed only after President Park Geun-hye heard the demand directly from the families. When most of their demands went ignored, families attempted to march to the presidential office in Seoul. If that doesn’t prove desperation, what would? A senior government official was sacked after he suggested having a group picture taken in front of the list of the dead in the situation room. Talk about empathy! One senior official from the Coast Guard infuriated the families with the self-congratulatory comment that his agency helped to save 80 passengers - out of a total of 476. Officials dispatched from the Ministry of Education were seen watching animated films on their smartphones. None of these insensitive acts could have been possible if anyone in the government sincerely sympathized with the agony of the families. The bureaucrats have no regard for the people. What they care for are their prospects for promotion and post-retirement jobs. The government is of the bureaucrat, by the bureaucrat and for the bureaucrat - instead of the people. And we thought we live in a civilized, democratic nation. The bureaucracy lives in the authoritarian past, but the rest of us live in today’s information-oriented world. The biggest fallout from the calamity is not only the loss of hundreds of lives but also a loss of confidence in our society. The students died because they obeyed the orders of authority. The authority will never be trusted so reflexively again. It must do its utmost to regain the public’s trust.

JoongAng Ilbo, April 25, Page 30



세월호 침몰 참사는 한국 관료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재난 대응을 책임져야 할 정부 조직이 시종 부실하고 무능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가 개조 수준으로 시스템을 뜯어고치기 위해선 정부를 움직이는 관료들의 의식 구조와 일하는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침몰부터 실종자 수색까지 전 과정에 걸쳐 해당 부처와 관료들은 대통령 얼굴만 바라보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우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뒤늦은 대처와 거듭된 발표 번복이 문제로 지적됐다. 해양수산부·안전행정부 등이 각각 사고대책본부를 만들자 이를 일원화하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를 발족시켰으나 본부장이 총리에서 해수부 장관으로 교체되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뒤이어 침몰 당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의 교신 녹취록과 안산 단원고 학생의 119 신고 내용이 공개되면서 해경 책임론도 불거졌다.
현장 공무원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간절한 요구도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지난 16일 사고 직후 “수색 현장을 보고 싶다”며 CCTV 모니터 설치를 요청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과 만난 다음에야 실행됐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가족들이 지난 20일 "청와대로 가겠다"며 도로에서 농성을 벌인 데 이어 어제는 사고대책본부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안행부 국장은 팽목항 사망자명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 했고, 해경 간부는 “80명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 진도 실내체육관의 교육부·교육청 지원 부스에서 공무원이 실종자 가족이 지나다니는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장면이 목격돼 물의를 빚고 있다. 실종자 가족의 비통한 심정에 공감하고 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과 행동들이다.
관료들이 무능함을 노출한 채 무분별한 언행을 일삼는 원인은 국민이 안중에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대통령과 장관을 바라보며 승진과 퇴직 후 ‘낙하산’으로 내려갈 일자리에만 눈이 벌건 것 아닌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미국 링컨 대통령)가 아니라 ‘관료의, 관료에 의한, 관료를 위한 정부’인 셈이다. 어떻게 정상적인 민주 국가라고 할 수 있는가.
나아가 관료 사회의 실력이 민간보다 뒤처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장 이번 사고에서도 첫 세월호 선체 진입과 첫 선체 시신 수습이 민간 잠수사들의 성과였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관료들이 현장이 아니라 책상 앞에서 하는 행정에 길들여져 있다. 그러다보니 관료들이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개방·공유·소통·협력의 ‘정부 3.0’ 비전은 허탈함을 더할 따름이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후유증은 사회의 기본 토대인 신뢰자본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산고 학생들은 “그대로 있으라”는 선내 안내방송을 믿고 있다가 바다 속에 갇히고 말았다. 정부마저 국민의 신뢰를 잃어선 안 된다. 이제라도 신뢰를 국정 운영의 최고 가치로 두고 시스템을 개혁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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