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garbage to a garden (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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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garbage to a garden (국문)

Today is Election Day. South Korea has been adrift over the last six months after the impeachment and detention of former President Park Geun-hye over an abuse of power scandal. During this period, the nation has been split in two — those opposing the impeachment with national flags and those supporting it with candles in Gwanghwamun Square. The acute division and lack of national leadership — coupled with North Korea’s endless nuclear provocations, the unpredictable Donald Trump administration and China’s persistent retaliations for the deployment of the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system — has pushed the country into an unprecedented chaos. Today’s election offers a great opportunity to put the troubled nation back on track.

But the presidential campaigns have been regretful due to their lack of vision and hope and an abundance of negative attacks against each other. That could lead to an election with the most swing voters in the history of our democracy. We cannot be relieved at the amazing voter turnout — 26.1 percent — in the early voting.

Still, elections change the world. In the Apr. 13 legislative election last year, voters sent a stern warning to former president Park and her ruling party to wake up from their tenacious arrogance, ignorance and incompetence. Dismissing the public ultimatum led them to a crushing defeat in the election.

People’s power also worked miracles before. The results of the Dec. 12, 1978, legislative election held during the ironclad rule of President Park Chung Hee was shocking. The opposition’s snatching of 1.1 percent more votes than the ruling party heralded the collapse of the ruling party the next year. The same took place in the Feb. 12, 1985, legislative election at the height of the Chun Doo Hwan government. The results of the election also led to the ruling party’s crushing defeat, which triggered the Jun. 10 Democratization Movement two year later, which again paved the way for the direct presidential election system.

The Dec. 16, 1987, presidential election was no different. In the first direct election of the sort, another general-turned-politician Roh Tae-woo was elected president thanks to the botched attempt to field a single candidacy between Kim Young-sam and Kim Dae-jung. But the election turned out to be a wake-up call to our regionalism-based voters.

A higher voter turnout surely helps ensure legitimacy for the new president at critical times like this. In dealing with strongmen like China’s President Xi Jinping, Japan’s Prime Minister Shinzo Abe,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not to mention Trump and even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our president need to show a strong voice based on the high rate of votes he earned.

Today is a historic day. In 1952, The Times joked that expecting democracy to bloom in Korea is like hoping for a rose to bloom in a garbage can. We must prove that times have changed.

