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ue customers (kor)
Published: 12 Nov. 2017, 21:08
The 5,000-won ($4.45) egg custard that the shabby restaurant serves is as fluffy as a soufflé prepared at a starred French restaurant. It is one of my top 10 pleasures of living in Korea to enjoy its acorn jelly and spicy dried radish.
I want nothing more in the world when I eat there, served with side dishes that change daily. Japanese writer Haruki Murakami wrote in his essay about his regular diner that it was very hard to describe in writing how tasty the croquet set is. I feel the same for the egg custard here.
I would want to go to this restaurant every day, but I can’t because of the atmosphere created by the other customers. Some cannot wait in line, yell when ordering and still complain about the service. The few loud customers have an overwhelming presence.
Some say customers are kings, but kings should have royal etiquette. The ill-mannered customers have long been a nuisance in the fine dining industry. Some make reservations and don’t show up. A chef said that his restaurant had a deficit because of “no-shows” in the high season like Christmas.
In the second year that Michelin Guide Seoul has been published, the city is clearly establishing itself on the global gastronomy map. But what if you give stars to the cultural level of the customers enjoying the food?
Chef Pierre Gagnaire, who is considered the “Picasso of French cuisine,” visited Korea in 2008. After an interview at a Korean restaurant, he walked into the kitchen even though his assistant advised him that they didn’t have time.
He took the hands of the chef and said that he was grateful for the wonderful experience. It was a horizontal relationship between the provider and recipient of a cultural experience, not a vertical relationship over money.
Gastronomy is not just a meal but an experience of all five senses, and the level of the customers as the entity enjoying the experience is important. Rather than obsessing over how many restaurants earned stars in Seoul, we may need to reconsider the culture of the customers.
JoongAng Ilbo, Nov. 11, Page 35
*The author is a reporter at Monthly JoongAng.
CHUN SU-JIN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평가원들이 영원히 몰랐으면 하는 식당이 한 곳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지하상가 백반집이다. 지난 8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판엔 못 들었지만, 단골 입장에선 그래서 더 다행이다. 이 허름한 식당에서 내놓는 5000원짜리 백반의 계란찜은 그 폭신함이 미쉐린 최고 별점 프랑스 식당의 수플레만큼이나 훌륭하다. 함께 나오는 고소한 도토리묵 무침이며 칼칼한 무말랭이는 한국에서 사는 즐거움 ‘톱 10’에 들어갈 정도. 여기에 매일 바뀌는 반찬까지 곁들인 한 상을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세상에 부러움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에세이 ‘토끼정 주인’에서 “(이곳의) 고로케 정식이 얼마나 맛있는지를 글로 표현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쓴 적이 있는데, 이 지하상가 계란찜 백반도 그렇다. 이쯤 되면 이 식당에 매일 가고 싶어질 만도 한데, 그렇게 안 되는 이유. 손님들이 만드는 분위기 탓이다. 주문 차례를 못 기다리고 소리를 지르거나, 반말 주문은 기본이면서도 “여긴 서비스가 별로야”라고 불평하는 이들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손님은 왕이라지만, 왕도 왕답게 행동해야 대접을 받는 법-. 하긴 이런 무매너 손님들은 파인 다이닝 업계에서도 오랜 골칫덩이다. 예약만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 쇼(no show)’ 손님들이 대표적이다. 한 셰프는 통화에서 “크리스마스 같은 대목엔 노 쇼 때문에 오히려 적자”라고 하소연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판 출간이 2년째에 접어들면서 세계 미식 지도에 서울이 본격 뿌리를 내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작 그 미식 문화를 즐길 손님들의 문화 수준에 별점을 준다면 얼마나 될까. 2008년 방한한 ‘요리계의 피카소’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는 한식당에서의 인터뷰가 끝난 뒤, 시간이 없다고 재촉하는 비서를 뿌리치고 그 식당의 주방으로 저벅저벅 걸어들어갔다. 그러곤 셰프의 손을 잡으며 “훌륭한 경험을 선사해줘서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돈으로 성립되는 수직적 갑을 관계가 아닌 문화적 경험의 제공자와 수혜자로서의 수평적 관계를 보여준 단면이다. 미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닌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인 만큼, 그 주체인 손님의 수준 역시 중요하다. 서울의 몇 개의 식당이 별을 획득했는지에 연연하기보다 손님들의 문화를 되돌아봐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전수진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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