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eliction of duty till the last minute? (KOR)

The four-year term of the 21st National Assembly expires on May 29. But the scorecard of the current legislature is extremely shabby due to the never-ending political battles. Among 25,800 bills the lawmakers proposed, only 9,500, or just 36 percent, were passed. The pending 16,300 bills will be automatically repealed by the last day of the term. An extraordinary session in May could offer a final opportunity to deal with the remaining bills, but no progress has been made due to the deepening rivalry between the governing People Power Party (PPP) and the majority Democratic Party (DP) after the DP’s landslide victory in the April 10 parliamentary elections.

Though some of the bills are controversial, a number of them are directly linked to the economy and people’s livelihoods. One of the most urgent bills is a special act on disposing nuclear waste. The bill provides grounds for building facilities to permanently or temporarily store spent fuel from nuclear plants. It takes at least seven years to build an ad hoc storage facility, but existing facilities will be saturated in 2030 if left unattended. That could cause a serious problem for electricity supply. The two major parties agreed to pass the special bill in May, but it remains to be seen.

Bills on helping to raise and care for children are also pending in the legislature, not to mention three revisions aimed at ensuring paid leave for both parents up to three years — one and half years for each parent. Despite the urgent need to lift our pitifully low birthrate, lawmakers are still dilly-dallying on enacting those bills.

The pending economy-related bills only deepens companies’ woes. A survey on 1,000 major companies by the Federation of Korean Industries (FKI) shows that 30.9 percent of them wanted to see the passage of the act on expanding the scope of tax exemption for investments in national strategic technologies and research and development, while 28.1 percent hoped for the passage of the revised Serious Industrial Accident Act aimed at suspending the implementation of the strict punishment of employers for industrial accidents, if they hire less than 50 workers. The FKI stressed the need for the passage of such acts in the legislature to bolster corporate investment and competitiveness.

If the Assembly abandons its obligation to protect people’s livelihoods, that’s dereliction of duty. Lawmakers from both sides of the aisle must not be engrossed in seeking their partisan interests. If they really want to serve the people and country, they must pass the pending bills before they are killed. If legislators want to spend the remaining month only fighting against one another, they cannot avoid the disgrace of being the worst-ever legislature.

21대 국회, 민생 입법 마무리가 국민에 대한 예의다

고준위법·모성보호 3법 등 1만6300개 법안 계류 중
임기 끝나면 자동 폐기…정쟁 접고 유종의미 거둬야

21대 국회 임기가 다음 달 29일 끝난다. 여야가 정쟁에 몰두한 탓에 입법 기관으로서 이번 국회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입법안은 2만5800여 건으로, 9500여 건이 처리됐다. 전체의 36%에 불과하다. 계류 중인 1만6300여 건의 법안은 21대 국회 만료일인 5월 29일 자동 폐기된다. 5월 임시 국회가 법안 처리의 마지막 기회지만, 쟁점 법안을 둘러싼 양보 없는 여야의 샅바싸움에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졸속 입법된 법안도 있지만, 운명의 기로에 선 법안 중 민생 및 경제와 직결된 법안도 상당수다. 가장 시급한 법안 중 하나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는 영구처분시설과 중간저장시설의 설치 근거를 담았다. 임시중간저장시설 구축에 최소 7년이 필요한데, 현재의 임시저장시설은 2030년에 포화될 전망이다. 이번에 처리되지 않으면 원전 가동이 중단돼 전력 공급에 심각한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여야가 큰 틀에서 5월 임시국회 처리를 합의했지만,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육아 및 돌봄 법안도 국회에서 멈춰 있다. 부모의 육아휴직을 1년6개월씩 최대 3년까지 보장하는 남녀고용평등법 등 ‘모성보호 3법’도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중요한 입법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국회에 계류된 경제 관련 법안은 기업의 애를 태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업은 국가전략기술과 연구개발(R&D)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30.9%)과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 유예를 담은 중대재해처벌법(28.1%) 통과를 희망했다. 차등의결권 허용을 포함한 상법(12.5%)과 대형마트 유통규제 완화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9.1%)도 처리가 시급한 법안으로 꼽았다. 한경협은 “미국과 일본이 기업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기업 투자 확대와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해당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대표로 뽑힌 이들이 민생 현장에 가장 주요한 입법을 내팽개치는 것은 직무유기다. 야당은 정파적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에만 매달려 폭주하지 말고, 여당은 불리하다고 ‘국회 보이콧’ 운운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민생을 위한다면 입법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한 달이란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남은 한 달도 싸움박질하다 끝내면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다.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민생경제를 챙기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