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Rubles reign after the fall of the USSR

June 16,2004


The currency of the Soviet Union was the ruble, which was derived from Russian verb “rubit,” to cut. In ancient times, silver was used as currency in the Russia, and merchants would wear silver coils on their waist and cut the necessary amount to make payments. “Ruble” first referred to the cut silver and came to refer to the Russian currency.

But as an official currency, the ruble had a short heyday. In the communist economy, the unofficial currency was the dollar, which dominated the underground market. The dollar-based, black market-driven economy would prevail when public authority was undermined, and the underground economy would shrink when law enforcement was tight. During the Cold War era, international analysts would study black-market dollar transactions. When crackdowns came, analysts assumed the secret police had the upper hand. When the black market flourished, authority was weak.

The dynamics of the ruble and dollar became more obvious and extreme as the Kremlin introduced perestroika, an economic, political, and social restructuring program, in the mid-1980s. Thanks to Mikhail Gorbachev’s policy to encourage joint ventures with foreign companies, Pizza Hut opened in Moscow. The American pizza chain installed separate windows for dollar and ruble payments. The dollar price was over ten times the ruble price, and naturally, Russians would line up at the ruble-only window. So those who could afford to pay the dollar price did not have to wait in line at all. The Soviet press and intellectuals felt insulted by Pizza Hut’s policy, and criticized the government for allowing the price discrimination. But the power of the dollar and other foreign currencies spread to other sectors of the economy. Dollars symbolized privilege and first class products, and rubles meant second-class.

But the authority of the mighty dollar did not last long. The tendency was accelerated since President Vladimir Putin came into power in Russia. Especially as the economy became more stabile, the ruble regained a competitive edge. Recently, anti-American sentiment grew, and relations with Europe gained, so the government and the private sector increasingly used the euro as a benchmark. Those changing dynamics are a barometer of the politics and economy of Russia.

The writer is an editorial writer of the JoongAng Ilbo.


by Kim Seok-hwan

루블貨의 힘

옛 소련의 화폐는 루블이었다. 루블은 '자르다'라는 뜻의 러시아어 동사 '루비치'에서 나온 말이다. 고대 러시아 시절 은화가 통용된 적이 있는데, 이때 상인들은 은을 가늘고 길게 늘여 철사처럼 허리에 감고 다니면서 필요한 만큼 잘라 지급했다. 그래서 필요한 만큼 잘라낸 은덩어리를 가리키는 루블이 점점 화폐를 의미하게 됐다.

하지만 공식 화폐로서의 루블의 영화(榮華)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비공식 화폐인 달러가 지하경제를 지배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달러 경제.암시장 경제는 소련의 공식적 힘이 약화되면 기승을 부렸고, 기율이 강해지면 약화됐다. 그래서 냉전 시절 외국 분석가들은 암달러상이 활개를 치면 권력투쟁에서 KGB 등 소련의 감찰.정보 기능이 수세에 몰렸다고 생각했으며, 암달러상에 대한 처벌과 단속이 강화되면 이들이 권력의 핵심에 등장한 것으로 추측했다.

루블과 달러의 역학관계는 1980년대 중반 페레스트로이카 시기를 거치면서 점점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당시 고르바초프의 합영기업 장려정책에 따라 모스크바에 진출한 '피자헛'은 루블로 피자를 판매하는 창구와, 약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달러만을 받는 창구를 구분해 영업했다. 당연히 루블 창구의 줄은 끝모르고 늘어졌다. 반면 달러 창구는 언제든지 가기만 하면 피자를 먹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당시 소련 언론과 지식인들은 이런 피자헛의 정책에 모멸감을 느끼면서 이를 허용한 정부에 대해 격렬한 반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비공식 화폐인 달러와 외화의 힘은 피자헛 이외의 영역으로 점점 확산됐다. 달러는 특권과 일류를 상징했고, 루블은 이류와 약자를 의미했다.

그러나 달러의 이런 권능 또한 오래가지 않았다. 러시아가 정상을 되찾으면서 루블이 공식적 영역에 복귀했다. 푸틴 대통령 등장 이후엔 이런 경향이 가속화했다. 특히 경제가 안정되면서 루블의 경쟁력도 강해졌다. 최근엔 미국에 대한 반감과 유럽과의 관계 비중이 커지면서 루블을 유로에 연동시키려는 경향이 민간뿐 아니라 국가정책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불과 10여년 사이에 러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유로와 달러.루블의 이 같은 역학관계는 러시아 정치경제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바로미터다.


김석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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