JoongAng Ilbo, May 9, Page 26


오늘 대선, 나라 표류 끝내고 재도약 일궈낼 역사적 디딤돌 소신있는 한표가 세상 바꾸고 평화적 시민혁명 완성시킨다

유난히도 시렸던 지난겨울. 인고로 이겨내 온 장미가 곳곳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대자연의 섭리만큼 대한민국의 국운을 되살릴 19대 대통령 선거일 아침이 밝았다. 역사상 유례없던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이르기까지 반년 이상 대한민국은 국가 리더십 부재의 혼돈과 낙담 속에 표류해 왔다. 촛불로 시작된 민심의 광장은 둘로 쪼개어졌고 북한의 핵 도발과 예측 못 할 미국의 새 리더십, 사드 배치를 구실로 한 중국의 압박 등 사방의 격랑이 우리를 집어삼킬 듯 넘실대 왔다. 오늘 대선이야말로 나라를 제자리로 안정시키고 통합과 재도약으로 이끌 리더십을 구축할 가장 중요한 ‘지렛대 선거’가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맞아 치르는 응급 대선의 성격상 짧은 한 달여 대선 기간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표심을 흡인할 산뜻한 비전ㆍ희망과 공약의 부족, 네거티브와 막말 공방 등은 유권자들의 회의를 가져왔다. 오늘 아침까지 “누굴 찍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이 가장 많았던 대선으로 기억될 터다. 26.1%의 높은 사전투표율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황사먼지 속 투표장으로 선뜻 등 떠밀어 줄 동기란 강력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건 역시 선거다. 파면당한 박 전 대통령에게도 민심은 이미 선거를 통해 준엄한 경고를 내려주었다. 지난해 4ㆍ13 총선. 국민은 16년 만에 여소야대 의회를 만들며 오만과 독선, 나태와 무능의 정권에 “정신 차리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를 대수로이 여긴 대통령과 정권의 교만은 결국 스스로를 붕괴로 내몰았다. 돌이켜 보면 대한민국의 모든 선거는 그 나름의 역사적 의미를 지녀 왔다. 외면받는 난장판 선거였건, 위정자들의 사기극이었건 던져진 국민의 한 표 한 표는 늘 역사를 발전적으로 견인한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박정희 유신체제의 억압 속에 치러진 1978년의 12ㆍ12 총선. “선거는 해서 무슨 소용 있느냐”는 비관론이 팽배했었다. 투표함을 열자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국민들은 여당인 공화당보다 야당인 신민당에 1.1%포인트의 득표율을 더 안기며 이듬해 유신 붕괴의 서막을 열었다. 신군부의 서슬 퍼런 강권통치가 절정이던 85년 2ㆍ12 총선. “정당성 없는 체제의 선거는 거부하자”는 회의론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선거 현장에선 역사상 최대의 민주화 강풍이 불었다. 여당 민정당에 참패를 안기며 2년 뒤 6ㆍ10 민주화 항쟁과 직선제 개헌으로 이어지는 굳건한 발판을 놓은 게 선거였다.
아쉽거나 속상했던 투표 결과 역시 국민이 안겨 준 의미 있는 자산이었다. 직선으로 치러진 87년 12월 16일 대선. 김영삼ㆍ김대중 후보의 단일화 실패로 36.6%를 획득한 노태우 대통령의 어부지리 당선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극심한 지역주의 투표 결과란 망국병을 목도하게 됐다. 그러나 이 선거는 민주화를 희구한 이들에게 모든 ‘분열의 후유증’을 일깨워 준 각성의 시작이 되었다. 이듬해 4ㆍ26 총선. 국민은 여소야대의 4당 구도를 만들어 노태우 정권을 견제했다. 이 의회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다수의 정책 입법을 성공시켰던 협치(協治)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5공 청문회가 가능케 됐고 이때 스타로 등장한 노무현은 줄곧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대통령으로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 한 표야말로 역사를, 세상을 변화시키고 도약시킨 순환의 시작이었다.
더구나 지금 같은 위기의 시대엔 투표 참여가 높을수록 새 대통령에게 정당성과 힘을 보태줄 수 있다. 시진핑ㆍ트럼프ㆍ아베ㆍ푸틴ㆍ김정은 등 스트롱맨들이 득실거리는 외교의 장에서 대한민국의 목소리엔 힘이 절실하다. 이번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누구를 찍으면 누가 된다”는 정치공학적 구호의 난무였다. 그러나 낙선할 후보라도 그에게 주어진 한 표는 미래를 꿈꿀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시켜 줄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새 대통령이 자만과 일탈에 빠질 때 강력한 견제의 힘을 발휘할 동력 또한 오늘 투표함에 담겨 있게 될 것이다. 사표(死票) 역시 소중한 선택이자 우리 공동체의 자산일 수밖에 없다. 공약과 인물 됨됨이를 찬찬히 따져 소신과 양심껏 투표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 대선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광장의 외침과 염원에서부터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시민혁명 전 과정을 마무리 지을 역사적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세계 유례없는 평화적 시위와 법적·제도적 해결로 법치와 민주주의의 모범 국가임을 보여 왔다. 오늘 투표야말로 법치와 민주주의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껏 그래왔듯 결과에 승복하자. 법치에 승복했던 것처럼 이젠 다수결의 민주주의에 승복할 때다. 일하는 대통령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부활을 이끌어 나가도록 가장 정성스러운 선거를 치러야 할 날이다.
이승만 정권 당시인 1952년. 영국 런던타임스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건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냉소했었다. 이젠 시린 아스팔트 위에서조차 장미꽃을 만개시킨 위대한 민주국가로 기록되도록 하자. 투표만이 세상을 바꾼다. 그리고 역사를 전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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