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데일리

To avoid being a ‘wicked, lazy servant’

Mar 18,2004


A steward was the servant whom the master most trusted. He was in charge of the master’s fortune, and his fate depended on the master. But as long as a steward had the confidence of his master, he would have the authority to manage the household. The virtue of a steward was loyalty to the master and management competence. A steward would be the equivalent of a good manager today.

In the New Testament, a master entrusted one, two and five talents of money to three servants upon leaving for a long journey. When the master returned, he found that the servants who were given two and five talents had put the money to work and gained as much as they were given. He was very pleased. But the servant who received one talent had dug a hole in the ground and hidden the money.

The servant said to the master, “I knew that you are a hard man, harvesting where you have not sown and gathering where you have scattered seed. So I was afraid and went out and hid your talent in the ground. See, here is what belongs to you.” The master called him a “wicked, lazy servant,” and threw him out. To the master, being wicked meant a lack of loyalty and being lazy meant a lack of competence.

Prime Minister Goh Kun has been given the task of a good manager as an acting president under the constitution. When the legitimate proprietor comes along in the future, he needs to present him with a statement of loss and gain. In general, not many people doubt his loyalty and competence.

But the question is how he displays his loyalty and competence. That would depend on whom he considers to be his master. The ultimate master would be the public, but the spirit of the group has already been divided. So he would presume that his master would be Roh Moo-hyun or some unknown figure in case the Constitutional Court finds the impeachment legitimate. If Mr. Goh were loyal to the unknown president and Mr. Roh returns, he would become the disloyal servant. The reverse is true as well. If he keep his hands down just like the servant given a talent, he would be branded a “wicked, lazy servant.”

From the perspective of the power game, the situation Mr. Goh finds himself in is not a dilemma but a trilemma. The position of the acting president is never an easy job.

The writer is deputy political news editor of the JoongAng Ilbo.


by Chun Young-gi

대통령 권한대행

청지기는 주인이 가장 신뢰하는 종이다. 그는 주인이 맡긴 재산을 관리한다. 그의 운명은 주인에게 달렸다. 하지만 주인의 신임을 받는 동안 청지기는 전적으로 자기 책임 아래 집안을 경영한다. 청지기의 미덕은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업적을 내는 능력이다. 청지기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선량한 관리자다.

신약성경엔 주인이 먼 길을 떠나며 1달란트(금과 은의 중량단위)와 2달란트, 5달란트를 각각 맡긴 세 종의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이 돌아오자 2달란트와 5달란트를 맡은 종은 맡았던 돈만큼 재산을 불려 주인을 기쁘게 했다. 1달란트를 받았던 종은 "주인은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을 옳지 않게 생각할 줄 알고 1달란트를 그냥 땅에 묻어 놨다"며 원금만 돌려줬다. 주인은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며 그를 쫓아냈다.

이 이야기는 사람의 생명을 하나님이 주신 재산으로 여겨 죽는 날까지 신에게 충성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라는 근대의 청지기 정신, 즉 소명의식으로 부활했다. 소명의식은 자본주의 발전의 정신적 토양이 됐다.

고건 국무총리가 맡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학적 의미는 선량한 관리자의 임무라고 한다. 언젠가 뚜렷하게 나타날 주인에게 나라 관리의 손익계산서를 보여줘야 하는 위치다. 대체로 그의 충성심과 관리능력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문제는 충성심과 능력을 어떤 방향으로 발휘하느냐다. 그건 고건 대행이 앞으로 올 주인을 누구로 상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주인 아니냐는 반문도 있겠지만 그 집합적 주인의 정신은 이미 분열돼 있다. 결국 그는 다시 맞이할 주인으로 노무현 대통령이나 미지의 새 대통령을 상정할 수밖에 없다. 미지의 새 대통령에게 충성을 바쳤다가 盧대통령이 다시 돌아올 경우 졸지에 불충한 청지기로 추락할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1달란트를 맡았던 청지기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간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기 십상이다.

권력게임의 관점에서 보면 그는 딜레마가 아니라 트릴레마(trilemma.3자택일의 궁지)에 빠져 있는 셈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그토록 어려운 자리다.


전영기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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