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The choices in battle

Mar 27,2003


“My body shakes. I feel as if there is ice buried deep within my bones. What is my army division? Last school of graduation? Hometown? Why did I become a soldier? What do I think about communism? What are my feelings toward the United States?

“I’m a platoon leader of a failed South Korean unit during the 1950-1953 Korean war. I witnessed a death of our noncommissioned officer after having infiltrated into enemy territory. I have been captured alive in a crossfire with the enemy. Having finished interrogating me, the enemy soldiers have dumped me in a trench. I will be executed soon for refusing to convert to communism.

“An hour from now they will come to take me away. The captain, after exchanging a few words, will tell me to walk straight ahead and to not look back. I will hear the snow crackle under each one of my last steps. Wait a minute. They might strip me naked because of my fatigues, which are torn but not faded U.S. military fatigues.”

The above is an excerpt from a novel titled “Delay,” written by Oh Sang-won, a post-Korean War writer.

Raw pain, deep despair, fear of cold bullets and a thin thread of hope for his life jumble in the mind of the novel’s protagonist, who has received an hour-long stay of execution from communist soldiers.

“I will take precise steps. The sound of the loading gun cuts through the air as cold as the wind ... It feels like someone is pulling me from the back of my head. I feel acute pain and shock in my back. White snow turns to gray and then disappears into darkness. The executioners gather their guns, sheepishly, and head back to headquarters as the warm sun shines on the white snow.”

The fear of a soldier is not any less than that of a civilian, just because a thin helmet encases his head. A soldier in battle has three choices: To kill, be killed or be taken as a prisoner of war.

Watching Iraqi soldiers surrender, walking wearily with hands behind their heads, their faces hardened with fatigue or terror, I wonder whether there was a cause for them to fight for to begin with.

Once the war is under way, the only surviving virtue can be one of the two: A military prowess that overpowers the enemy or a community’s values that are worth dying for.

The writer is a deputy political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Chun Young-gi

포로

"몸이 떨린다. 뼛속까지 얼음이 박힌 것 같다. 소속사단은? 학벌은? 고향은? 군인에 나온 동기는? 공산주의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미국에 대한 감정은?"

'나'는 6.25 때 한국군 낙오병의 소대장이었다. 적의 후방에 침투했다가 옆에서 선임하사가 죽는 장면을 목격했다. 인민군과 교전 중 생포됐다. 이제 막 신문을 마치고 허름한 지하 움막에 내팽개쳐졌다. 나는 전향하라는 그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았으므로 곧 총살을 당할 것이다.

"한시간 후면 나는 그들에게 끌려 나간다. 대장은 말할 테지. 뒤를 돌아보지 말고 똑바로 걸어 가시오. 발자국마다 사박사박 눈 부서지는 소리가 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놈들은 미제 전투복이 탐이 나 홀랑 빨가벗겨서 걷게 할지 모른다."

전후작가 오상원이 쓴 단편소설 '유예(猶豫)'의 한 장면이다.

주인공은 포로로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시간의 생명을 유예받았다. 단말마적인 고통과 깊은 절망감, 차가운 총탄의 공포와 실낱 같은 삶에의 희망이 유예시간 중 그의 머리 속에서 뒤범벅됐다.

삶에서 죽음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의 의식은 오히려 명료해진다.

"한걸음, 두걸음 정확하게 걸어야 한다. 사수의 총탄 재는 소리가 바람처럼 차갑다. …누가 뒤통수를 잡아 일으키는 것 같다. 뒤허리에 충격을 느꼈다. 놈들은 멋쩍게 총을 다시 둘러메고 본부로 돌아갈 테지. 흰 눈위다. 햇볕이 따스하게 눈위에 부서진다."

철모를 쓰고 무기를 들었다고 해서 군인이 느끼는 두려움이 민간인보다 덜 하진 않다. 교전 현장에서 전투병이 택할 수 있는 길은 세가지다. 적을 죽이거나 자기가 죽거나, 적의 포로가 되는 것이다.

개전 초반 압도적인 미군의 무력 앞에 이라크군은 적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잃은 것이었을까. 후세인의 기대와 달리 그들의 일부는 장렬한 전사보다 전쟁포로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피로에 절거나 공포에 떠는 표정으로 양손을 뒷머리에 얹고 터덜터덜 걷는 이라크 포로들의 모습에서 그들에겐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지켜야 했을 가치가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상념이 일었다.

막상 전쟁이 벌어지면 남는 미덕은 적을 압도하는 무력이거나 목숨을 내놓더라도 지키겠다는 공동체 내부의 가치, 둘 중의 하나뿐일 것이다.


전영기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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