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is cheap for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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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is cheap for Japan

One of the things that Japanese people like is giron, or discussion. It is beyond a simple exchange of opinions and is more of an open argument. They debate over a certain topic. In university classrooms or at study group sessions, giron is a common practice. When it is hard to reach a conclusion, people meet over and over again to close the gap. The Japanese government forms an advisory panel of experts in relevant fields when deciding important policies and has them engage in discussions, which are made public. As a result, it seems like the conclusion is reached through a democratic process, at least on the surface.

A historic discussion is now in progress in Japan, with 16 civilian experts and the grand title of the “Advisory Panel on the History of the 20th century and on Japan’s Role and the World Order in the 21st Century.” They are discussing what Prime Minister Shinzo Abe will say in the statement to mark the 70th anniversary of the end of World War II this summer. They have met twice now to discuss Japan’s actions during World War II.

On March 13, acting chair Shinichi Kitaoka, president of International University of Japan, argued that the Pacific War was a “reckless war that had missed the flow of the world and caused great casualties in Asia,” and that “it was wrong to claim that Japan fought for the liberation of Asia.” Another member also said that “it was a war of aggression even for the values of the time, and the panel report cannot state that it was not aggression.” However, the Abe government ignored their opinions and repeated the claim that there was no definition for aggression.

It also made remarks that incapacitate the discussion altogether. Cabinet Minister Yoshihide Suga, who is considered Abe’s mouthpiece, said at a news conference on Feb. 25, “While we respect the opinions from the discussion, the entity that writes the statement is the Prime Minister himself.” He basically said that Abe would make all the decisions although the experts were called to discuss the subject. Some say that the advisory panel was only called to show that he was preparing for the statement carefully. The discussion is nothing but talk.

Koichi Hagiuda, the advisor to the Liberal Democratic Party chairman, is considered a confidant of Abe. He said that there was no need to stick to each word and phrase of the statements from the past, stressing that the keywords from the Murayama Statement from 1995 would not matter. Abe likes to say “pursuit of the future,” but what Japan needs now for the future is not discussion for discussion’s sake. Sincere repentance, accountability and apologies are needed now.

*The author is a Tokyo correspondent of the JoongAng Ilbo. JoongAng Ilbo, April 11, Page 26

by LEE JEONG-HEON


일본인들이 참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기론(ぎろん)이다. 한자어로는 의논(議論)이다. 단순한 의견 교환을 넘어선다. 공개적인 토론에 가깝다. 특정 주제를 놓고 공방을 벌인다. 대학 강의실이나 공부 모임인 벤쿄카이(勉?會)에서 기론은 일상적이다. 결론이 나지 않을 때는 몇 번이라도 만나 생각의 차이를 좁힌다. 일본 정부도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유식자(有識者) 간담회’를 구성, 기론을 펼치도록 한다. 또 그 내용을 공개한다.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결론에 이르는 것처럼 보인다. 겉으로는 그렇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기론이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다. 16명의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름도 거창하다. '20세기를 돌이켜보고 21세기의 세계질서와 일본의 역할을 구상하기 위한 유식자 간담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올 여름에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어떤 내용을 담을 지 토론한다. 두 차례 회의를 했다. 제2차 대전 때 일본의 행위가 ‘침략’인지 여부를 놓고 열띤 공방도 펼쳤다.
좌장 대리인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국제대 학장은 지난달 13일 태평양 전쟁에 대해 "세계의 대세를 잃은 무모한 전쟁으로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며 “일본이 아시아 해방을 위해 싸웠다는 건 잘못”이라는 지론을 폈다. 다른 위원도 "당시의 가치관에서 봐도 침략이며, (간담회 보고서에) 침략이 아니었다고 기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을 무시한 채 아베 내각은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기론 자체를 무력화 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먼저 ‘아베의 입’으로 불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그는 2월 25일 기자회견에서 “간담회 의견을 존중하지만 담화를 만드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총리”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을 불러 토론을 시켜놓고 결정은 아베 총리가 할 테니 ‘알아서 잘 해보라’는 김 빼기 발언이다. 총리 주변에서는 “전문가 간담회 자체가 신중하게 담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란 말도 흘러 나온다. ‘기론은 그저 기론일 뿐’이란 평가절하다.
‘아베의 복심’으로 통하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보는 “과거 담화의 글자 하나하나, 어구 하나하나에 그다지 구애될 필요는 없다"며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의 핵심 표현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등의 키워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일엔 “그런 (반성)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없다면 ‘카피(복사)’해서 담화에 쓰는 것도 가능하긴 하다”고 선심 쓰듯 말했다. 전문가들에게 그때그때 ‘기론의 틀’을 제시하며 ‘아베의 지침’을 내리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가 즐겨 쓰는 ‘미래 지향’을 위해 지금 일본에 필요한 건 ‘명분 쌓기용’ 기론이 아니다. 진정한 반성과 사죄, 책임지는 자세다. 과거를 부정하며 미래를 말하는 건 사기다.
이정헌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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