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The art of war

Mar 28,2003


The history of mankind is often called the history of war. The time lines of Korean history and world history are mostly marked with wars. It is hard to deny that scientific technology and civilization developed by going through wars. And yet, no war was ever good. Commoners have to endure their leaders’ stupidity. The Iraq war is no exception. Innocent civilians are dying in a war they never wanted.

To watch the 24-hour live broadcast of the war in Iraq is to understand that today’s war is no different from past wars. The cruelty of war has remained unchanged, as have the strategies. Ancient China’s “Art of War: 36 Strategies” can offer valid insights into this war.

The U.S.-British allied forces bombed Baghdad first. That is Strategy 18: Defeat the enemy by capturing their leader. The coalition forces concentrated their attacks on the Iraqi president, Saddam Hussein, at the beginning of the war.

The United States tried very hard before it started the war to apply Strategy 3: Kill with a borrowed knife. The United States expected many other countries to support and dispatch troops, but only Britain lent its sword.

The so-called “axis of evil” countries, which include North Korea and Iran, are worrying themselves sick because of the Iraq war, and that worry is similar to Strategy 13: Disturb the snake by hitting the grass.

Iraq has not sat with folded arms. It attacked the supply routes of the allied forces in the desert. That is the Strategy 19: Remove the firewood under the cooking pot. The world’s media falsely reported that Basra fell. The Iraqi tactic damaged the allied forces. That is Strategy 32: Empty the city.

The most impressive Iraqi tactic is definitely Strategy 36, which said: Run away to fight another day. Although there are different reports on how many Iraqi soldiers have fled, the allied forces are reportedly having difficulty handling so many Iraqi prisoners of war.

But what good will these strategies do? A young Iraqi girl was wounded by the bombing without knowing what had happened or why. As she lay in a hospital, we felt deep sorrow watching her. Suddenly the child said, “Long Live Saddam!” Her words left us depressed.

That is why Sun Wu, the best military strategist in the world, wrote this: “The supreme art of war is to subdue the enemy without fighting."

The writer is the Berlin correspondent of the JoongAng Ilbo.


by Yoo Jae-sik

36계 줄행랑

흔히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한다. 하기야 국사나 세계사의 주요 연표가 대부분 무슨무슨 전쟁으로 기록돼 있으니 틀린 말이 아니다. 전쟁을 통해 과학기술과 문명이 발달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좋은 전쟁은 없었다. 권력자들의 부질없는 욕심에 피해보는 건 늘 민초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라크 전쟁도 마찬가지다. 전쟁과 아무 상관없는 백성들만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다.

거의 24시간 생중계되는 이라크전을 지켜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전쟁은 똑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쟁의 잔혹함뿐 아니라 전술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중국 고래(古來)의 전략과 전술을 집대성한 '병법 36계'가 이번 전쟁에서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우선 미.영 연합군은 바그다드부터 폭격했다. 제18계 금적금왕(擒賊擒王)이다. 도적을 잡기 위해 두목부터 잡는 식으로 후세인 대통령의 거처를 집중 공격했다.

이번 전쟁을 앞두고 미국은 제2계 차도살인(借刀殺人)을 위해 무척 애를 썼다.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여러 나라의 전쟁 지지, 나아가 파병을 기대했으나 결국 '푸들'(영국)의 칼만 빌리는 데 그쳤다. 이라크 공격에 이란 등 '악의 축'이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제13계 타초경사(打草驚巳)를 닮았다. 풀을 때리니 뱀이 놀라는 격이다.

이라크도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았다. 가마솥 밑의 장작을 치우듯 사막에 늘어선 연합군의 보급로를 공격했다. 제19계 부저추신(釜底抽薪)이다. 전세계 언론이 함락했다고 오보한 바스라에서 연합군은 제32계 공성계(空城計)에 당한 셈이다.

이라크군이 구사한 가장 인상적인 전술은 역시 제36계 주위상(走爲上)이다. 속칭 '36계 줄행랑'이다. 숫자 보도에 혼선이 있긴 했지만 이라크군의 투항과 탈영이 줄을 잇고 있어 수용소 짓는 문제가 골칫거리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책략이 무슨 소용있으랴. 영문도 모른 채 폭탄 날벼락을 맞고 병원에 누워있는 이라크 소녀의 커다란 눈망울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동시에 그 철부지 입에서 나오는 '후세인 만세' 소리 또한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그래서 동.서양을 통틀어 최고의 병법가로 꼽히는 손무(孫武)는 '손자병법' 모공(謀攻)편에서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고"(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라 했다.


유재식 베를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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