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A vote for coalition politics

Jan 11,2003


The unvarnished truth is that the parliamentary system was never a popular form of government. Even former Prime Minister Kim Jong-pil, who actively advocated the parliamentary system, seems to have lost his passion for it. Yet witnessing German politics, one realizes that the system does have its virtues after all.

First of all, there are no lost votes in elections. In our last presidential election, the votes cast for candidates other than President-elect Roh Moo-hyun all became meaningless. More than half of all votes cast, more than the number that Mr. Roh won, became "dead" votes. Only the generosity of the winner can allow the political opinions of these "dead" votes to come alive in the country's policies. In Germany, on the other hand, any political party that wins more than 5 percent of the voters' support can represent the percentage of the population that voted for them.

It is also interesting that each voter gets to cast two votes. If a voter likes a certain candidate from Party A but likes Party B as a party in general, that voter can cast one direct vote for the candidate from Party A and one vote for Party B. Otto von Bismarck, who unified Germany, once said, "Politics is the art of possibilities." It is possible for yesterday's enemies to become today's allies in German politics. This is because of coalition politics. Coalitions can put a third party in power, but coalitions are the essence of parliamentary systems. In such systems, there is not a sense of "life or death" politics. This is because one never knows when one's enemies will turn into allies or allies become one's enemies.

The finest example of coalition governments is that of the left-wing and the right-wing parties. The first of such a coalition in Germany was when the Social Democratic Party and the Christian De-mocrats formed a coalition that governed West Germany from 1966 to 1969 during the country's first economic crisis since the end of the war. Coalitions are useful when a country needs a strong force to take it out of a crisis situation. Germany's experience should be an example for us. With rising concern over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and the way things are faltering at home, a national consensus is needed more than ever.

If Mr. Roh shares his victory, the present crisis and increasing regionalism will go away and he will gain new stature.

The writer is the Berlin correspondent of the JoongAng Ilbo.
by Yoo Jae-sik

대통합의 길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화끈한 것 좋아하는 우리에게 내각제는 별 인기가 없다. 내각제를 적극 옹호하던 JP도 요즘은 기력이 빠졌는지 통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러나 내각제를 잘 꾸려가는 독일 정치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내각제에 의외로 장점이 많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우선 선거에서 사표(死票)가 거의 없다. 지난번 우리 대선에서 노무현(盧武鉉)당선자 이외의 후보가 얻은 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당선자의 득표보다 많은 50% 이상 유권자의 표는 말 그대로 죽은 표다.

'승자의 아량'이 없으면 이 사표의 정치적 의사는 결코 반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독일에선 어느 당이라도 5%의 지지만 얻으면 그 만큼 국민 의사를 대변한다.

유권자에게 투표권을 두 개 주는 것도 재미있다. 인물은 A당 후보가 좋은데 정당은 B당이 마음에 든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직선투표는 A당 후보를 찍고 정당투표는 B당에 하면 된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던 비스마르크의 말도 정말 실감난다. 어제까지 철천지 원수로 싸우다가도 오늘 손을 잡는다. 연정(聯政)이 이를 가능케 한다.

제3당이 주도권을 잡는 모순이 있긴 하지만 연정이야말로 내각제의 꽃이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피아를 구분하지 않는다. 언제 동지가 적으로, 혹은 적이 동지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연 정치보복도 없다.

연정의 백미(白眉)는 좌우 대연정이다. 사민당과 기민당 사이의 연정으로, 1966년부터 69년까지 전후 첫 경제위기 때 있었다. 당시 키징거 내각은 냉전시대 금과옥조이던 할슈타인 원칙을 폐기, 훗날 독일 통일의 초석이 된 동방정책의 싹을 틔웠다. 통일 직전인 90년 3월 동독 마지막 정부에서도 대연정이 있었다.

이처럼 국가적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할 때 대연정은 유용하다. 독일의 이런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게 많다. 특히 북핵 문제 등 심상찮은 국내외 정세를 감안하면 국민 대화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대연정의 대통령제 버전은 바로 거국내각이다. 물론 처음부터 거국내각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그러나 진정 국민 대통합을 원한다면 고려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단언컨대 盧당선자가 '승자 독식'을 포기하고 모두를 아우른다면, 그래서 현 위기와 망국적 지역감정까지 극복한다면, 그는 당당히 가장 성공한 대통령의 필요조건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유재식 베를린 특파원



dictionary dictionary | 프린트 메일로보내기 내블로그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