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y rhino before your eyes (KOR)

AN HYO-SEONG
The author is a finance news team reporter at the JoongAng Ilbo.

A sense of crisis is deepening in the economy. There are concerns of stagflation. On April 12, Deputy Prime Minister for Economic Affairs Hong Nam-ki said that this year’s economic growth rate would be lower than the goal of 3.1 percent and the inflation rate would be higher than the expected 2.2 percent. In the aftermath of Russia’s invasion of Ukraine, prices of food and energy are soaring, and the United States has tightened austerity measures. The consumer price index of the U.S. rose by 8.5 percent from the previous year, the highest since 8.9 percent in December 1981.

Warnings that Korea could face hardship due to the austerity measures in the United States started to be made by government officials since the end of last year. Deputy Prime Minister Hong underscored the need to pre-emptively remove risk factors like the gray rhino — predictable yet overlooked risk factors.

Hong mentioned household debt, the U.S. policy shift to austerity, inflation as a result of oil and raw material price rise, and delay in resolving global supply chain disruption. Aside from Russia’s invasion of Ukraine, they are exactly the same as the elements fueling the recent debate over Korea’s possible economic crisis.

The problem is that few actions have been taken as the gray rhino approaches aside from tightening household debt. Despite the concerns about inflation, the release of money continued with the supplementary budget, and the impact of supply chain disruptions such as the urea water shortage hit hard because of delayed responses.

As the discord between the outgoing and incoming powers delayed the appointment of the Bank of Korea Governor, the Monetary Policy Board was held without the governor for the first time. The ruling Democratic Party (DP) is pushing for depriving investigation authority from the prosecution. Justice Party spokesperson Jang Tae-su said, “I am worried that the National Assembly would turn into an ‘animal assembly’ because of extreme confrontation when it should take care of people’s lives and unusual inflation at the time of transition.”

It is best not to run toward an angry rhino. If the rhino is already charging, there is only one way. Michele Wucker, president of the World Policy Institute who first used the concept of gray rhino, said we must not stay still. The transition committee recently declared a war against inflation. I only hope for the new administration’s swift and correct response.

눈앞의 회색코뿔소
안효성 금융팀 기자

한국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에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 12일 올 경제성장률은 목표치(3.1%)보다 낮고, 물가상승률은 전망치(2.2%)보다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미국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선 결과다. 이날 저녁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5%가 올라 1981년 12월(8.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긴축 등으로 한국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는 지난해 말부터 정부당국자들의 입에서 나왔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9월 30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회색 코뿔소와 같은 위험요인을 확실하고 선제적으로 제거하자”고 말했다. 회색 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뜻한다.

당시 홍 부총리가 꼽은 위험 요인을 나열해 보면 이렇다. ^가계부채 ^미국의 긴축 기조 전환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병목 해소지연 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만 제외하곤 최근 한국 경제위기론에 불을 붙이고 있는 요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문제는 회색 코뿔소가 눈앞에 다가올 때까지 가계부채를 조이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했지만 추경예산 등 돈 풀기는 계속됐고, 늑장 대응으로 요소수 대란 등 공급 병목현상의 후폭풍도 고스란히 맞았다.

회색 코뿔소에 대한 외면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대선기간엔 후보마다 돈 풀기를 약속했고, 선거가 끝난 후엔 청와대 이전과 대우조선해양 알박기 논란 등에 시간을 쏟았다. 신구 권력갈등으로 새 한국은행 총재 인선이 늦어지며 금융통화위원회는 최초로 총재 없이 열리게 됐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지명에 대해 “인사가 급한 것도 아닌데 원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3월 24일)고 말했다.

아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만 내세우고 있다. “심상치 않은 물가인상 등 시민의 삶을 정권 이양기 국면에서도 잘 살펴야 할 국회가 극단의 대결로 인해 '동물국회'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된다”(정의당 장태수 대변인)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성난 코뿔소는 마주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이미 코뿔소가 돌진했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회색 코뿔소 개념을 처음 사용한 세계정책연구소(WPI) 소장인 미셸 부커의 말을 빌리자면 “제자리에 꼼짝없이 붙어 있으면 절대 안 된다.” 최근 인수위원회는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새 정부의 기민하고 올바른 대응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