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Serious fiscal addiction (KOR)

Nov 13,2019
“We must fight against welfare populism just like the 300 Greek warriors safeguarded the gorge of Thermopylae against the invasion of Persia,” said former Finance Minister Bahk Jae-wan when he took office in June 2011 in the Lee Myung-bak administration. At the time, Europe’s fiscal crisis was hurting the global economy and Korea faced a general election the following year. Political circles demanded massive spending from the government. Bahk refused. As a result, the share of Korea’s national debt against its GDP rose by a small margin — from 30.3 percent in 2011 to 30.8 percent the following year. Bahk’s iron conviction helped Korea maintain its fiscal integrity.

Fast forward a few years. Hong Nam-ki, deputy prime minister for the economy and finance minister, immediately succumbed to President Moon Jae-in when he challenged the idea of Korea’s debt never going above 40 percent of the GDP. Hong drew up a super-sized budget for next year amounting to 513.5 trillion won ($441.7 billion), a significant 9.3 percent increase compared to this year. To make up for fiscal losses, the government plans to issue national bonds worth more than 60 trillion won next year.

The administration’s fiscal obsession has reached a serious level. Presidential spokeswoman Ko Min-jung said, “If you only stack up grains in a barn, they get rotten.” But Korea is not stacking up money – it’s racking up debt. Last year’s national debt of 681 trillion won is expected to snowball to 1,061 trillion won in 2023.

The Korean economy is sinking fast as seen in the myriad of warnings that its growth rate will plunge to the 1 percent range this year and next. To help the economy rebound, some fiscal expansion is required. Yet the money should be spent as efficiently as possible. For instance, a fiscal stimulus should aim to foster new industries to reinforce our existing growth engines, as well as to find items that can maximize the effect of fiscal inputs over the short term.

But next year’s budget seems far from efficient. For instance, the budget to create jobs has increased to 26 trillion won — up 21 percent compared to this year — despite its obvious ineffectiveness. Most of the money is actually spent to counteract the effects of the government’s disastrous so-called income-led growth policy. Its cash handouts amount to 54 trillion won — probably intended to get more votes in next year’s general election.

If our national debt soars, it cannot help revive the economy. The National Assembly must carefully deliberate on the government’s budget proposal. We hope our lawmakers do not renege on their obligation to keep a close watch on government spending.
513조원<2020년 예산>도 부족하다는 심각한 재정 중독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레오니다스가 이끌던 300명의 최정예 전사처럼 테르모필레 협곡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2011년 6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당시는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를 휩쓸고, 한국은 이듬해 총선을 앞둔 상황이었다. 정치권은 대폭 예산 확장을 주문했다. 박 장관은 맞섰다. 결국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2011년 30.3%에서 이듬해 30.8%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 장관의 소신은 한국이 여태껏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됐다.

지금은 어떤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가 채무비율을 40% 안팎에서 관리하는 근거가 뭐냐”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에 무릎을 꿇었다. 내년에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5000억원 슈퍼 예산을 편성했다. 헤프기 그지없는 씀씀이를 감당하기 위해 내년에 찍을 적자성 국채가 60조원을 넘는다. 이것도 모자라 지출을 더 늘리겠다고 한다. 17개 국회 상임위 가운데 예산안 예비심사를 끝낸 8곳에서만 8조200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무조건 돈을 뿌리고 보겠다는 재정중독증이 심각하다. 청와대는 한술 더 떠 착각마저 하는 듯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그제 라디오에 나와 “곳간에 작물을 계속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나랏돈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돈이 아니라 빚을 쌓는 형국이다. 지난해 681조원이던 나랏빚이 5년 뒤인 2023년에는 1061조원이 될 정도로 채무 증가 속도가 빠르다. 그런데도 “쌓인 돈을 풀어야 한다”는 건 착각을 넘어 무지에 가까울 정도다.

지금 한국 경제는 위기로 치닫고 있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1%대 성장에 그치리란 경고가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극복하려면 어느 정도의 확장 재정은 불가피하다. 그렇더라도 ‘효율성’이란 전제가 붙어야 한다. 신산업 발굴ㆍ육성처럼 성장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분야, 그리고 단기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할 항목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은 효율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효과를 의심받는 일자리 예산이 올해보다 21% 늘어난 26조원이다. 상당 부분이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땜질 처방하는 대증요법용이다. 각종 현금 살포액은 54조원에 이른다. 동네 도서관ㆍ체육관을 짓는 생활 SOC 예산은 10조4000억원으로 30% 늘렸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의혹이 짙다.

자칫 엉뚱한데 돈을 잔뜩 뿌리는 바람에 정작 경기는 살리지 못할까 두렵다. 나랏빚이 늘어 재정 여력이 떨어지면 비틀거리는 경제를 붙잡아 일으키기도 어렵다. 내년 예산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여야 하는 이유다. 어느 때보다 깐깐한 예산안 심사가 필요하다. 국회 예결위가 ‘건전 재정 파수꾼’이라는 임무를 저버리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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